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대법원은 법관윤리강령의 구체적인 해설과 법관 윤리에 관한 다양한 규범ㆍ사례를 망라해 법관에게 실질적인 행동기준을 제시하는 내용을 담은 이른바 법관행동지침서인 ‘법관윤리’를 발간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책은 종래 추상적이고 선언적인 규정이던 법관윤리강령을 구체화ㆍ세분화해 윤리강령 조문을 하나씩 구체적으로 해설하고 관련된 국내외의 규범과 징계 등의 다양한 사례를 제시한 뒤 법관들이 실제로 부딪힐 수 있는 문제를 알기 쉽게 질의응답 식으로 소개했다.
예를 들어 ‘법관이 직전에 담당한 사건을 맡았던 변호사와 어울려 함께 골프를 치는 것이 제한된다. 비록 비용을 갖자 부담했더라도 골프장 회원권을 가진 변호사가 예약하면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법관행동지침서인 ‘법관윤리’에 따르면 사설골프장 예약 자체에 경제적 가치가 들어 있어 일종의 ‘향응’에 해당하고, 직무와 관련됐던 변호사와 골프를 치는 것 역시 공정성을 의심받을 만한 행동이라 법관윤리강령에 위반돼 금지된다.
업무용 공용차량을 사적용도로 사용하거나 가족이 사용하는 행위도 엄격히 제한된다.
또 법관이 변호사의 개업식에 자신이 소속된 법원의 명칭과 직위를 명기한 화환을 보내 일반인들이 볼 수 있게 하는 것은 어떨까. 화환을 받은 변호사사무실이 법원의 공신력을 부여받은 것처럼 오해할 수 있어 허용되지 않는다. 이는 법관 및 법원공무원 행동강령에서 금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화환이 다수의 일반인에게 전시되지 않는 경우에는 예외다.
이와 함께 사직을 결심한 법관이 법무법인과 접촉해 근무조건을 협의하면서 해당 법무법인이 변호인으로 선임한 사건을 맡아서도 안 된다. 공정성 및 청렴성이 의심받기 때문에 그런 사건은 회피해야 한다.
법관은 현재 담당하고 있는 사건의 소송 관계인이 아니라도 조만간 소송 관계인이 될 것이 거의 확실한 경우에는 면담이나 접촉, 이미 종결된 사건이지만 공정성에 의심을 불러일으킬 우려가 클 경우에도 면담이나 접촉을 해서도 안 된다.
일례로 특정한 변호사와 눈에 띌 정도로 빈번하게 접촉하는 행위, 소송 대리인에게 너무 잦은 통화나 일방 당사자에게만 집중된 통화도 공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뿐만 아니다. 무상이라도 자신이 근무하는 법원에서 진행 중인 사건에 특정한 변호사를 소개하는 행위도 엄격히 제한된다.
또한 법관은 자신의 친족이나 가까운 친지의 요청을 받으면 공정성을 의심받지 않을 정도의 법률조언은 가능하지만 스스로 분쟁해결을 도모하는 행위는 자제해야 한다. 아울러 곧바로 소송으로 비화될 것으로 보이는 사안에 관해서도 법률조언이나 변호사에 대한 정보제공을 자제해야 한다.
법관은 또 외부강의를 할 때 받는 보수가 외부강의나 회의 등의 요청자가 통상적으로 적용하는 기준을 초과하는 돈을 받아서도 안 된다.
법관이 직무관련자의 소개로 직무관련이 없는 사람으로부터 돈을 빌려서도 안 된다. 또한 사건이 종결된 후 화가인 피고인으로부터 감사의 표시로 그가 그린 서화나 부채를 받아서도 안 된다.
이번 발간에 대해 대법원은 “직업법관제를 채택하고 있는 대륙법계 국가 중 법관윤리강령과 구체적인 행동지침서까지 갖춘 나라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가운데,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에 부응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의 결실이라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법관윤리’ 책자는 법관교육의 교재로 활용하고 법관들이 항상 참조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법관들의 접근성을 높여 법관 윤리교육 강화와 법관의 경각심 고취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법관윤리에 관련된 다양한 사례들을 수집, 검토해 구체적으로 제공해 법관 스스로 윤리 기준을 고민하고 찾아내 지킬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자발적인 참여도 기대된다.
예를 들어 경조사 통지를 하지 않았는데 담당사건의 변호사(사법연수원 동기)가 50만 원의 경조금을 낸 경우에 5만 원은 받을 수 있지만, 그 한도를 초과한 45만 원은 즉시 돌려줘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관 역시 5만 원이 넘는 화환 등을 친구에게 보낼 수 없다. 다만 법원장이 소속 법관의 결혼식에 법원장 명의로 화환을 보낼 때는 5만 원을 넘을 수 있다.
아울러 이 책자에는 추상적인 법관윤리강령을 구체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방편으로서 2006년부터 매년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발표해 온 권고의견(총 5회)도 적절한 부분에 함께 제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재산등록, 주식백지신탁, 병역신고, 겸직허가, 금지된 금품의 수수 처리, 퇴직자 취업제한 및 위법행위 사실확인 등을 항목별로 분류해 제도의 취지, 절차, 주의점 등을 근거법령과 함께 이해하기 쉽도록 열거했다.
대법, 법관행동지침서 ‘법관윤리’ 책자 발간
법관에게 허용되는 것과 금지되는 사례 총 망라해 담아 기사입력:2011-02-14 12:5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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