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헌법재판소가 군대 내에서 국방부 장관이 지정한 이른바 ‘불온서적’을 소지할 수 없도록 한 군인복무규율 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리자, 법조계가 반발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회장 김선수)은 28일 논평을 통해 “국가의 안보가 국민의 책꽂이까지 통제하는 것은 전체주의의 논리”라며 “헌재 역사에 길이 오점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개탄했다.
민변은 먼저 “불온도서 지정 등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했던 군법무관 6명 중 2명은 파면되는 등 상식을 벗어난 중징계를 받았고, 이 사안은 군인의 헌법상 기본권에 관해 큰 관심의 대상이 됐다”며 그러나 “국방부장관의 ‘불온도서’ 지정은 처음부터 저잣거리의 웃음거리가 될 만큼 반시대적인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불온도서로 지정됐다는 서적 다수는 이미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은 책이었고, 일부 도서쇼핑몰은 재빨리 ‘불온도서’ 특별전을 여는 상술을 보이기도 했었다”고 덧붙였다.
민변은 “이것은 국방부가 발전된 국민의 인식을 전혀 따라잡지 못하고 군인들은 귀도 막고 입도 막고 오로지 군인복무규율에 따라 ‘상관에 명령에 절대 복종’해야 하는 존재라는 인식에서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준 것이기 때문”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또 “사전에 ‘불온’이란 ‘온당하지 않다’라고 돼 있다. 군인은 물론 법률가들도 개념을 정확히 잡을 길이 없는 개념을 군인복무규율에 넣어두고 국방부장관이 일방적으로 ‘불온’이라는 딱지를 붙이기만 하면 모든 군인이 그 책을 읽을 수 없다는 것이 도대체 무슨 말인가”라며 “무슨 겉치레를 하더라도 결국 군인에게는 인권이 없다는 선언에 불과하다. 헌재는 이를 순순히 인정해준 것”라고 비판했다.
민변은 “헌재는 ‘국가의 안보’는 군인의 권리보다 우선시돼야 하는 상위의 가치라고 보았는데, 이런 헌재의 결정은 헌법적 판단이라기보다는 재판관들 중 다수의 정치적 견해를 드러낸 것에 가깝다”라며 “국가의 안보가 국민의 책꽂이까지 통제하는 것은 전체주의의 논리”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끝으로 “최근의 남북관계 경색, 특히 천안함 사건 이후 국민의 권리 제한을 당연시하는 논리가 다시금 고개를 드는 상황에서 헌재가 ‘국가의 안보’에 편승한 것은 우리 헌법상 기본권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오늘 헌재의 결정은 헌재 역사에 길이 오점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불온서적 합헌 결정…헌재 역사에 오점으로 기억
민변 “국가의 안보가 국민의 책꽂이까지 통제하는 것은 전체주의의 논리” 기사입력:2010-10-29 20:2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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