대법 “일제고사 거부한 교사 해임은 위법”

“징계사안은 분명하나, 징계처분이 과중해 비례의 원칙과 평등의 원칙 위반” 기사입력:2011-02-14 16:56:03
[로이슈=신종철 기자] 학업성취도 평가(일제고사)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교사들을 ‘해임’한 것은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다만, 이번 판결은 다른 유사 사건의 교사들에 비해 교사자격을 박탈하는 해임이라는 중징계를 내려 징계재량권을 일탈해 위법하다는 것이지 징계 자체가 부당하다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법원은 교육감의 적법한 권한에 기해 학업성취도 평가를 시행한 것인 이상 교사들이 상사의 지시에 반해 이를 거부한 것은 공무원으로서의 복종의무 및 성실의무 위반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강원도 동해시의 한 초동학교에 근무하던 남OO씨 등 초등학교 교사 4명은 2008년 11월5일 도교육감 주관으로 시행한 학업성취도 평가를 거부하고 정상수업을 진행했다는 이유로 이듬해 4월 교육청으로부터 ‘해임’ 처분을 받자 소송을 냈다.

반면 교육청은 “원고들은 자의적인 판단에 의해 학업성취도 평가가 위법하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거부했고, 원고들에 대한 엄중한 처분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향후 유사 사례가 재발해 교육행정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1심인 춘천지방법원 행정부(재판장 송경근 부장판사)는 지난해 2월 남씨 등이 강원도교육감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취소 소송(2009가합1172)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먼저 “일제고사의 성격을 갖는 학업성취도 평가에 대해 교육전문가나 시민단체,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고, 실제로 평가결과의 조작, 교육과정의 편법ㆍ파행 운영 등 일부 문제점이 현실화되기도 했다”며 “원고들은 이런 학업성취도 평가의 폐해에 대한 우려 때문에 거부한 것이지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그런 행동을 한 것이 아니다”고 판단했다.

이어 “다른 시ㆍ도 교육청의 경우 학업성취도 평가를 거부하거나 방해하는 행위를 한 교사들에 대해 그 정도에 따라 견책부터 정직까지의 징계를 한 사례가 다수 있는데, 원고들의 경우 다른 지역 유사 사안에 대한 징계사례와 비교할 때 징계양정에 있어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원고들에 대해 교사로서의 신분을 박탈하는 해임 처분을 내린 것은 피고가 주장하는 여러 사정들을 고려하더라도, 징계사유로 삼은 비행의 정도에 비해 균형을 잃은 과중한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비례의 원칙에 위반했을 뿐만 아니라, 합리적인 사유 없이 같은 정도의 비행에 대해 일반적으로 적용해 온 기준과 어긋나게 공평을 잃은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평등의 원칙도 위반해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한 위법한 처분”이라고 판시했다.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 춘천행정부(재판장 윤재윤 부장판사)는 지난해 10월 “해임 처분이 부당하다고 판단한 1심 판결은 정당하다”며 강원도교육감의 항소를 기각했다.

사건은 대법원으로 올라갔으나, 대법원 제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강원도 동해시 지역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 일제고사 거부를 이유로 해임됐던 남OO씨 등 4명이 강원도교육감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대법원도 1ㆍ2심 재판부의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여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을 내렸다. 심리불속행은 상고 이유가 법이 규정한 사유에 포함되지 않으면 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할 수 있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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