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선언 주도한 전교조 간부 ‘정직’ 처분 정당

청주지법 “시국선언 내용 편파적…교원노조법서 금지하는 정치활동 해당” 기사입력:2010-09-14 13:22:23
[로이슈=신종철 기자] 일반 교사들처럼 시국선언에 서명으로 동참하는 정도에 그친 것이 아니라, 전교조 간부로서 시국선언을 주도하며 적극 참여했다면 ‘정직’ 징계처분은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충북지부 간부 A씨는 지난해 6월 2회에 걸쳐 1ㆍ2차 ‘교사 시국선언’을 알리는 내용을 조합원들에게 안내하고 시국선언 참가 서명 협조를 요청한 뒤 전교조 본부에 보고했다.

또한 A씨는 지난해 7월 19일에는 ‘MB 귀족교육 반대’라는 문구가 새겨진 옷을 입고 ‘교사ㆍ공무원 시국선언 탄압 규탄대회’에 참가해 “표현의 자유, 양심의 자유 보장하라”는 등의 피켓을 든 채 구호를 제창했다.

지난해 7월 19일 서울역 광장에서는열린 ‘교사ㆍ공무원 시국선언 탄압 규탄, 민주 회복 국민대회’ 모습 (사진출처=전교조 충북지부 홈페이지)

그러자 충청북도교육청은 지난해 11월 A씨가 정치활동을 금지한 교원노조법 위반, 성실의무ㆍ복종의무ㆍ품위유지의무 위반과 집단행위금지를 규정한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정직 1개월 처분을 결정했다.

이에 A씨는 “시국선언 참가 행위는 현행 법령을 위반한 것에 해당하지 않고, 혹시 그렇지 않더라도 정직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해 위법하다”며 소송을 냈다.

지난해 7월 19일 서울역 광장에서는열린 ‘교사ㆍ공무원 시국선언 탄압 규탄, 민주 회복 국민대회’ 모습 (사진출처=전교조 충북지부 홈페이지)

청주지법 행정부(재판장 황성주 부장판사)는 지난 9일 시국선언에 주도했다며 정직 1개월 처분을 받은 A씨가 충청북도교육감을 상대로 낸 정직1개월 처분취소 청구소송(2010구합899)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먼저 “시국선언문에는 다양한 집단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돼 있는 미디어법 개정과 4대강 개발사업 추진 등 정부정책, 촛불집회와 피디수첩 관계자에 대한 수사,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등 이념과 정파적 이해대립에 따라 사회구성원들 사이에 극명하게 찬반이 갈리는 특정사건들에 관해 어느 일방에 완전히 치우친 견해가 지나치게 편파적으로 표출돼 있다”고 말했다.

또 “현 정권을 극단적으로 비민주적인 군사정권에 비유하면서 시국선언이 그에 대항하는 진정한 민주적 저항정신의 발로라고 주장하는 내용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전교조 집행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정부의 각종 정책에 관해 정파들 사이에 첨예한 대립이 이어지는 비상한 시점에 때맞춰 시국선언을 함으로써 정부를 압박하고 전교조가 반대하는 정책의 결정 및 집행을 저지하거나 정부와 집권여당의 정책수립을 반대하는 야당을 비롯한 다른 정치집단의 입장을 지지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시국선언 등으로 정부 정책에 관해 사회적 이해관계가 다른 국민들 사이에 갈등과 혼란을 가중시키고 아울러 교원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농후했던 점 등을 종합하면, 시국선언 등은 정파적 이해관계에 치우치지 않고 공정하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순수하게 했다기 보다는 오히려 사회 전반에 걸쳐 격렬한 정치적 투쟁이 전개되는 혼란기에 편승해 특정 정치세력 또는 그 정책에 대한 일방적 비판과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서 이는 교원노조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정치활동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감수성이 예민하고 독자적인 정치적 판단능력이 미숙한 학생들에게 교사가 직ㆍ간접적으로 정치적 견해를 표명하는 경우 학생들은 쉽게 여기에 물들어 편향된 정치적 시각을 가질 개연성이 크고, 아울러 교원의 활동은 근무시간 내외를 불문하고 학생들의 인격 및 기본생활습관 형성 등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잠재적 교육과정의 일부분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시국선언 등은 감수성과 모방성, 수용성이 왕성한 학생들에게 가치판단의 혼란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원고는 일반 교사들과 같이 단순히 시국선언문에 서명하는 정도에 그친 것이 아니라 전교조 충북지부의 핵심 간부로서 시국선언의 기획 및 조직, 독려, 서명 취합 및 분석 등의 절차를 주도한 것은 물론이고 시국선언탄압 규탄대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까지 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정직 처분으로 달성하려는 공익에 비해 원고에게 미치는 불이익이 더 크다고 할 수 없어 피고의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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