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소방공무원들에게 입장권 판매를 강요한다는 비난 글을 인터넷 카페에 올리고 소방점검을 소홀히 했다면 징계를 피할 수 없지만, 소방공무원직을 완전히 박탈하는 ‘해임’ 처분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소방공무원 L(44)씨는 작년 3월11일 소방공무원으로 구성된 인터넷 카페에 9월16일부터 한 달 동안 개최되는 충청북도ㆍ제천시 공동주최 제천국제한방바이오 엑스포 예매협조 문서를 비판하는 ‘입장권 강매가 웬말이냐’라는 글을 게시해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
또 이날 소화용수조사 점검 관련 출장을 신청해 결재를 받은 후 소화전 조사를 하면서 외관만 검사하고도, 서류에는 기능 및 작동 점검까지 실시한 것으로 허위보고 한 사실도 추가됐다.
여기에다 4월2일에는 인터넷 카페에 자신에 대한 징계 요구를 철회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하도록 자료를 제공하고, 4월6일에는 청주에 있는 신문, 방송매체와 징계의 부당성에 관해 인터뷰를 해 품위유지의무 등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4월14일 해임처분을 받았다.
이에 불복한 L씨가 충청북도지방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청구를 했으나, 기각당하자 소송을 냈다.
L씨는 “엑스포 입장권(1인당 8매) 강매는 도의 정당한 시책이 아니기 때문에 반대 글을 올렸다고 해서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고, 소방용수조사는 누구나 관행적으로 외관검사만 하고 있으며, 장비도 없어 기능 및 작동 검사를 하는 것은 불가능해 이를 징계사유로 삼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L씨는 도내 소방관들과 함께 충북도를 상대로 초과근무수당 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에서 해임되자 표적감사 논란이 일었다.
청주지법 행정부(재판장 황성주 부장판사)는 지난 13일 L씨가 충청북도 도지사를 상대로 낸 해임처분취소 청구소송(2010구합1762)에서 “해임처분은 부당하다”며 임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먼저 “원고가 소방공무원으로서 이 사건 계획에 혹시 잘못된 점이나 부정적인 요소가 있다고 판단했을 경우 공무원 조직 내부의 정상적인 지휘계통을 밟아 개선책을 건의하거나, 다른 내부의 의사수렴 방법을 통해서 의견을 표출하는 것은 허용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고 일반인도 가입만 하면 누구나 볼 수 있는 인터넷 카페에 소방공무원들에게 입장권을 강매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강도 높게 비난하는 글을 게재한 것은, 복종의무와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원고는 다른 소방공무원들도 관행적으로 외관검사만 해왔다고 주장하나, 만일 원고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의 안전에 직결되는 소방업무를 담당하는 소방공무원들로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잘못된 행태이므로, 그런 이유로 원고의 부정한 행위가 정당화될 수는 없고 오히려 다른 소방공무원들의 그릇된 행태까지도 모두 엄중한 제재를 받아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원고는 언론사들과 인터뷰를 할 때 징계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외에도 징계사유와는 직접 관련이 없는 초과근무수당 청구소송 때문에 마치 표적 감찰을 당한 것처럼 주장했고, 그 내용이 그대로 보도됨으로써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원고에 대한 징계 관련 사항뿐만 아니라 진위 여부가 밝혀지지 않은 표적 감찰에 관한 원고의 일방적인 주장까지 외부에 널리 보도돼 소속 기관의 직무상 비밀을 공개함과 동시에 소속 기관의 위신을 손상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원고의 비위사실은 그 정도가 가볍지 아니하므로 무거운 징계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원고는 15년간 소방공무원으로 봉직하면서 아무 징계전력 없이 성실하게 근무하여 표창까지 받았고, 원고가 사내 통신망이 아닌 공개된 인터넷 사이트에 다소 과격한 표현으로 비판글을 올린 것이 비록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그 글을 게재한 원래의 의도는 소방공무원들의 불만을 알리고 정부 시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개선책을 요구하려는 데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동기에 참작할 점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원고가 소화용수검사를 하면서 소화전의 외관만 둘러보고 실질적인 점검을 하지 않은 행태는 용서를 받을 수 없지만 이런 나쁜 버릇은 불행히도 원고 외에 다른 소방공무원들에게 어느 정도 퍼져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제반사정을 종합할 때, 비록 원고가 저지른 비위의 정도가 중해 상당한 정도의 징계를 피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소방공무원직을 완전히 박탈하는 것은 징계사유에 비해 징계의 정도가 지나치게 무거워 징계재량의 한계를 일탈한 것”이라며 “따라서 해임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를 면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입장권 강매 비난 글 올린 소방공무원 해임은 부당
청주지법 “징계 피할 수 없어도 소방공무원직 완전 박탈은 징계재량권 일탈” 기사입력:2011-01-18 18: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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