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아내에 비해 생활력이 부족하고 혼인생활 동안 비정기적으로 생활비를 지급해 왔으며, 밤늦게까지 내기바둑을 즐겼고, 돈을 빌리러갔다가 고함을 지르는 처제를 껴안았더라도, 혼인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어서 이혼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다.
A(54,여)씨와 B(57)씨는 1989년 결혼해 딸(20)을 하나 두고 있다. A씨는 시골에서 농사짓는 집안의 8남매의 첫째로 태어나 여고를 졸업하고 부산으로 와 자력으로 대학을 졸업했고, B씨는 부산에서 1남 4녀를 둔 집안의 외동아들로 태어나 중학교를 졸업했다.
B씨는 혼인한 후 수입이 없어 매형 회사에서 잠시 일하다 자동차용품을 팔러 다니기도 했으며, 2008년부터 가게를 내고 자동차외장관리사업을 하던 중 소송을 당해 일시 중단했다가 2009년 다시 가게를 내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B씨는 혼인한 이래 많은 돈은 아니지만 수입이 있는 범위 내에서 아내 A씨가 요구하는 대로 생활비를 지급해 왔는데, 가게를 열고 일시적으로 수입이 없어 생활비를 주지 못한 적은 있다.
A씨는 “남편이 이기적이고, 화가 나면 소리를 지르며 폭언을 하고, 생활비는 제대로 주지 않으면서 돈이 생기면 기원에서 내기 바둑을 두고 새벽에야 집으로 들어오는 등 가장으로서 의무를 하지 않았고, 몸이나 차량 등의 청소를 하지 않아 청결하지 못했으며, 여동생(처제)을 껴안는 등 파렴치한 행동도 해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다”며 이혼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B씨는 “넉넉하게 생활비를 주지는 못했지만 혼인생활 중 가장으로서 수입이 생기는 범위에서 생활비를 지급해 왔으며, 최근에 사업이 잘되지 않아 일시적으로 생활비를 주지 못했을 뿐이고, 마음이 편하지 않아 기원에서 늦게까지 바둑을 두기도 했으나 가장으로서 의무를 다했다”고 이혼을 거부했다.
또한 “소송을 당해 생활이 어려워 처제에게 돈을 빌리러 갔는데 처제가 돈은 빌려주지 않으면서 잔소리를 하기에 서운한 마음에 얼굴을 만졌고, 고함을 지르지 말라고 껴안았을 뿐”이라며 “처제가 결혼하기 전에 함께 생활하기도 했는데 너무 지나치다는 생각에 그런 행동을 했으나, 성희롱을 하려는 의사는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1심인 부산지법 가정지원은 지난해 1월 A씨의 이혼청구를 받아들였으나, 항소심인 부산지법 제1가사부(재판장 홍광식 부장판사)는 최근 1심 판결을 뒤집고, A씨의 이혼청구를 기각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5남매 중 외동아들로 태어나 중학교만 졸업한 피고는 8남매의 첫째로 시골에서 여고를 졸업하고 부산으로 나와 대학까지 졸업한 원고에 비해 현실적인 생활력이 부족해 보이고, 원고와 같이 자기관리가 철저하지 못한 점이 없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피고로서도 혼인한 이래 많은 금액의 생활비를 정기적으로 지급하지 않았으나 생활비를 지급해 왔고, 최근 소송을 당하는 등 사정이 있어 일시 생활비를 지급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며, 바둑을 좋아해 늦게까지 내기바둑을 즐기기는 했으나 그로 인해 혼인생활에 지장을 줬을 정도로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사업이 부진해 처제에게 돈을 빌리러 갔다가 거절당해 다소 지나친 행동이 있었으나, 피고의 일련의 행위는 민법 제840조 제6조가 정한 재판상 이혼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어 이혼청구는 이유 없다”고 판시했다.
생활력 부족하고 내기바둑 두는 남편 이혼사유 안 돼
부산지법 “혼인생활에 지장을 줬을 정도로 보이지 않아” 기사입력:2011-02-08 16:4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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