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무관심한 엄마…법원 “딸 만날 권리 없다”

“적대감 갖고 거부하는 딸의 성장과 정서적 안정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아” 기사입력:2010-12-06 18:03:01
[로이슈=신종철 기자] 이혼과정에서 상처를 입은 자녀의 감정을 헤아리지 않고 무관심하는 등 자녀의 관계회복을 위한 노력과 준비가 없으면서, 자신의 면접교섭권만을 요구한 부모의 권리를 보장해 줄 필요가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1999년 결혼한 A(35,여)씨 부부는 슬하에 딸을 낳고 살다가 2003년 5월부터 별거를 시작했고, 2004년 10월 협의이혼했다. 별거 당시에는 A씨가 딸을 키웠으나, 협의이혼하면서 B(39)씨가 딸에 대한 친권자 및 양육자로 지정돼 지금까지 키워오고 있다.

그런데 초등학교 5학년이 된 딸은 엄마에 대한 반감으로 A씨와의 만남을 거부했고, 아빠는 딸이 엄마와의 만남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면접교섭을 거부했다. 그러자 A씨는 법원에 면접교섭권을 인정해달라며 소송을 냈고,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면접권을 인정해줬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딸이 이혼과정에서 엄마로부터 받은 상처가 깊어 만남을 강하게 거부하고 있어 딸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 가사조사와 심리조사를 통해 딸의 의중을 먼저 살폈다.

이를 통해 재판부는 면접교섭을 위해서는 심리치료 등을 통해 우선 딸의 엄마에 대한 적대감이나 거부감을 완화시키는 것이 당면한 과제라고 판단했고, 이를 위해 A씨와 B씨의 동의아래 딸에 대한 심리치료를 실시했으나,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중단됐다.

이후 재판부는 A씨에게 지난 6월 실시하는 ‘자녀사랑 1박2일 가족캠프’ 참가를 권유했고, B씨도 무조건적인 거부의사를 접고 이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A씨는 6월에는 일정상 참여할 수 없으므로 지난 10월에 있은 2차 가족캠프에 참가하겠다고 했으나 이것마저도 자신의 일정을 핑계로 참가하지 않았다.

항소심인 서울가정법원 가사1부(재판장 안영길 수석부장판사)는 “딸을 만날 수 있게 해 달라”며 A씨가 전남편 B씨를 상대로 낸 면접교섭허가 청구 심판소송에서 1심 결정을 뒤집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것으로 6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먼저 “자녀를 현실적으로 양육하지 않는 부모 중 일방은 당연히 자녀에 대한 면접교섭권을 가지고, 일반적으로 원활한 면접교섭이 이루어지는 것이 자녀의 복리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할 것이나, 면접교섭을 실시하는 것이 오히려 자녀의 복리를 침해한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가족캠프는 비양육친이 1박2일간 자녀와 함께 생활함으로써 그동안 단절돼 있던 비양육부모와 자녀 사이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기 위한 것으로, 딸이 만남 자체를 강하게 거부하고 있는 경우 자녀의 반감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 효율적인 수단이 될 수 있는데, A씨는 딸의 오해를 풀겠다고 하면서도 정작 바쁘다는 이유로 두 번에 걸쳐 열인 가족캠프 참가를 모두 거부함으로써 이런 기회를 잃어버렸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A씨는 딸의 감정을 헤아리지 않고 일방적으로 자신의 입장만을 내세워 면접교섭을 요구하고 있는데, A씨의 아무런 준비와 노력도 없이 딸의 의사에 반해 면접교섭을 시행하는 것은 오히려 딸의 성장과 정서적 안정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돼 현재 시점에서는 면접교섭을 허용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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