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전여송 기자] 일양약품(주)이 자사가 판매 중인 NMN 제품을 스스로 "저함량·산화 위험 제품"으로 깎아내리는 비교 광고를 1월 출시 제품 상세페이지에 게재해 '자폭 마케팅' 논란에 휩싸였다. 본지 취재 결과, 일양약품이 판매 중인 NMN 제품 3종은 모두 식약처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미인정 원료를 일반식품으로 판매하면서도 NAD+ 증가·에너지대사 등의 기능성을 광범위하게 암시하는 광고를 전개해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소지가 다수 확인됐다.
◆ 자폭형 비교광고... "다 같은 NMN이 아닙니다"
"다 같은 NMN이 아닙니다. 반드시 확인하세요."
일양약품이 올해 1월 출시한 '바이탈 NMN 퀘르세틴' 상세페이지에 등장하는 문구다. 이 문장 아래에는 '자사 모델 A'와 바이탈 NMN 퀘르세틴을 나란히 대비시킨 비교표가 배치돼 있다.
해당 제품 상세페이지에 따르면 해당 비교표는 단순 함량 비교에서 그치지 않는다. '자사 모델 A'(브로콜리추출물분말 원료·NMN 1정당 3~8mg·순도 3~10%)를 산화 가능성, 변질 가능성 항목에서 부정적으로 묘사하고, 이를 바이탈 NMN 퀘르세틴(효모발효분말 원료·NMN 50mg·순도 50%)과 대비시키는 구조로 설계됐다.
포장 방식까지 비교 프레임에 끌어들인 점도 눈에 띈다. '자사 모델 A'는 산소에 노출되는 병형 포장으로 산화·변질 위험이 있는 것처럼 묘사되고, 바이탈 NMN 퀘르세틴은 '안전하고 위생적인 PTP 개별 포장'이 강점으로 부각된다.
일양약품이 '자사 모델 A'라고 명시한 이상, 비교 대상이 외부 경쟁사 제품이 아닌 자사 제품군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본보 비교 결과, 광고 속 '자사 모델 A'의 핵심 사양인 '브로콜리추출물분말 원료', 'NMN 1정당 3~8mg', '순도 3~10%'은 일양약품이 현재 동시에 판매 중인 다른 NMN 제품들의 수치 구성과 상당 부분 겹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상세페이지에는 "구매 전 NMN 함량 먼저 확인하세요. 최근 온라인에서 순함량을 속여서 판매하는 NMN 제품이 유통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라는 경고 문구도 게재돼 있다. 소비자를 향한 경고이지만, 결과적으로 일양약품 자사의 다른 NMN 제품군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구조다. 새 제품을 띄우기 위해 만든 비교광고가 기존 자사 NMN 제품군을 '저함량·산화 가능 제품'처럼 보이게 만드는 자기모순 구조가 된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자폭 마케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 역산해보니 세 제품 모두 '착시 NMN'
일양약품이 현재 유통 중인 NMN 제품은 세 종류다. '프라임 NMN 파이토K'(과·채가공품, 브로콜리추출물분말 원료, 제조: 대원헬스케어 2공장, 유통전문판매원: 일양약품), 'NMN 엔엠엔 프로'(과·채가공품, 브로콜리추출물분말 원료, 제조: 뉴트리플래닛, 유통전문판매원: 일양약품), 그리고 '바이탈 NMN 퀘르세틴'(당류가공품, 효모발효분말 원료, 제조: 한미양행, 유통전문판매원: 일양약품)이다. 세 제품 모두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일반식품이다.
파이토K와 NMN 프로는 상세페이지 전면에서 1정당 순수 NMN 함량을 직관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본보가 원재료명 표기와 배합 비율을 토대로 역산한 결과, 파이토K는 1정당 약 7.5mg, NMN 프로는 약 12.5mg(쿠팡 Q&A 판매자 답변으로 별도 확인)으로 추산된다. 바이탈 NMN 퀘르세틴은 상세페이지 비교표에 1정당 NMN 50mg을 명시하고 있어 함량 표기 자체는 앞 두 제품보다 투명한 편이다. 다만 이 수치는 제품 라벨의 원재료 배합 비율에서 역산한 추정치이거나 판매자 표기에 의존한 것으로, 독립 기관의 성분 분석으로 확인된 실측값은 아니다.
