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해외전지훈련을 떠나는 선수가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공항에서 담배를 피워 이를 훈계하는 과정에서 폭행을 행사한 국가대표 펜싱 코치에 대한 무기한 자격정지 처분은 과중해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펜싱 국가대표 해외전지훈련을 떠나는 날인 2008년 12월 13일 K(28)선수는 인천국제공항에서 홍콩행 비행기를 기다리던 중 국가대표팀 트레이닝복을 입고 흡연실에서 담배를 피웠고, 이를 목격한 코치 L(34)씨가 훈계하기 위해 질책했다.
K선수가 말대꾸를 하자 격분한 L코치는 주먹으로 K선수의 얼굴을 2회 때렸고, 발로 정강이를 1회 걷어차는 폭행을 가했다. 또한 L코치는 이날 홍콩에 있는 호텔 숙소에서도 담배 피운 것을 훈계하던 중 K선수가 “코치들은 담배를 피우지 않느냐”면서 불량한 태도를 보이자 화가 나 멱살을 잡다가 몸싸움이 벌어졌다.
K선수는 3일 만에 전지훈련을 중단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전치 2주의 상해진단서를 발급받았다. 또한 K선수는 자신이 담배를 피운다는 이유로 L코치가 폭행을 가하고, 홍콩에 도착해서도 숙소 내에서 재떨이로 자신의 머리를 내려치고 티테이블을 던지는 등 일방적인 폭행을 가했다는 내용으로 대한체육회에 진상조사를 요청하고 언론사에 제보해 보도됐다.
이에 대한체육회 선수보호위원회는 K선수에 대한 L코치의 폭력행위가 인정되고, 국가대표팀 지도자로서 사회적 모범이 되지 못했다는 이유로 무기한 자격정지 결의를 했고, 대한체육회는 이를 받아들여 2008년 12월29일 L코치에 대해 무기한 자격정지 징계처분을 내렸다.
한편, L씨는 폭행과 관련해 기소돼 1심에서 집행유예 판결을, 항소심에서는 피해자의 상해 정도가 경미한 점 등을 들어 벌금 700만원에 대한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
그러자 L씨는 대한체육회를 상대로 징계처분무효 확인 청구소송(2010가합10700)을 냈고, 서울동부지법 제11민사부(재판장 소영진 부장판사)는 최근 L씨의 일부 폭력을 인정하면서도 징계처분이 너무 과중해 무효라며 L씨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가 인천국제공항과 홍콩 호텔 객실에서 주먹 등으로 K씨를 폭행해 다발성타박상 등의 상해를 가했고, 이는 K씨가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은 채 공중이 이용하는 공항에서 담배를 피워 이에 대한 훈계에 대항하는 과정에서 감정적으로 발생한 것이더라도 정당화될 수 없는 폭력의 행사에 해당하며, 선수보호위원회 규정에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K씨의 진술에 따르면 호텔 방에서 원고와 몸싸움이 시작됐고, 밀고 당기다가 넘어져 구르면서 여기저기 부딪쳐 상처가 발생했으며 그 과정에서 다른 코치들이 들어와 말려 싸움이 끝났다고 진술한 점, 폭행 도구로 사용됐다는 재떨이와 티테이블이 손상되지 않은 점, K씨의 상해진단서에 다발성타박상 진단이 있을 뿐 두부열상이나 골절상 등의 진단이 없는 점 등에 의하면 징계처분이 이루어진 폭력의 방법 및 정도에 관해 K씨가 주장한 바와 같이 원고가 일방적으로 폭력을 행사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럼에도 K씨가 주장하는 폭행의 사실관계를 전제로 징계처분이 이루어진 점, 폭행의 발단은 국가대표 선수로 해외전지훈련을 가는 공항에서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은 채로 선수가 담배를 피운 행위에 대한 훈계과정에서 발생했고, 원고가 이전에 선수들을 폭행하거나 다른 물의를 일으켜 징계처분을 받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면 무기한 자격정지처분은 징계가 과해 무효”라고 판단했다.
또 징계처분 과정에서 선수폭행에 대한 언론보도 등으로 인해 사회적 여론을 고려해 중징계를 한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가 국가대표 코치로 재직하던 기간 중 국제대회에서 선수들이 우수한 성적을 거둬 업적을 쌓았던 점, K씨가 원고와의 합의서를 제출한 점, 폭행에 관해 원고가 벌금형의 선고유예를 선고받아 비교적 경미한 형사처벌을 받은 점 등도 고려됐다.
선수 폭행한 국가대표 펜싱 코치 자격정지 무효
서울동부지법 “일부 폭행 사실 인정되나, 무기한 자격정지는 너무 과해” 기사입력:2011-01-24 19: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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