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 인해 징계위원회에 회부됐고, 징계위원회는 1심 판결을 토대로 해임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법원노조는 시국대회에 참가했다는 이유만으로 벌금형을 선고하고, 또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인데도 해임이라는 중징계를 내린 것은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에도 어긋날 뿐만 아니라 노조말살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에 법원노조 조합원 20여명은 해임 결정 직후 부산고법 징계위원장인 윤인태 수석부장판사와 최진갑 부산고법원장 면담을 요구했고, 그 과정에서 고법 간부직원과 고성이 오가고 몸싸움이 빚어졌다. 법원노조원들은 윤 수석부장판사와 면담한 뒤 징계철회를 요구하며 밤샘농성을 벌였다.
오병욱 본부장은 17일 <로이슈>와의 전화통화에서 “잘못한 게 없는데 시국대회에 간 것이 이렇게 목을 자를 만큼 큰 죄냐”며 “1심 벌금형 판결을 갖고 해임 처분을 했는데, 상식을 벗어난 결정이라서 용납할 수 없다”고 분개했다.
허탈한 쓴웃음을 보인 오 본부장은 “소청심사, 행정소송 등 법률적 투쟁은 당연한 것이고, 조합원들도 ‘용납할 수 없다’는 분위기인 만큼 강력한 투쟁을 펼칠 것이며, 법원행정처와 한판 벌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구체적인 투쟁 방법은 현재 조합원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법원본부는 “법원 안팎의 우려 섞인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부산고법 징계위원회가 오병욱 본부장에 대해 내린 해임 결정은 법원 스스로 무죄추정의 원칙을 저버린 판단으로서 헌법유린이자 표현의 자유를 훼손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특히 “국민을 위한 정부가 되라는 공무원노동자들의 목소리에 파면ㆍ해임으로 대응하는 이명박 정부! 이명박 정부 작사, 사법부 작곡의 이번 노조 파괴행위는 후에 역사적 심판을 받을 것이며, 또 하나의 사법부 오욕의 역사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이용훈 대법원장이 사법부 오욕의 역사에 대한 사죄가 진심어린 반성이 아니었음을 반증하는 이번 해임 결정은 국제사회의 조롱거리가 될 것”이라고 질타했다.
법원본부는 “최진갑 부산고법원장, 윤인태 수석부장판사, 구남수 부장판사, 최진영 사무국장 등은 이번에 오병욱 본부장을 법원 밖 사지로 내몬 인사들”이라며 “당신들은 이번 결정을 함에 있어 정권의 눈치를 보지 않았다고 자처할 수 있는가. 대법원과 공감 없이 독자적으로 결정했다고 장담할 수 있는가”라고 따져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