이 수치조차 인체에서 동일한 효과를 보장하지 못한다. 파이토K와 NMN 프로의 NMN은 브로콜리추출물분말에서 유래한 것이고, 바이탈 NMN 퀘르세틴은 효모발효분말에서 추출된 것으로, 인간 대상 임상시험에서 주로 사용된 합성 고순도 NMN(β-NMN)과는 원료 특성이 다르다. 현재까지 브로콜리추출물·효모발효분말 기반 NMN과 고순도 합성 NMN 간 생체이용률 및 체내 전환 효율 차이를 직접 비교한 인체 연구는 제한적이어서, 추출 방식에 따른 실제 혈중 NAD+ 전환율 등은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영역으로 남아 있다.
현재 공개된 인간 대상 NMN 임상시험 상당수는 순수 합성 NMN 기준으로 하루 250~1,000mg 수준을 사용했으며, 이 구간에서 혈중 NAD+ 유의 증가가 보고됐다. 일양약품 제품들의 역산 추정 함량은 최소 7.5mg에서 최대 50mg으로, 주요 임상 용량대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 원료 특성의 차이까지 고려하면 해당 임상 결과를 이들 제품에 그대로 일반화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바이탈 NMN 퀘르세틴은 자사 다른 제품(3~8mg 수준)과 비교해 '고함량'을 내세웠지만, 글로벌 임상 기준에선 여전히 저용량 영역에 가깝다. 결국 일양약품의 NMN 라인업은 소비자가 순수 NMN 함량을 오인할 수 있는 표기 구조를 가진 파이토K·NMN 프로와, 함량 표기는 상대적으로 투명하지만 검증되지 않은 원료를 기능성이 있는 것처럼 광고하는 바이탈 NMN 퀘르세틴으로 구성된 셈이다. '다 같은 NMN이 아닙니다'라는 경고형 카피는 결과적으로 일양약품 NMN 라인업 전체가 소비자 오인 가능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스스로 드러낸 꼴이 됐다.
◆ 미미한 함량에 NAD+ 그래프까지...식약처 유권해석 정면 위반 소지
그럼에도 세 제품의 상세페이지에는 마치 이 제품을 섭취하면 체내 NAD+가 증가하는 것처럼 소비자가 인식할 수 있는 콘텐츠가 다수 게재되어 있다. NMN은 식약처가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로 인정하지 않은 미인정 성분이다. 본지가 확보한 식약처 공식 유권해석에 따르면, 일반식품 광고에서 'NAD+ 수치 증가'를 언급하거나 임상 기전을 설명하는 것은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하게 만드는 부당 광고로 금지된다.
파이토K 상세페이지에는 'NMN은 NAD+로 전환되는 대표적인 물질'이라는 화학반응식, 'NMN 섭취 시 증가하는 체내 NAD+ 수치'를 보여주는 30일·60일 혈중 농도 그래프(Mechanisms of Ageing and Development 2024 인용), 'NAD+는 나이가 들수록 체내에서 감소합니다'라는 연령별 하락 그래프가 모두 게재되어 있다. 역산 추정치 기준으로 1정당 약 7.5mg에 불과한 제품의 상세페이지에 이러한 임상 기전 그래프가 나열돼 있는 것이다.
NMN 프로 역시 'NMN은 NAD+ 생합성에 관여하고, NAD+ 주요 공급원'이라는 문구와 함께 NMN→NAD+ 화학구조식을 노출하고 있다. 패키지에는 '1정 800mg'이라는 표기가 강조됐으나, 실제 순수 NMN은 약 12.5mg 수준으로 추산된다. 광고 전면에는 총중량이 강조됐지만 실제 NMN 함량은 별도 Q&A에서만 확인 가능한 구조여서, 소비자가 제품 총중량과 NMN 함량을 혼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쿠팡 베스트 리뷰에는 "1정당 800mg의 고함량 NMN이 들어 있어"라는 소비자 오인 사례가 노출되어 있다.
바이탈 NMN 퀘르세틴은 함량 표기 방식 자체의 문제보다 광고 구성의 기만성이 더 두드러진다. 법적 식품 유형이 '당류가공품(일반식품)'임에도 제품명에 '바이탈(Vital·활력)'을 삽입하고 '데일리 케어 포뮬러'라는 의약품식 표현을 사용했다. 나아가 식약처 인정 영양성분인 나이아신을 300mg NE, 즉 일일 기준치의 2,000% 수준으로 고함량 배합해 비타민의 기능성이 NMN·퀘르세틴에도 있는 것처럼 소비자가 연상하게 만드는 광고 구조도 확인됐다.
