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회장은 변호사들에게 닥치는 문제로 “대세에 밀리는 법률시장의 개방, 사법개혁의 추진 방향, 유사법조직역의 침범과 법조직역의 확대문제, 로스쿨 도입으로 인한 변호사 수의 급증에 따른 비리 등으로 인해 검찰의 수사가 강화될 것이라는 것 등”을 꼽았다.
이 회장은 이어 “사법개혁의 최대 현안인 로스쿨 도입 문제는 교육인적자원부에 넘어갔고, 사법개혁 추진과정에서 대한변협은 도외시 돼 오다가 최근 천기흥 변협회장이 사개추위 위원으로 들어가게 됐다”며 “다 끝난 마당에 뭐 하러 들어가느냐는 논란이 있었으나 명분보다는 앞으로 로스쿨 인가나 사후평가 기준 또는 변호사시험 기준 마련 등 변협이 목소리를 내는 실리를 찾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현재 우리들은 언론과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비우호적인 상황에서 공인중개사협회는 등기신청대리권을, 법무사협회는 소액사건 대리권을 달라고 또 변리사와 세무사 등도 각각 소송대리권을 달라고 국회에서 맹렬히 로비를 하는 등 우리의 직역은 끊임없이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위기를 설파했다.
이 회장은 또 “변호사업계에 불어닥친 불황 탓도 있지만 각자가 자기 살기에 바빠서 주위를 돌아 볼 여유를 잃어가고 있는 것 같다”며 “선배 변호사가 ‘앞으로 우리도 명찰을 달도록 해야겠네’라고 말할 정도로 서로 얼굴과 이름도 모를 정도가 됐는데 이런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회장은 변호사업계의 위기 탈출을 위해 “신문을 비롯한 각종 언론매체에 우리의 실상과 주장을 알리는 글을 투고하고 적극적으로 견해를 표명해야 하고 또 어렵고 혼란스러운 사회의 문제점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목소리를 내는 등 시민들로부터 사회 지도층으로서의 역할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회의원 특히 교육위원회 의원들에게 우리들의 어려운 실상을 알려 로스쿨 기타 사법개혁과 관련된 입법에 도움을 부탁하는 설득노력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회장은 이와 함께 “전문성과 경쟁력을 기르고 특히 법조윤리와 공익성을 끝까지 지켜내지 않으면 우리는 설 땅이 없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중앙법조윤리위원회가 신설돼 우리들의 조그마한 실수까지도 수사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주의를 촉구했다.
그는 끝으로 “남의 이익 내지는 공익을 이롭게 할 때 비로소 개인의 이익을 충분히 추구할 수 있고 실현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만큼 지금 우리는 혼자만의 성을 쌓고 있을 때가 아니라 무너질지 모르는 제방을 튼튼히 보강할 때”라며 “이제는 우리의 위치와 주변상황을 둘러보고 공공심을 발휘하기 위해 떨쳐 일어나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