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외손녀를 딸로 입적 안 돼…가족관계 혼란”

울산지법 “외손녀의 후견인 돼 양육권 행사하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워” 기사입력:2010-09-27 16:55:28
[로이슈=신종철 기자] 다섯 살 된 외손녀를 양육하고 있는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가 미혼모인 친딸이 향후 보다 결혼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외손녀를 친딸로 입양해 달라는 청구에 대해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입양을 허용하면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가 아빠와 엄마가 되고, 딸(외손녀)은 생모와 자매지간이 되는 등 가족질서에 중대한 혼란을 초래하고, 결과적으로 외손녀의 복리를 위해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L(여)씨는 2006년 5월 사실혼 관계에 있던 C씨 사이에 딸(사건본인)을 출산했다. 그런데 출산 한 달 이후 사실혼 관계가 파탄나 법원은 2008년 7월 사건본인의 친권자로 L씨를 지정했고, 이듬해 딸의 성도 생모와 같이 L씨로 변경했다. C씨는 새로운 가정을 꾸려 전혀 교류가 없는 상태.

70만 원 정도의 월급을 받으며 부동산 중개업체에서 경리사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L씨는 경제적인 어려움 탓에 부모가 살고 있는 집으로 딸을 데리고 들어가 함께 살고 있다.

현재 5세인 사건본인은 안정된 가정환경에서 정상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생모인 L씨를 언니로 알고 있고,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아빠와 엄마로 알고 그렇게 부르고 있다.

이에 L씨의 부모들인 청구인들은 법원에 외손녀를 딸로 입양해 달라고 문을 두드렸다. L씨와 C씨도 이에 동의했다.

청구인들은 “딸이 사건본인을 독자적으로 양육할 경제적 여건이 되지 않을뿐더러, 사건본인을 홀로 양육하는 미혼모의 처지로는 새로운 남자를 만나서 가정을 꾸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부모된 입장에서는 사건본인을 제3자에게 입양시키고 딸에게 새 삶을 살라고 권유하지 않을 수 없다”고 호소했다.

또 “사건본인도 이미 5년째 청구인들을 부모로 알고 성장해 왔고, 사건본인의 학교생활 등이 시작할 것을 감안할 때 법률적으로도 청구인들의 친자로 기재돼 있는 것이 도움이 되므로, 사건본인을 제3자에게 입양시키는 것보다 가족인 자신들이 명실상부한 부모가 돼 주는 것이 사건본인의 복리를 위해서 최선의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즉 청구인들의 딸의 인생을 생각할 때 사건본인을 제3자에게 입양시키지 않을 수 없고, 이럴 경우 제3자 보다는 자신들이 양친이 되는 것이 사건본인의 복리를 위해 도움이 되므로, 이 방법이야말로 자신의 딸인 L씨와 사건본인(외손녀) 그리고 자신들 모두가 행복해지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1심인 울산지법 가사2단독 조인영 판사는 이들의 친양자 입양 청구를 기각했고, 항소심인 울산지법 가사부(재판장 강한승 부장판사)도 지난 16일 이들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기각한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생모가 사망했거나, 생모와의 현실적 관계가 단절돼 전혀 교류가 없는 경우와 달리 생모가 생존하고 있고 딸, 부모가 모두 함께 거주하고 있는 이 사건의 경우 외손녀를 친양자로 입양하면 외조부모는 부모가 되고, 생모와 딸은 자매지간이 되는 등 가족내부 질서와 친족관계에 중대한 혼란이 초래될 것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이어 “물론 당장은 사건본인이 청구인들을 부모로 알고 있어 큰 혼란이 없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나, 사건본인과 생모 사이의 법률적 친족관계가 단절되더라도 혈족관계는 여전히 존재해 오히려 가족들의 실생활이 매우 인위적이고 부자연스러워 사건본인의 정신적 안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으며, 언젠가 세월이 흘러 결국 사건본인이 자신의 출생을 둘러싼 진실을 알게 될 경우 회복할 수 없는 가족관계의 혼란과 정체성의 위기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재판부는 “따라서 당장은 입양을 허용하는 것이 가족 모두에게 행복한 길인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언젠가 결국 사실이 밝혀질 때 사건본인의 복리에 오히려 심각한 해를 가져올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또 “청구인들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입양은 미혼모인 딸이 향후 혼인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 주된 동기”라며 “그렇다면 친양자 입양은 사건본인의 복리보다는 오히려 생모의 복리를 실현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친양자 입양은 일반적인 입양과 달리 친생부모와의 친족관계를 완전히 단절시키는 강력한 신분형성적 효력을 가지므로, 그렇게까지 하면서도 반드시 친양자 입양의 방법에 의해야 할 현실적인 이익 내지는 필요성이 존재해야 한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 친양자 입양이 이루어진다고 해서 가족관계등록부가 변동되는 것 이외에 현실적으로 사건본인의 양육환경이나 양육조건이 변경될 여지가 없고, 실제로 현재 상태에서 청구인들이 사건본인을 양육하는데 어떠한 현실적인 제약이나 어려움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굳이 친양자 입양을 해야 할 현실적인 이유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만약 청구인들이 진심으로 원하는 것이 법률적 의미의 양육권이라면 굳이 가족관계의 본질을 훼손하는 친양자 입양 방법이 아니라, 현재의 사실관계를 있는 그대로 존중해 친생부모가 친권을 포기하고 청구인들이 사건본인인 외손녀의 후견인이 돼 양육권을 행사하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해결 방법”이라고 판시했다.

베스트클릭 〉

주식시황 〉

항목 현재가 전일대비
코스피 6,912.37 ▲104.16
코스닥 837.65 ▲10.78
코스피200 1,088.61 ▲17.45

가상화폐 시세 〉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09,142,000 ▲206,000
비트코인캐시 371,800 ▲2,700
이더리움 3,450,000 ▲7,000
이더리움클래식 10,880 ▲60
리플 1,947 ▲4
퀀텀 1,187 ▲4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09,111,000 ▲66,000
이더리움 3,450,000 ▲4,000
이더리움클래식 10,880 ▲40
메탈 325 ▲2
리스크 135 0
리플 1,946 ▲1
에이다 291 ▲1
스팀 62 ▲1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09,170,000 ▲240,000
비트코인캐시 371,500 ▲1,300
이더리움 3,450,000 ▲6,000
이더리움클래식 10,890 ▲60
리플 1,947 ▲4
퀀텀 1,208 0
이오타 64 ▲0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