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자동차를 몰아 고의로 상대방 자동차에 부딪혔다면 ‘위험한 물건’으로 상해를 입힌 것으로 간주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처벌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회사원 A(39)씨는 지난해 5월 강원도 영월에서 승용차를 몰고 중앙선을 침범해 지그재그로 운전했다. 이른 본 B씨가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자 경음기를 울리자, 순간적으로 흥분한 A씨가 승용차에 내려 B씨에게 다가가 욕설을 하면서 발로 B씨의 외제 승용차를 수회 걷어차고 떠났다.
이후 B씨가 자신을 뒤따라오는 것이라고 생각한 A씨는 승용차를 정차시킨 다음 후진해 B씨의 승용차를 들이받았고, 주먹으로 A씨의 얼굴을 때렸다. 이로 인해 B씨는 전치 3주의 상해를 입었고, 피해 차량 수리비도 340만 원이 들었다.
결국 A씨는 법정에 서게 됐고, 1심인 춘천지법 영월지원 형사1단독 유효영 판사는 지난 2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흉기 등 상해, 흉기 등 재물손괴)과 재물손괴를 적용해 A씨에게 징역 1년6월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인 춘천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함종식 부장판사)는 지난 7월 자동차를 위험한 물건으로 판단한 1심 판결을 깨고, A씨에게 흉기를 뺀 상해와 재물손괴만을 인정해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와 운전 중 발생한 시비로 한차례 다툼이 벌어진 직후 피해자가 계속 자신의 차량을 뒤따라온다고 보고 순간적으로 화가 나 겁을 주기 위해 자신의 차량을 후진해 피해자 차량과 충돌한 것으로, 피고인이 자동차를 위험한 물건으로 적극적으로 사용해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하거나 피해차량을 손괴할 의도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의 전후 사정과 피해자의 피해정도를 종합해 보면, 사회통념에 비추어 피고인의 위와 같은 차량 운행으로 인해 피해자가 생명 또는 신체에 위험성을 느꼈으리라고는 보여지지 않아 피고인의 승용차 이용행위를 ‘위험한 물건’을 휴대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제1부(주심 이홍훈 대법관)는 승용차를 후진해 뒤차를 충돌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A(39)씨에 대한 상고심(2010도10256)에서 상해와 재물손괴만을 인정해 벌금 5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춘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5일 밝혔다.
재판부는 먼저 “어떤 물건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에서 정한 ‘위험한 물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구체적인 사안에서 사회통념에 비추어 그 물건을 사용하면 상대방이나 제3자가 생명 또는 신체에 위험을 느낄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어 “본래 자동차 자체는 살상용, 파괴용 물건이 아닌 점 등을 감안하더라도, 피고인의 자동차와 피해자 자동차의 충돌 당시와 같은 상황 하에서는 피해자는 물론 제3자라도 생명 또는 신체에 살상의 위험을 느꼈을 것”이라며 “따라서 피고인이 자동차를 이용해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하고, 피해자 자동차를 손괴한 행위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이 정한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이루어진 범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결국 원심 판결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이 정한 ‘위험한 물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법 “자동차로 고의 충돌, 폭력행위로 처벌해야”
‘위험한 물건’인 흉기를 뺀 상해와 재물손괴만 인정한 원심 파기환송 기사입력:2010-11-15 16: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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