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변호사’ 410명…A변호사 무려 6회 중징계

참여연대 “변호사단체가 변호사징계 정보 공개해 ‘옥석’ 가려야” 기사입력:2010-10-01 10:58:16
[로이슈=신종철 기자] 의뢰인의 승낙 없이 법원에 소취하서를 제출하거나, 손해배상금을 의뢰인에게 지급하지 않거나, 의뢰인으로부터 합의금 명목으로 받은 돈을 상대방과 합의하는데 사용하지 않고 착복하는 등의 사유로 징계를 받은 변호사가 400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연대는 1993년부터 올해 9월까지 대한변호사협회에서 내린 변호사 징계처분을 분석한 결과, 징계사건은 460건이었고 실제 징계를 받은 변호사는 410명으로 조사됐다고 9월30일 밝혔다.

이 가운데 2번 이상 징계를 받은 변호사는 34명이었고, 3번 이상 징계를 받은 변호사도 11명이나 됐으며, 심지어 6번이나 징계를 받은 변호사도 1명 있었다. 이들은 변호사로서의 직업윤리위반의 수준이 심각하다는 게 참여연대의 지적이다.

대표적인 사례를 보면 A변호사(사시 14회)는 1993년 소송에서 승소한 의뢰인이 받아야하는 채권을 가압류해 자신의 성공보수금으로 가져가 정직 2월 처분을 받았고, 1994년에는 의뢰인으로부터 과다하게 수령한 성공보수금을 반환하라는 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계속 반환을 거부해 불필요한 소송을 통해 분쟁을 조장해 또 정직 2월 처분을 받았다.

뿐만 아니다. A변호사는 2003년에는 의뢰인에게 1억 원을 빌린 뒤 갚지 않고, 성공보수금을 미리 받아 정직 3월 처분을 받았고, 2008년에는 판결반환금을 횡령하는 등으로 정직 1년 처분을 받는 등 총 6회에 걸쳐 심각한 처분을 반복적으로 받았다.

3번 징계를 받은 B변호사(사시 23회)는 1995년 의뢰인 승낙 없이 일방적으로 소취하서를 법원에 제출하고 의뢰인에게 지급해야 할 손해배상금을 지급하지 않아 정직 1년 처분을 받았다.

그럼에도 B변호사는 1996년 의뢰인으로부터 합의금 명목으로 받은 돈을 상대방과 합의하는데 사용하지 않고 또 의뢰인에게 반환하지도 않아 제명됐다. 그러나 변호사로 재등록 후인 2005년 패소하면 반환하기로 약정했던 수임료를 의뢰인에게 돌려주지 않고 변론도 불성실하게 해 다시 정직 2년 처분을 받았다.

참여연대는 “변호사징계정보를 변호사를 선임하고자 하는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어야만 하는 것은, 변호사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시민들이 이처럼 결코 낮지 않은 수준의 징계를 받은 적이 있는 변호사임을 미처 모른 채 사건을 맡겼다가, 2번째, 3번째 피해자가 되는 사례가 실제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징계 유형별로 보면 과태료가 268건 58%로 가장 많았고, 정직(1월~2년)이 111건 24%, 견책이 57건 12%, 제명(10건)과 자격상실(14건)은 5%였다.

참여연대는 상황이 이런데도 대한변협 홈페이지를 비롯해 각 지방변호사회 홈페이지 그 어디에서도 내가 찾고 있는 변호사가 과거 변호사법 위반 등으로 징계를 받았는지 여부를 알려주는 기능이 없을 뿐만 아니라, 알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있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변협은 현재 변호사징계위원회 등에서 징계결정이 내려지면 이를 대한변협의 공식간행물인 월간지 ‘인권과 정의’에 공고하고 있다.

그러나 특정 변호사에 대한 징계 결정 사례를 알기위해서는, 1993년 이후 최근까지 발간된 대한변협의 ‘인권과 정의’ 수 백 권(연간 12회 발간)을 다 살펴봐야 하는데, 일반시민에게는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며, 그 회지를 일반시민이 볼 수 있는 곳도 거의 없어 징계정보를 알기란 쉽지 않다.

게다가 징계결정이 내려졌을 때, 징계사유를 ‘변호사 품위손상’ 같이 그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게 하는 방식으로 공고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참여연대는 “실제 의뢰인에게 돌려줘야할 공탁금이나 수임료를 돌려주지 않거나, 변호사가 의뢰받은 사건의 변론기일에 2회 이상 불출석하는 등의 이유로 소취하로 간주돼 소송이 기각된 경우조차 ‘변호사 품위손상’이라고만 공고하는 경우도 있다”며 “이는 정말 단순한 직업윤리 위반자와 심각한 직업윤리 위반행위를 한 변호사를 시민들이 구별 짓지 못하게 하는 역효과마저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변호사에 대한 징계정보를 적절한 방식으로 공개하는 것은 시민들이 보다 더 신뢰할 수 있는 변호사를 선택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아울러 선량한 변호사와 ‘불량 변호사’를 구별하게 할 수 있게 함으로써, 대다수의 선량한 변호사들을 보호하고 결국 변호사들의 직업윤리 이행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는 “비록 지금까지 변호사단체들이 시민들에게 변호사징계정보를 볼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지 않은 점은 유감스럽지만, 지금부터라도 변화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만약 변호사단체들이 기존의 폐쇄적인 태도를 고수한다면, 국민들의 권익을 옹호하고 변호사 직업윤리에 대한 감독권을 가지고 있는 법무부가 나서야 할 것”이라고 변호사징계정보를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참여연대는 지난 2007년 9월 27일부터 참여연대 웹사이트를 통해 시민들이 자신이 알고 싶어 하는 변호사의 징계 전력을 검색할 수 있는 ‘참여연대 변호사징계정보 검색 서비스’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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