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억 횡령해 복권에 탕진한 농협직원 중형

부산지법 “3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범행을 반복한 범행수법도 불량” 기사입력:2010-12-18 14:19:23
[로이슈=신종철 기자] 금융기관 직원이 3년 동안 무려 85억 원의 고객 돈을 빼돌려 사행성이 강한 ‘스포츠토토’ 복권을 구입하며 탕진하다 결국 적발돼 중형을 선고받았다.

A(39)씨는 2007년 2월부터 농협중앙회 부산 북구 모 지점 별정직 주임으로 근무하면서 지점의 현금출납을 총괄하는 업무를 맡아왔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일까. A씨는 ‘무모한 도전’을 저지르고 만다. 고객이 맡긴 10만 원권 수표를 타행수표 370만 원이 입금된 것처럼 전산기록과 서류를 조작해 차액인 360만 원을 현금 보관함에서 꺼내고 만 것이다.

A씨는 2007년 10월부터 지난 9월까지 무려 3년 동안이나 이 같은 수법으로 총 488회에 걸쳐 무려 84억 9580만 원을 빼내는데 성공했다. 범행수법이 치밀했던 데다가 내부 감시시스템마저 미흡해 동료 직원조차 알아채지 못해 범행이 계속됐다.

5급 장애인인 A씨는 청각장애인인 어머니와 골수질환으로 경제활동을 할 수 없는 형을 부양해야 하는 가장이었다. A씨는 어려운 형편을 한 번에 탈출할 수 있는 복권에 눈을 돌렸고, 중독성이 강한 ‘스포츠토토’에 점점 빠져들고 말았다.

A씨는 횡령한 돈의 대부분을 스포츠토토 복권 구입비로 탕진하거나 생활비로 썼다. 끝없이 복권을 사들이며 일확천금을 꿈꾸던 A씨는 지난해 3월 스포츠토토 복권 1등에 당첨됐다. 당첨금은 7억 6000만 원이었다.

조그마한 양심은 남아있었을까. A씨는 당첨금 가운데 6억 원을 몰래 지점에 채워 넣었지만 이미 너무 많은 돈을 날린 뒤였다.

이런 사실을 뒤늦게 알아챈 농협중앙회가 감사를 시작하고, 직장 상사로부터 자료제출을 요구받자 A씨는 부지점장을 찾아가 범행 일체를 털어놨으나 이미 때는 늦었다.

A씨는 결국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됐고, 부산지법 제6형사부(재판장 강경태 부장판사)는 지난 7일 A씨에 대해 징역 6년을 선고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금융기관 종사자로서 고객의 이익을 위해 업무에 충실해야 할 임무를 저버리고, 자신이 출납업무를 총괄하고 있음을 이용해 계획적이고 지능적으로 거액을 횡령하고, 3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범행을 반복한 범행수법도 불량하고, 횡령한 돈의 대부분을 사행성이 높은 복권 구입 등에 소비해 도박ㆍ낭비적 요소가 강한 점, 피해금액이 매우 크고 피해회복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 등에서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피해 지점의 부실한 관리가 피해 발생 및 확대의 원인이 되기도 한 점, 피고인이 복권 1등 당첨금 중 6억 원을 지점에 반환한 점, 자신의 범행을 반성하고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피고인이 5급 장애인으로 청각장애인인 모친과 골수질환으로 경제활동을 할 수 없는 형을 부양하고 있어 지나치게 장기간의 구금생활은 피고인 가족의 생계에 큰 어려움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점 등을 참작해 형량을 정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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