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관계 청산 조건의 위자료 약정은 유효

수원지법 “공서양속에 위반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기사입력:2010-11-02 13:40:05
[로이슈=신종철 기자] 내연관계를 청산하는 조건으로 작성해 준 현금지불각서는 공서양속에 반하지 않아 유효한 만큼 주기로 약속한 약정금을 줘야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유부남 K(55)씨는 2008년 2월 내연관계에 있던 유부녀 L(56,여)씨에게 내연관계를 청산하는 조건으로 2009년 5월까지 2억 원을 지급하겠다는 현금지불각서를 작성해 줬다. 또 2008년 3월에는 빌린 돈 4000만 원을 갚겠다는 현금지불각서를 써주고 3000만원을 갚았다.

이후 약속했던 2억 1000만원을 받지 못하자 L씨가 나머지 돈을 달라며 소송을 냈고, K씨는 “위 각서들은 L씨가 사무실로 찾아와 폭언을 하고 폭행을 하는 등 인격과 신용이 훼손되고 업무를 할 수 없는 궁박 상태에서 작성한 것으로 무효이고, 또한 내연관계를 단절하기 위해 작성한 것으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므로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수원지법 제8민사부(재판장 김종호 부장판사)는 최근 L씨가 K씨를 상대로 낸 약정금 청구소송(2010가합9941)에서 “K씨는 지급하기로 약정한 금액 중 이미 건넨 돈을 제외한 나머지 2억 1000만원을 L씨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것으로 2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부첩관계의 체결 및 존속을 조건으로 하는 약정은 공서양속에 반한 것으로서 무효라고 할 것이지만, 내연관계를 해소하면서 위자료를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은 공서양속에 위반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는 이 사건 각서가 궁박 상태에서 작성한 것이므로 무효라고 주장하나, 당사자가 궁박한 상태에 있었는지 여부는 그와 상대방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 재산상태 및 그가 처한 상황의 절박성의 정도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해 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하는데, 이 사건 각서를 작성할 당시 피고가 궁박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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