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학부모들이 모금한 불법찬조금에서 교사가 거액의 ‘촌지’를 받았다면, 나중에 뒤늦게 돌려줬더라도 해임처분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부산시내 모 고교 2학년 부장교사로 근무하던 L(51)교사는 지난해 4월 학부모 임원들이 모금한 불법찬조금에서 진학지도비 명목으로 1000만 원, 5월에는 수학여행경비 명목으로 200만 원과 스승의 날 선물로 주유상품권(60만 원)을 받는 등 총 1260만 원의 금품을 받았다.
이후 L교사는 지난해 5월 제주도 현장체험학습 당시 본인을 포함한 6명의 담임교사에게 여행경비 명목으로 1인당 20만 원의 금품을 제공하는 등 3회에 걸쳐 460만 원을 나눠주고 나머지 800만 원은 자신이 보관했다.
그런데 2학년 담임교사 간 갈등과 대립이 심하던 지난해 10월 L교사는 학교 인근 식당에서 학부모회장 등 임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현금 1200만 원을 돌려준 사살이 적발돼 국가공무원법상 청렴의 의무 및 교육공무원 행동강령(금품 등을 받는 행위 제한)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지난 2월 해임됐다.
그러자 L교사는 “다른 담임교사들은 감봉 3개월 처분을 받았는데, 자신은 해임한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며 부산시교육감을 상대로 해임처분 취소 청구소송(2010구합3146)을 냈으나, 부산지법 제2행정부(재판장 문형배 부장판사)는 최근 원고의 청구를 기각, 패소 판결한 것으로 3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교사가 학부모로부터 찬조금을 받으면 학부모는 교사에게 찬조금을 낼지 말지를 걱정하게 되고, 교사에게 찬조금을 낼 수 없는 학부모는 교육의 질과 관계없이 교육과정을 불신하게 되며, 이런 걱정과 불신은 공교육의 수준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고, 이는 사교육의 활성화로 이어져 공동체의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원고는 고등학교 학년부장으로서 이런 이치를 잘 알고 있음에도, 학부모들로부터 2회에 걸쳐 1260만 원을 받고도 즉시 돌려주지 않은 채 담임교사들에게 분배하거나 소비했고, 민원이 제기될 무렵 반환하기까지 전적으로 찬조금을 보유하면서 사용처와 사용방법 및 사용액수를 결정했고, 담임교사들에게 찬조금을 반환할 것인지 여부를 묻기도 하는 등 거액의 찬조금 수수 과정에서 주도적 지위에 있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이런 점을 종합하면 원고의 금품 수수 행위는 비위의 정도가 무겁고 최소한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피고가 공무원 비위사건 처리규정이나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에 따라 해임했다면, 사회통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어 징계양정에 관한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뒤늦게 돌려줬어도 촌지 받은 교사 ‘해임’은 정당
부산지법 “거액의 찬조금 수수 과정에서 주도적 지위에 있었다” 기사입력:2010-12-03 15:4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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