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아버지와 말다툼을 하다가 뺨을 맞은데 격분해 아버지를 살해하고 또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어린 시절 소아마비에 걸려 양쪽 다리를 절뚝거리는 장애를 가진 어머니마저 무참히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대학생에게 징역 20년이 확정됐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대학생 K(당시 25세)씨는 2009년 12월 24일 전남 영암군 자신의 집에서 공무원인 아버지(51)와 말다툼을 하던 중 태어나 처음으로 뺨을 얻어맞게 되자 화가 나 아버지를 밀어 넘어뜨린 후 골프채로 머리를 내려치고, 둔기로 머리를 10회 가량 내려쳐 숨지게 했다.
K씨의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K씨는 아버지를 살해한 사실이 발각될 것이 우려되자 설거지를 마치고 나오는 어머니(50)마저 흉기로 20~30회 가량 무참히 찔러 살해했다.
1심인 광주지법 목포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양형권 부장판사)는 지난해 7월 공무원 부모를 모두 살해한 혐의(존속살해)로 구속 기소된 K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아버지와 말다툼을 하던 중 뺨을 맞은 것을 계기로 골프채와 둔기로 아버지의 머리를 여러 차례 내리쳐 살해하고, 어머니도 흉기로 20~30회 가량 찔러 살해했다”며 “피해자들이 피고인을 25년간 고이 길러온 부모라는 점에서 피고인의 범행은 지극히 패륜적”이라고 밝혔다.
또 “일반 살인사건과 비교해도 피해자들을 살해한 방법이 너무 잔혹한데다가,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범행현장의 지문을 제거하고 강도가 든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집안을 어지럽히고 패물을 수거해 갔을 뿐 아니라, 범행에 사용한 흉기들을 저수지에 버리는 등 사후대처 행위가 치밀하고 대담한 점 등에 비춰 보면, 피고인의 죄책은 무거워 그에 따른 응분의 처벌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다만 “피해자들의 사체가 발견된 후 수사가 개시되자 순순히 자신의 범행을 시인한 이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고, 무거운 죄책감과 절망감에 빠져 괴로워하고 있으며, 부모를 살해했다는 도덕적ㆍ사회적 비난은 피고인에게 평생 무거운 짐으로 남게 될 것이며, 그에 더해 이제는 하나 밖에 없는 혈육인 피고인의 동생은 물론 외가와 친가 모두 선처를 탄원하는 점, 피고인은 현재 25세의 대학생으로서 아무런 범죄전력 없이 생활해 온 점 등을 참작해 형량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자 K씨는 “범행 당시 간헐적 폭발성 장애 또는 단기 정신병적 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있었음에도, 원심은 피고인이 정상적인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인정했고, 또 반성하고 있는 점, 친척들과 주민들이 선처를 탄원하는 점 등에 비춰 보면 1심 형량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항소했다.
반면 검사는 “부모를 모두 살해한 범행 방법과 수단이 잔혹한 점, 범행을 은폐하려 한 점 등에 비춰 보면 형량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이에 대해 광주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장병우 부장판사)는 지난해 10월 “1심 형량은 적정하다”며 K씨와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가정환경이 불우해 범행 경위에 참작할 바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아버지와 말다툼을 하다가 뺨을 맞았다는 이유로 골프채와 둔기로 머리를 수회 내리쳐 살해하고, 어머니마저 흉기로 20~30회 가량 찔러 살해한 사안으로 피해자들이 피고인을 25년간 길러온 부모라는 점에서 지극히 패륜적일 뿐만 아니라, 범행의 수단과 방법이 매우 잔혹한 점, 피고인이 범행현장의 지문을 제거하고 강도가 든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집안을 어지럽히고 패물을 수거했으며, 범행에 사용한 흉기들을 저수지에 버리는 등 범행을 은폐하려 한 점 등을 종합하면 1심 형량은 적정하다”고 밝혔다.
그러자 K씨는 “범행 당시 충동조절장애 중 하나인 간헐적 폭발성 장애가 있었다”며 상고했으나, 대법원 제1부(주심 이홍훈 대법관)는 10일 K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자신의 충동을 억제하지 못해 범죄를 저지르는 현상은 정상인에게서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는 일이라 원칙적으로 충동조절장애와 같은 성격적 결함은 형의 감면사유인 심신미약 상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성격적 결함이 매우 심각해 정신병을 가진 사람과 동등하다고 평가할 수 있을 때에만 심신장애로 인한 범행으로 봐야 한다”며 “정신감정서에 의하면 변호인의 주장과 같이 피고인이 범행 당시 정신병으로 인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심신미약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대법, ‘영암 공무원 부부 살인’ 패륜아 징역 20년
“피해자가 25년간 고이 길러온 부모라는 점에서 범행이 지극히 패륜적” 기사입력:2011-02-10 18: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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