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조 손영태 위원장 파면처분 정당

수원지법 “공무원노조법과 지방공무원법 위반…정치행위” 기사입력:2010-10-18 11:52:37
[로이슈=신종철 기자] 지난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시국선언을 지지하고, ‘교사ㆍ공무원 시국선언 탄압 규탄대회’에 참석해 정부를 비판하는 연설을 한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손영태 위원장에 대한 파면처분이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안양시 동안구청 소속 공무원이자 전공노 위원장인 손영태 위원장은 지난해 6월18일 전교조가 시국선언문을 발표하자, 나흘 뒤인 22일 법원공무원노동조합 등과 함께 전교조의 시국선언에 동조하면서 3개 공무원노조가 공동으로 시국선언을 할 것을 논의했다.

전교조 시국선언문은 ‘촛불시위 수사’, ‘PD수첩 수사’ ‘용산 화재사건’, ‘남북관계 경색’ 등을 언급하면서 현 정부의 공권력 남용으로 기본적 인권이 심각하게 훼손돼 민주주의의 위기가 초래됐고, 이는 현 정부의 독단과 독선적 정국운영에서 비롯됐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행정안전부가 다음날 공무원노조의 시국선언은 국가공무원법 등에서 금지하는 집단행위에 해당하므로 관련자 전원에 대해 사법처리 및 징계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좌측 두번째가 법원노조 오병욱 위원장, 가운데가 민공노 정헌재 위원장, 우측 두번째가 전공노 손영태 위원장 (사진=민공노)

하지만, 손 위원장 등 3개(전국공무원노조, 전국민주공무원노조, 법원노조) 공무원노조 위원장들은 6월26일 ‘공무원노조 시국선언 관련 정부탄압 규탄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시국선언 논의와 관련해 노조탄압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또 손 위원장은 지난해 7월19일 서울역광장에서 열린 ‘교사ㆍ공무원 시국선언 탄압 규탄대회’에 참석해 “공무원노조는 보수세력과 이 정권에 맞서 싸우고자 깃발을 들었다”라고 연설했다.

그러자 경기도는 8월10일 ‘공무원노조의 불법 집단행위 관련자 징계조치 통보’를 통해 손 위원장이 ‘7월19일 공무원 시국대회’를 기획하고 주도했다며 중징계할 것을 안양시장에게 요청했다.

이에 안양시장은 인사위원회에 중징계 의결을 요구했으나, 손 위원장이 징계기관 변경 요구로 경기도 인사위원회로 넘어갔고, 경기도 인사위원회는 지난해 10월22일 지방공무원법(성실의무, 복종의무, 품위유지 의무, 집단행위 금지) 위반을 이유로 파면 처분을 의결했다.

그 근거는 손 위원장이 7월19일 교사ㆍ공무원 시국선언 탄압 규탄대회에 주도적으로 참여했고, 대회사를 통해 “이제 정권에 굴종하고 노예로 살았던 공무원의 딱지를 던져버리겠다”, “이제 공무원들이 나서서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이명박 정부에 경종을 울릴 것”이라고 정부를 비판하는 연설을 했다는 이유였다.

이에 안양 동안구청은 손 위원장을 11월6일 파면처분을 했고, 불복한 손 위원장이 소청심사를 청구했으나 지난 2월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손 위원장은 “정부의 공무원들에 대한 부당한 징계방침에 대해 항의하기 위해 집회에 참가한 것이고, 전국공무원노조 결정에 따라 대표자로 참석한 것이어서 정당한 노조활동이고 금지된 정치활동 내지 집단행위가 아니므로 공무원노조법과 지방공무원법(집단행위 금지)을 위반한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 “당시 휴직 중이었고 휴일에 적법하게 개최되고 평화적으로 진행된 집회에 참한 것이어서 지방공무원법(성실의무, 복종의무, 품위유지 의무)을 위반한 것도 아니며, 위원장 신분으로 노조 활동과정에서 사용자인 정부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고, 7월19일 규탄대회는 불법대회가 아니었으며, 집회 참가로 직무전념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볼 수 없어 파면처분은 너무 무겁다”고 항변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수원지법 제1행정부(재판장 윤종구 부장판사)는 지난 7일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으로 활동하다 파면처분을 받은 손영태 전 위원장이 소속 기관장인 안양시 동안구청장을 상대로 낸 파면처분취소 소송(2010구합6060)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의 행위는 각 정당, 단체와 연계해 정부를 압박하면서 정부정책 결정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는 행위”라며 “구 공무원노조법의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의 범주에 속하는 근로조건의 규지 및 개선과 관련이 있는 행위라고 볼 수 없어, 원고의 행위는 공무원노조법에서 금지하는 정치활동이자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원고의 행위는 노동운동 내지 공익에 반하는 목적을 위해 직무전념의무를 해태하는 등의 영향을 가져오는 집단행위에 해당하고, 7월19일 규탄대회 및 범국민대회가 적법한 신고절차를 거쳐 휴일에 개최됐다고 하더라도 달리 볼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또 “지방공무원법의 성실의무는 공무원에게 부과된 가장 기본적인 중요한 의무로서 최대한으로 공공의 이익을 도모하고 그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해 전인격과 양심을 바쳐서 성실히 직무를 수행해야 하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하고, 품위유지 의무는 공직의 체면, 위신, 신용을 유지하고 주권자인 국민의 수임자로서 국민전체의 봉사자로서의 직책을 다함에 손색이 없는 몸가짐을 뜻하고 직무 내외를 불문한다”며 “원고의 행위는 이런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징계가 무겁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정부가 7월19일 규탄대회와 관련해 수차례 자체를 촉구했음에도 원고가 주도적으로 준비하고 집회에 참여한 점, ‘이제 정권에 굴종하고 노예로 살았던 공무원의 딱지를 던져버리겠다’라고 연설하는 등 정치활동의 정도가 가볍지 않은 점, 규탄대회로 인해 정부정책에 관해 사회적 이해관계가 다른 국민 사이에 갈등과 혼란을 가중시키고 아울러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 직무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농후했던 점 등을 종합하면 파면처분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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