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어린이가 수입산 미니컵 젤리를 먹다가 기도가 막혀 질식으로 숨졌더라도 국가와 유통ㆍ판매업체에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왔다.
S(사고 당시 7세)군은 2004년 2월 얼린 미니컵 젤리를 먹다가, 젤리가 목에 걸려 기도를 막는 바람에 호흡이 곤란하게 돼 병원으로 옮기던 중 기도폐쇄로 숨지고 말았다.
이에 S군의 가족은 “질식사고 발생 가능성이 있는 젤리를 국내에 수입ㆍ유통ㆍ판매한 잘못이 있다”며 국가와 미니컵 젤리를 수입해 유통시킨 A식품유통업체를 상대로 2억 4676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당시 정부는 곤약과 글루코만난이 함유된 지름 4.5㎝ 이하의 미니컵 젤리만 생산ㆍ유통을 금지하고 다른 첨가물을 사용한 제품은 질식 위험을 알리는 경고문을 표시하도록 하고 있었다.
1심인 서울중앙지법 제17민사부(재판장 김건수 부장판사)는 2006년 12월 “국가가 미니컵 젤리의 성질과 질식사고 발생 가능성을 파악해 사고 발생을 방지할 의무가 있음에도, 막연히 수입업자에 의한 성분신고에만 의존해 젤리를 국내에 유통시킨 과실이 있다”며 “국가와 유통업체가 연대해 1억3654만 원을 배상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 다만 S군의 부모 등에게도 아이가 질식 위험이 있는 젤리를 먹다가 사고를 방지하지 못한 과실이 있다며 국가와 A수입업체의 과실을 60%로 제한했다.
하지만 항소심인 서울고법 제8민사부(재판장 김창석 부장판사)는 2008년 9월 국가와 미니컵 젤리를 수입해 유통시킨 A식품유통업체에게 일부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1심 판결을 깨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식품의약품안전청 공무원이 위험성이 있는 식품 등임에도 이를 규제하지 않았고, 만일 이를 규제했더라면 국민이 위험성 있는 식품 등을 사용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젤리의 수입이나 유통을 금지시키지 않은 피고 소속 공무원의 직무상 행위와 사고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사건은 대법원으로 올라갔으나, 대법원 제3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미니컵 젤리를 먹다 질식해 숨진 S군의 유족이 국가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08다77795)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재판부는 “정부가 국제적 규제 수준에 맞춰 미니컵 젤리의 기준과 규격 등을 규제하고 있었고, 당시 과학 수준으로는 미니컵 젤리의 성분에 대해 허위신고를 하더라도 진위를 가려내기 어려웠던 데다가, 수입 허용된 젤리로 인한 질식의 위험성을 인식하기도 어려웠다”고 밝혔다.
또 “S군이 숨지기 바로 전날 미니컵 젤리와 관련한 질식사고가 발생해 식품의약품안전청장 등이 위험성을 인식했더라도, 다음 날까지 유통을 금지하거나 규제를 강화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 현저하게 합리성을 잃어 사회적 타당성이 없다거나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는 정도에까지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고, 식약청장 등의 그러한 권한 불행사에 과실이 있다고 할 수 없어 국가의 배상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미니컵 젤리 먹다 질식사…“국가 배상책임 없다”
대법원 “수입 허용된 젤리로 인한 질식의 위험성을 인식하기도 어려워” 기사입력:2010-09-13 13:5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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