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매매가 실제 이뤄지지 않았다며 무죄 판단 자본시장법 위반 원심 파기환송

기사입력:2026-06-05 12:00:00
대법원.(로이슈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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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용모 기자] 대법원 제2부(주심 대법관 권영준) 범죄단체가입, 범죄단체활동, 사기,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위반 사건 쌍방 상고심에서,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이유 무죄 부분 포함)과 무죄 부분 중 자본시장법 위반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서울남부지법)에 환송했다(대법원 2026. 4. 30. 선고 2026도459 판결). 검사의 나머지 상고는 기각했다.

(파기범위) 매매가 실제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 공소사실 부분은 파기되어야 한다. 그러나 위 파기 부분과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은 형법 제37조 전단의 실체적 경합범의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는 관계에 있다. 결국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이유 무죄 부분 포함)은 무죄 부분과 함께 파기되어야 한다.

누구든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에 따라 거래소허가를 받지 않고 금융투자상품시장을 개설하거나 운영해서는 안 된다.

피고인은 2024. 3. 초순경 T로부터 ‘캄보디아 사무실에서 전화 받는 일이다. 어려운 것 하나도 없고 그냥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된다. 한 달 급여는 8,000달러니까 한 달만 일해보자’는 취지로 범죄단체 가입 제의를 받고 이를 승낙, 2024. 3. 29.경 캄보디아 프놈펜 내 범죄단체의 사무실에서 범죄단체의 고객센터 직원으로 가입했다.

편의점 직원인 피고인(40대·여)은 중국인 설명불상자인 총책을 정점으로 ‘리딩방 투자사기’ 범죄단체의 조직원들과 순차 공모해 2024. 4.경부터 2024. 7.경까지 텔레그램 대화방에 투자 리딩방을 개설하고, 투자자를 모집하며 유망 투자 종목, 방법, 매수·매도 시기, 투자 금액 등을 알려줬다.

또 나스닥 또는 코스닥 등 국내·외 주가지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연동시킨 허위 투자 사이트(HTS, 2개)를 개설해 투자자들로 하여금 가상의 주식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투자자 62명으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합계 84억 3628만4200원을 송금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리딩방 투자사기’ 범죄단체의 조직원들과 순차 공모하여 거래소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금융투자상품시장을 개설·운영했다.

(쟁점사안) 이사건 투자 사이트를 자본시장법 제373조 등에서 거래소 허가를 받지 않고 개설 및 운영하여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 ‘금융투자상품시장’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지.

-1심(서울남부지방법원 2025. 8. 13. 선고 2025고단1612 판결)은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피고인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70만9850원의 추징 및 추징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했다.

배상신청인들의 각 배상명령신청은 각 각하했다. 이 사건 각 범행에 대한 피고인의 가담정도나 기여등 등이 명확하지 않을 뿐아니라 배상신청인들의 피해금이 모두 피고인엑 귀속되지 않은 점 등을 보면 피고인이 부담해야할 배상책임 범위가 명백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피고인은 이 사건 당시 이 사건 범죄조직의 유일한 한국인 여성이자 이 사건 각 범행에 필수적인 역할이었던 고객센터 직원을 사칭해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돈을 편취하는 데에 일조했다. 이 사건 피해자들이 31명이고 피해액도 47억2120만 원에 달하는 등 피해의 규모가 상당하다.

피고인 등은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등을 통해 피해자들에게 접근하여 투자 전문가라고 사칭하며 주식 종목을 추천하는 방법 등으로 피해자들로부터 신뢰를 얻은 후, 피해자들에게 ‘호재가 있는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고수익을 보장하겠다.’고 말하며 이 사건 투자 사이트의 설치·가입을 유도하고 투자금을 입금하도록 했다.

-원심(서울남부지방법원 2025. 12. 18. 선고 2025노1517 판결)은 자본시장법 위반 등 일부 혐의를 무죄로 판단해 징역 4년으로 감형했다. 검사는 공소장을 변경허가신청(31명, 47억2120만431원→62명, 84억3628만4200원)을 했고 원심은 이를 하가했다.

62명으로 투자금 등 명목으로 송금받은 84억3628만4200원 가운데 20명으로 부터 송금받은 합계 18억8022만1938원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허위의 투자 사이트가 ‘금융투자상품시장’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

이 사건 피해자들이 42명이고 피해액도 약 65억 원 이상에 달하여 그 피해규모가 상당하다. 그럼에도 피해회복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피해자들은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으며, 피고인은 당심에 이르러 자백을 번복하고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 다만, 피고인은 피해자들이 금전을 입금하기 이전에 이 사건 범죄조직에서 탈퇴한 점, 피고인이 이 사건 각 범행을 통해 취득한 금액이 피해액수에 비하여 많지 않은 점, 피고인에게 아무런 범죄전력이 없는 점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 자본시장법은 ‘금융투자상품시장’을 ‘증권 또는 장내파생상품의 매매를 하는 시장’으로 정의하면서(제8조의2 제1항), “누구든지 이 법에 따른 거래소허가를 받지 아니하고는 금융투자상품시장을 개설하거나 운영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제373조 본문), 이를 위반하여 거래소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금융투자상품시장을 개설하거나 운영한 자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제444조 제27호). 자본시장법의 입법 목적, 규정의 문언과 체계, 관련 조항의 개정 경과와 취지 등을 종합하여 살펴보면, 자본시장법 제8조의2 제1항이 정하는 ‘증권 또는 장내파생상품의 매매를 하는 시장’에는 증권 또는 장내파생상품(이하 ‘증권 등’이라 한다)의 매매
가 실제로 이루어지는 시장뿐만 아니라, 통상의 주의력을 가진 평균적인 시장 참여자들이 증권 등의 매매가 실제로 이루어진다고 인식할 만한 외관을 갖춘 시장도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이 사건 투자 사이트에서는 정상적인 HTS(홈트레이딩시스템)와 달리 피해자들의 주문이 증권사나 거래소로 전달되지 아니하여 증권 등의 매매가 실제로 이루어지지는 않았고, 피고인 등은 수수료 선지급 등을 이유로 피해자들의 수익금 출금을 거절하며 수수료를 비롯한 피해자들의 투자금 상당액을 취득했다.

대법원은 피해자들을 기망하기 위한 수단으로 개설·운영한 이 사건 투자 사이트에서 증권 등의 매매가 실제로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통상의 주의력을 가진 평균적인 시장 참여자들이 그러한 매매가 실제로 이루어진다고 인식할 만한 외관을 갖춘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 매매가 실제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범죄 증명이 없다고 보아 무죄 본 원심 판단에는 자본시장법 위반죄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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