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들통 난 은닉재산은 ‘재산분할’ 대상

서울가정법원 “숨겨놓은 재산 새롭게 발견되면 다시 나눠야” 기사입력:2010-11-02 14:33:27
[로이슈=신종철 기자] 부부가 이혼 과정에서 재산을 나누면서 향후 추가로 금전적 요구를 하지 않기로 합의했더라도 나중에 숨겨놓은 재산이 새롭게 발견되면 다시 재산분할을 요구할 수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지난 1993년에 결혼한 A(60)씨는 부인 B(55,여)씨와 2008년 4월 이혼소송을 벌이다 임의조정으로 이혼하게 됐다. 조정내용은 아파트 등의 소유권을 반씩 나누고, 향후 서로에 대해 이혼과 관련해 위자료나 재산분할 등 어떠한 명목으로도 추가 금전을 요구하지 않기로 약정했다.

그런데 OO구청 과장인 A씨는 2009년 2월 재산등록대상자로서 재산을 신고했으나, 아직 이혼 신고를 마치지 않은 탓에 부인 B씨 명의의 일부 재산이 빠졌다는 이유로 재산등록 불성실자로 지정됐다.

당시 재산등록에서 누락된 재산으로는 B씨 명의의 부동산(상가와 밭), 7282만 원 상당의 주식과 예수금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A씨는 전 부인이었던 B씨가 이혼 과정에서 상가와 밭, 금융자산 등을 은닉했다고 주장하면서 “새로 발견된 은닉재산도 나눠야 한다”며 추가 재산분할을 청구했다.

그러자 B씨는 “이혼소송에서 재산분할에 관한 조정이 성립돼 재산분할에 관한 협의가 이루어졌으므로 이번 추가 재산분할 소송은 부적법하다”며 맞섰다.

서울가정법원 제2부(재판장 임채웅 부장판사)는 최근 A씨가 전 부인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재산분할 청구소송에서 “B씨는 A씨에게 재산분할로 1억9518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것으로 2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재산분할 재판에서 분할대상인지 여부가 전혀 심리된 바 없는 재산이 재판확정 후 추가로 발견된 경우에는 이에 대해 추가로 재산분할청구를 할 수 있다”며 “마찬가지로 재산분할에 관한 협의가 이루어진 경우에도 협의대상이었던 재산 이외의 재산이 추가로 발견됐다면 역시 재산분할청구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재산분할에 관해 앞서 재판이 있었으나 그 재판이 임의조정이든 화해든 본격적으로 심리가 진행되지 못한 채 당사자들의 합의에 의해 조기 종결됐을 경우, 만약 과거 재판에서 심리되지 않았던 재산이라 하여 이를 모두 추가로 발견된 재산으로 해석하면 분쟁을 조기에 원만히 종식시키고자 부제소 합의 조항을 관용적으로 부가하는 조정제도의 취지를 무색하게 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만약 추후 재산이 발견되더라도 조정조항에 따라 추가 재산분할청구는 불가능하다고 해석한다면 화해절차가 공동재산을 은닉하고자 하는 당사자에 의해 악용될 우려가 있으므로, 이 사건에서와 같이 당사자들이 전 재판에서 재산분할 등 금전적 청구를 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약정을 했더라도 이는 문언 그대로 해석할 것이 아니라 향후 재산분할대상이 될 것으로 약정 당시 예측할 수 있었던 재산에 한해 추후 재산분할청구권을 포기한 것으로 제한적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즉 전 재판에서 약정 당시 어느 일방이 예측할 수 없었던 상대방의 재산은 위 약정의 효력이 미칠 수 없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A씨와 B씨는 이혼 과정에서 향후 어떠한 명목으로도 재산분할 등 금전적 청구를 하지 않을 것을 임의조정으로써 약정했으나, A씨가 약정할 당시 전혀 알지 못했던 B씨 명의의 추가 재산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공직자재산등록 절차를 통해 비로소 인지하게 된 만큼, 적어도 이혼소송 이후 추가로 발견된 재산에 관해서는 재산분할청구권의 포기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재산분할 청구는 허용된다”고 판시했다.

한편, 재판부는 B씨가 재산분할을 청구한 A씨의 퇴직금에 대해서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가 올 연말 수령할 예정인 퇴직금의 경우 이전 이혼소송 당시 조정과정에서 분할액수와 방법을 정할 수 있었던 재산”이라며 “조정 당시 2~3년 후면 A씨가 퇴직금을 수령할 예정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향후 재산분할 청구를 하지 않겠다는 내용에 합의했으므로, 이는 새로이 발견된 재산으로 예측할 수 없었던 공동재산이라고 보기 어렵다”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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