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사건 넘겨 받아 추가조사 거친 검사의 공소제기 위법 공소 기각 원심 파기환송

추가 조사한 뒤 직접 기소했더라도 검사는 '자신이 수사개시한 범죄'를 기소한 것 아냐 기사입력:2026-09-09 06:00:00
대법원.(로이슈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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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용모 기자] 대법원 제1부(주심 대법관 마용주)는 부정청탁및금품수수의금지에 관한 법률위반, 감사원법위반 사건 상고심에서 사건을 넘겨 받은 후 추가 조사를 거친 L 검사의 공소제기가 위법하다고 보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한 1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사건 공소를 모두 기각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서울중앙지법)에 환송했다(대법원 2026. 8. 13. 선고 2026도1670 판결).

피고인 A(60대)은 수원대학교 미술대학 교수로 근무하다 2022년 8월 정년퇴임했다. 2018년 1월~2021년 2월 수원대 미술대학원 원장으로 재직했다.

피고인 B(50대)는 2019년 2월 수원대 일반대학원 미술학과에 입학한 후 2019년 1, 2학기, 2020년 1학기에 A가 강의하는 과목을 수강했고 2021년 2월 대학원을 졸업했다.

A는 2019년 9월 3일 수원대 미술대학원 연구실에서 수강생인 B로부터 개인지도비 내지 사례비 명목으로 현금 3,000만 원을 교부받았다. 감사원은 2022년 4월 A의 금품 수수 관련 신고를 접수한 후 그해 7월까지 감사를 실시했고, B는 2022년 5월 감사원으로부터 출석을 요구하는 전화 연락 및 문자메시지를 받았으면서 거부했고, 2022년 6~7월 주거지에서 출석답변요구서를 재차 수령했음에도 출석하지 않았다.

감사원장은 2022년 7월 21일 검찰총장에게 이 사건 공소사실을 포함해 피고인 A가 수명의 대학원생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에 대해 수사를 요청했다. 검찰총장은 7월 26일 서울중앙지검장에게 감사원의 수사요청서를 송부했고, 중앙지검장은 7월 28일 이 사건을 조사사건으로 수리하고 강력범죄수사부로 배당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제2과 소속 검찰수사관은 2022년 8월 19일 강력범죄수사부의 C 검사의 지휘를 받아 수사에 착수, 2022년 10월 관련자들에 대한 참고인 진술조서를, 2023년 6월 피고인들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를 각각 작성했다.

검찰수사관은 2023년 11월 및 2024년 1월 K 검사의 수사지휘를 거쳐 2024년 2월 L 검사에게 이 사건에 관한 수사결과를 보고했다.

L 검사의 수사지휘에 따라 2024년 2월 범죄인지보고를 한 다음(범죄인지에 따라 사건번호 부여), 사건을 L 검사에게 송치했다. L 검사는 송치받은 사건에 관해 피고인들에 대한 각 피의자신문조서를 작성하는 등 추가로 수사한 뒤 2024년 8월 23일 공소제기했다.

(쟁점사안) 검찰수사관이 C검사의 지휘를 받아 수사를 시작한 뒤 사건을 넘겨받은 L 검사가 추가수사를 하고 직접 기소한 경우, L 검사의 기소가 '검사는 자신이 수사개시한 범죄에 대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규정한 검찰청법 제4조 제2항에 위반되는지 여부. 핵심은 검찰수사관이 A검사의 지휘 아래 실질적인 수사를 시작한 시점을 '검사의 수사개시'로 볼 것인지, 아니면 이후 사건을 넘겨받아 직접 피의자신문조서를 작성한 L 검사를 '수사개시 검사'로 볼 것인지 여부다.

고등교육법에 따라 설치된 대학의 교원은 부정청탁및금품등수수의금지에 관한 법률에 규정된 공직자 등에 해당하고, 공직자 등은 직무 관련 여부 및 기부ㆍ후원ㆍ증여 등 그 명목에 관계없이 동일인으로부터 1회에 100만 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 등을 받거나 요구 또는 약속해서는 아니 된다.

1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2. 12. 선고 2024고단4177 판결)은 피고인들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해 피고인 A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및 3000만원 추징을, 피고인 B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 선고했다.

1심은 3,000만원이 정당한 개인지도 대가라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청탁금지법상 수수 금지 금품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피고인들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양형부당을 주장하며 항소했다.

원심(2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26. 1. 14. 선고 2025노565 판결)은 1심판결을 파기하고 이는 검찰청법상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위배된다며 공소를 모두 기각했다.

C 검사의 지휘를 받아 검찰수사관들이 먼저 수사에 착수했고, 이후 사건을 넘겨받은 L검사가 피고인들을 직접 조사하는 등 추가 수사를 한 뒤 기소했다. 검찰수사관이 독립적인 수사주체가 아니라 검사의 수사보조자라는 점 등을 들어, C 검사가 피고인들을 직접 조사한 것을 이 사건 범죄의 '수사개시'로 보고 L 검사가 수사개시와 기소를 모두 담당했다고 판단했다.

검찰청법 제4조 제2항 본문은 “검사는 자신이 수사개시한 범죄에 대하여는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단서는 “다만, 사법경찰관이 송치한 범죄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은 검찰청법 제4조 제2항 단서의 사법경찰관이 ‘송치’한 범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검사는 상고했다.

대법원은 공소제기가 위법하다고 본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검찰청법상 '수사개시'가 범죄에 대한 최초의 수사를 개시해 '1차적 수사'를 담당한 경우를 의미한다고 법리를 제시했다.

대법원은 C검사의 지휘를 받은 검찰수사관들이 참고인 조사와 피고인신문 등 실질적·구체적인 수사에 착수한 때 이미 수사가 개시됐으므로, C검사가 이 사건의 '수사개시 검사'라고 판단했다.

검찰수사관은 검사의 지휘를 받아 수사하는 수사보조자이므로 이들의 수사 착수는 C 검사의 수사개시로 봐야 한다는 취지다. 따라서 이후 사건을 넘겨받은 L 검사가 피고인들을 추가 조사한 뒤 직접 기소했더라도 L 검사는 '자신이 수사개시한 범죄'를 기소한 것이 아니어서 검찰청법 제4조 제2항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원심 판단에는 검찰청법 제4조 제2항의 적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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