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한 처 찾기 위해 강도 범행?…배심원 유죄 평결

제주지법,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사회봉사 160시간 등 기사입력:2010-12-15 13:21:00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범행을 저질러 경찰서에 붙잡혀 가면 가출한 아내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황당한 생각에 슈퍼에서 강도 범행을 저지른 30대가 강도의 범의가 없다고 주장했으나, 제주지법 배심원들은 모두 유죄로 평결했다.

범죄사실에 따르면 K(37)씨는 지난 8월 28일 오후 1시경 서귀포시 서귀동에서 L(여,39)씨가 운영하는 슈퍼마켓에 들어가 흉기로 위협하며 “돈 내봐”라고 말했으나, L씨가 흉기를 막고 소리를 지르며 저항하는 바람에 미수에 그치고, 그 과정에서 L씨에게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혔다.

이로 인해 강도치상 혐의로 기소되자 K씨는 피해자의 얼굴에 흉기를 들이댄 사실과 그 과정에서 피해자가 다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가출한 처를 찾기 위해 경찰서 지구대에 여러 번 찾아가 부탁했으나 별다른 반응이 없어 사고를 쳐서 경찰서에 가게 되면 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위와 같은 행동을 하게 된 것일 뿐 강도의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K씨는 알코올 의존증을 앓고 있는 상태에서 당시 술에 만취해 자신의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기 때문에 뛰어서 도망가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 보다 훨씬 고령이고 체격도 왜소한 L씨의 아버지에게 체포되는 과정에서도 별다른 저항을 하지 못했다.

제주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강상욱 부장판사)는 강도치상 혐의로 기소된 K씨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에서 K씨와 변호인은 강도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배심원들은 만장일치로 유죄평결을 했고, 재판부도 배심원들의 평결과 양형의견을 존중해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또 160시간의 사회봉사명령과 알코올 치료강의 40시간 수강을 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경찰관의 도움을 얻어 자신의 처를 찾기 위해 난리를 친 것에 불과하다고 변명하지만,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상처를 입히고 슈퍼 밖으로 걸어서 나갔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아버지에게 체포돼 경찰관에게 현행범으로 인수돼 경찰서에 갈 때까지 자신의 처를 찾아달라는 취지의 진술을 전혀 한 적이 없는 점, 범행 당시 피고인에게는 수중에 돈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 강도의 범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형과 관련, 재판부는 “피고인이 심신미약 상태에서 슈퍼마켓에 들어가 흉기로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해 돈을 강취하려고 했으나 피해자가 손으로 흉기를 뿌리치다가 전치 2주의 상해를 입게 된 것으로서 죄질이 불량한 점 등에 비춰 볼 때 피고인을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피고인이 범행 당시 알코올 의존증을 앓고 있으면서 음주까지 해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던 점, 피해자와 합의한 점, 피해자가 입은 상해의 정도가 비교적 경미하고 강도는 미수에 그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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