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서 소방차 고치다 차에 치어 숨져…‘순직군경’

대법 “순직공무원 아닌 예우 던 받는 순직군경으로 인정해 줘야” 기사입력:2010-11-24 22:44:53
[로이슈=신종철 기자] 소방관이 직접적인 화재 진압이나 인명구조 활동이 아니더라도 그와 관련된 업무 도중 숨졌다면 연금이나 국립묘지 안장 여부 등에서 ‘순직공무원’보다 더 큰 예우를 받는 ‘순직군경’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경기도 여주소방서 소속 소방교로 근무하던 K씨는 2007년 11월 이천물류센터 화재진압 당시 동원됐다가 고장으로 영동고속도로에 정차한 물탱크 소방차를 정비하기 위해 긴급 출동했다가 순찰차량을 갓길에 정차하고 하차하던 중 뒤따라오던 화물차에 치여 숨졌다.

유족들은 다음해 1월 인천보훈지청에 ‘순직군경’ 유족으로 등록해 달라고 신청했으나, 인천보훈지청은 화재진압 관련업무 중 숨졌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연금 등 예우에서 차이가 있는 ‘순직공무원’ 유족으로 결정되자 소송을 냈다.

1심인 인천지법 행정단독 조규석 판사는 2008년 10월 숨진 소방교 K씨의 유족들이 인천보훈지청을 상대로 낸 순직공무원유족결정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조 판사는 판결문에서 먼저 “소방공무원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처우개선을 통해 사회봉사의 의미를 고취시키기 위해 화재진압, 구조ㆍ구급업무와 관련된 업무로 사망 또는 다친 자도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의 순직군경 및 공상군경으로서의 보훈혜택을 받도록 하려는 취지로 2007년 소방공무원법이 개정됐다”고 밝혔다.

이어 “소방차는 화재발생 및 위난 발생시 언제라도 출동할 수 있도록 상시 정비ㆍ점검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하는 사정을 고려하면, 물탱크 소방차의 정비ㆍ점검을 위해 출동한 행위를 화재진압, 구조ㆍ구급업무와 관련된 업무로 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조 판사는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망인의 사망은 동료 직원 또는 만일의 경우에 발생하게 될 추가적인 교통사고로부터 국민들을 구조하기 위한 과정에서 발생된 것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므로, 망인과 그 유족인 원고들은 소방공무원법에 의해 국가유공자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규정된 순직군경과 그 유족으로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그러자 인천보훈지청이 항소했으나, 서울고법 제2행정부(재판장 서기석 부장판사)는 지난해 9월 “망인이 물탱크 소방차의 정비점검을 위해 출동한 행위는 소방공무원법의 화재진압 구조ㆍ구급업무와 관련된 업무에 해당한다”며 인천보훈지청의 항소를 기각했다.

사건은 인천보훈지청의 상고로 대법원으로 올라갔으나, 대법원 제2부(주심 전수안 대법관)도 고장난 소방차를 수리하러 갔다가 교통사고로 숨진 A씨의 유족이 인천보훈지청장을 상대로 낸 순직공무원유족결정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2009두17551)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한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망인이 화재진압 또는 구조ㆍ구급업무와 관련된 업무의 수행 중 사망에 이르렀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화재진압 또는 구조ㆍ구급업무와 관련된 업무’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위법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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