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미군기지의 원활한 이전을 위해 반대집회가 열리는 경기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의 통행을 제한한 것은 부당하지 않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제3부(주심 차한성 대법관)는 14일 미군기지 이전 예정지(군사보호시설)라는 이유로 평택시 대추리의 통행을 제한해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현지 주민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라”며 서울중앙지법 합의부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사건 통행제한행위 당시 이미 군사시설보호구역 외곽 경계 전체에 철조망으로 울타리가 설정돼 있었고, 또 주한미군의 주둔지로 사용하기 위한 시설공사 등이 구체적이고 확정적으로 준비되고 있었던 사실을 알 수 있으므로, 원고들이 출입하고자 했던 대추리 마을 역시 출입을 위한 관할 부대장 등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울타리가 설치된 부대주둔지’에 해당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관할 부대장 등의 허가 없이 대추리 마을에 출입하려는 원고들을 제지한 경찰의 통행제한행위는 경찰관직무집행법에 기한 정당한 직무집행으로 볼 여지가 있다”며 “그럼에도 이와 달리 원심이 통행제한행위의 법적근거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해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고 원고들의 청구를 일부 받아들인 것은 잘못”이라고 설명했다.
국가는 용산 미군기지의 이전과 관련해 2005년 12월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 등 285만평에 대한 토지매수 및 수용절차를 완료하고, 이듬해 1월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그런데 평택시 팽성읍에 거주하는 일부 주민들이 2004년 8월부터 수십 차례에 걸쳐 개최한 반대집회 등으로 미군기지 이전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하자, 육군 관할 사단장은 이전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2006년 4월 이 지역을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설정할 것을 건의했다.
이에 국방부 군사시설보호구역 심의위원회는 2006년 5월 이 지역을 군사시설보호구역 제한보호구역으로 설정했고, 이후 육군은 군사시설보호구역의 지정을 알리는 표지판과 철조망을 설치하고, 병력 숙영시설도 설치했다.
한편, 평택시 팽성읍 원정리 소재 원정3거리는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통하는 길목인데, 경찰은 그곳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상시 근무하면서 그곳을 통과하는 차량 및 사람들에 대해 검문검색을 실시하면서 주민등록지가 군사시설보호구역 안에 있는 것으로 확인되지 않은 자는 원칙적으로 통행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자 K씨 등 9명은 “검문검색 당시 경찰에게 대추리 주민임을 설명했음에도 경찰이 관리하는 주민명단에 포함돼 있지 않다는 이유로 세대주의 이름 및 집 전화번호의 확인 등의 과정을 거친 후에서야 통행이 허용되는 등 주거지에의 통행이 제한됨으로써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등 정신적 손해를 입었다”며 1인당 300만원의 위자료 소송을 냈다.
1심인 서울중앙지법 민사46단독 권순열 판사는 2008년 2월 통행제한에 따른 정신적 고통을 당한 점을 인정해 “국가는 원고들에게 50만~100만 원씩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권 판사는 먼저 “경찰관직무집행법 제5, 6조는 인명, 신체 또는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급박한 위험사태가 발생할 경우 위험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와 중대한 범죄행위가 목전에서 행해지려는 경우 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규정한 것인데, 미군기지 이전사업에 관해 대추리 인근에서 집회 및 시위가 빈번히 개최됐다는 사정만으로 위와 같은 위험사태 또는 범죄가 임박한 상황이 발생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따라서 피고가 원고들에 대해 대추리로의 통행을 제한한 행위는 아무런 법적 근거 없는 위법한 행위이므로, 피고는 그 소속 경찰들의 위와 같은 직무집행상의 불법행위로 인해 원고들이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와 관련, “자유와 법질서를 수호해야 할 공권력으로부터 오히려 법적 근거 없이 통행의 자유를 제한당한 원고들이 받았을 정신적 피해가 상당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 피고가 지급할 위자료는 50만~100만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항소심인 서울중앙지법 제5민사부(재판장 이성철 부장판사)도 2008년 10월 1심 위자료 인정 판결 취지를 유지했다. 다만 100만 원으로 책정한 주민 5명의 손해배상액을 1인당 50만 원으로 조정해 선고했었다.
대법 “대추리 통행제한, 국가 배상책임 없다”
통행제한에 따른 위자료 책임 인정한 1ㆍ2심 판결 뒤집어 기사입력:2010-10-14 19: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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