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정신질환을 숨긴 채 결혼한 뒤 수년간 약물을 복용하면서도 남편에게 줄곧 이 사실을 감췄다면 이혼사유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A(39,여)씨와 목사인 B(40)씨와 1996년 1월 중매로 만나 교제하다가 그해 8월 결혼했다. A씨는 결혼할 당시 대학원에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혼인 후에도 상당기간 수원에 있는 친정집에서 대학원을 다니면서 주말에만 남편이 있는 울산으로 내려와 지내는 주말부부 생활을 했다.
그런데 A씨는 혼인생활 중 간간히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화장실 문을 열어놓은 채 용변을 보곤 해 B씨는 아내의 행동들을 이상하다고 생각했으나, 이런 사위의 의문에 대해 장인이나 장모는 대답을 회피하거나 대충 얼버무려 B씨는 아내에게 정신질환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A씨는 혼인 후에도 계속 정신질환치료약과 피임약을 복용하다가 2000년 8월경 아기를 임신하고 약 복용을 중단하자 비정상적인 행동이 점점 심각해지더니 2000년 11월경에는 남편에게 “너는 뭐하는 놈이냐”는 등의 상스러운 말을 하고,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고 쓰러진 남편을 발로 밟기도 했다.
B씨는 아기를 임신했을 때 비로소 아내가 어릴 때부터 정신질환이 있었으며 혼인 후에도 7년가량을 정신질환치료약물을 복용해 온 사실을 아내로부터 듣게 됐고, A씨는 아기를 출신한 뒤 ‘편집성 정신분열증’이라는 진단을 받고 약물을 다시 복용하기 시작해 현재까지도 치료를 받고 있다.
그런데 B씨는 아내의 정신질환이 극도로 심해지자 입원시켜 치료하고 싶었으나, 장인과 장모가 입원을 반대하며 자신의 집에서 돌보겠다고 했으나, 1년이 지난 후에 상태가 많이 호전됐다는 장인과 장모의 말과는 달리 A씨는 정신질환치료약물로 인해 항상 무기력해 있어 아이를 전혀 돌볼 수 없는 상태가 돼 목사인 B씨가 교회 일을 하면서 집을 오가며 아기를 돌봐야 했다.
이후에도 A씨의 증세가 호전되지 않더니 2004년 3월에는 흉기를 들고 소란을 피우면서 아기가 보는 앞에서 남편을 폭행하고 소동을 벌였고, 그간의 소동으로 둘 사이의 관계를 점점 소원해졌으며, B씨는 결국 이혼을 결심하고 2008년 3월부터 별거를 시작했다.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2부(재판장 임채웅 부장판사)는 최근 남편 A씨와 아내 B씨가 서로를 상대로 낸 이혼청구소송에서 “둘은 이혼하라”고 판결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혼인관계가 돌이킬 수 없는 파탄이 돼 소송에 이르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원고(부인)가 약물을 복용하지 않으면 정상생활이 불가능한 정도의 자신의 질환을 숨기고 결혼한 뒤 7년 동안 약물을 복용하면서도 이런 사실을 남편에게 숨긴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원고의 정신질환을 알지 못한 채 결혼한 피고가 원고의 정신질환을 뒤늦게 알고 극심한 충격을 받았음에도 위기를 극복하고 원고를 치유하고자 노력했으나, 원고의 부모는 정신질환을 피고의 탓으로만 돌리면서 원고의 상태를 감추기에만 급급해 결국 원고가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쳐 상태를 악화시켰다”고 설명했다.
또 “원고의 부모는 극도의 정신분열 증세를 보이는 원고를 입원치료하고자 하는 피고의 의사도 묵살함으로써 원고가 정신질환으로 인해 행하는 수없이 많은 비정상적인 행동들을 피고가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지경에 이르도록 하는데 일조했다”고 덧붙였다.
법원 “정신질환 숨기고 결혼했다면 이혼사유”
서울가정법원 “정신질환을 숨기고 결혼했으면서도 7년 동안 숨겨” 기사입력:2010-12-08 14:4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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