각 그래프와 문구 하단에는 '상기 내용은 제품이 아닌 원료에 대한 설명입니다' 또는 '제품과 무관하게 참조사항으로 건강정보에 대한 내용'이라는 면책 고지가 병기되어 있다. 그러나 본보가 확보한 식약처 유권해석은 "면책 문구의 병기 여부와 무관하게 전체적인 맥락이 소비자의 오인을 야기한다면 부당한 표시·광고로 금지된다"는 입장이다.
◆ 자사몰엔 없고 OEM·외부채널만…"단속 타격 분산" 지적
세 제품 모두 일양약품 공식 자사몰에서는 판매되지 않고, 외부 채널을 통해서만 유통된다. 제조도 일양약품 본사가 아닌 외부 OEM 업체가 담당한다. 일양약품 본사는 '유통전문판매원'으로만 등록돼 있어, 업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OEM·외부채널 중심 구조가 식약처 행정 단속 발생 시 제조 정지 등의 직접 타격을 하청 제조사와 외부 판매자 쪽으로 분산시키는 효과를 갖는다는 해석도 나온다.
NMN 프로의 가격 표기도 논란이다. 쿠팡 판매 페이지에는 정상가 265,000원을 기준으로 83% 할인된 5개 44,620원으로 판매한다고 표기돼 있다. 순수 NMN이 1정당 약 12.5mg 수준으로 추산되는 제품의 정상가가 265,000원이라는 가격은 원가 구조상 납득하기 어렵다. 실거래가 없는 부풀려진 가격을 정상가로 설정해 할인율을 과장했다면 표시광고공정화법상 부당한 고객 유인 행위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
◆ 사법 리스크 해소한 정유석 단독 대표 체제... 과제는 남아있다
일양약품은 지난해 9월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중국 합작법인 회계처리와 관련해 과징금 62억3천만 원과 대표이사 해임 권고, 직무정지 6개월 등 중징계를 받은 바 있다. 당시 공동대표였던 김동연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사임했으나, 동일한 해임 권고 대상이었던 오너 3세 정유석 대표는 단독 대표 체제로 자리를 지키면서 '꼬리 자르기' 논란이 일었다.
다만 이 사건은 올해 2월 수원지검이 무혐의 처분을 내려 형사 리스크가 해소됐다. 검찰은 "회계기준 해석의 영역"으로 보고 형사상 고의와 허위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2020년 자사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 관련 주가 조작 의혹도 지난해 4월 서울남부지검의 무혐의 처분으로 4년 가까이 이어진 수사가 종결된 상태다.
두 건의 형사 사법 리스크는 모두 해소됐지만, 증선위 행정 제재에 불복하는 행정소송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일양약품 주식은 올해 3월 26일 거래가 재개됐고, 회사 측은 윤리경영위원회 등 3개 위원회를 신설하는 지배구조 개선 조치를 진행해왔다.
사법 리스크가 해소된 것과는 별개로, 이번 NMN 논란은 본업인 식품 사업에서 광고 컴플라이언스가 실질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드러낸다. 자사몰 배제, OEM 위탁 구조, 외부 채널 전용 유통으로 규제 타격을 분산시켜 놓은 구조에서 정 대표 단독 체제 전환 이후 내부통제가 실질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본지는 일양약품에 비교광고의 '자사 모델 A' 지칭 대상, 광고 상세페이지 제작·검수 체계, 외부 채널 전용 유통의 경영적 판단 근거 등에 대해 공식 질의서를 발송했으나, 기사 게재 시점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
※ '착시 영양제' 시리즈 관련 보도
본보는 국내 건강식품 시장의 구조적 광고 위반 패턴을 추적하는 '착시 영양제' 시리즈 보도를 진행하고 있다.
▶ '착시 NMN' 논란… 카카오메이커스, 함량 부정확한 현대판 불로초 펀딩했다
▶ 인보사 겪고도 반복되는 '성분 문제'?… 전승호의 코오롱제약, 착시 NMN·글루타치온 논란
▶ 먹는 백옥주사는 없었다… H&B 판매 1위 프롬바이오 '착시 글루타치온' 논란
일양약품 제품군의 위반 패턴 분석은 후속 기사를 통해 글루타치온·알부민·스페르미딘 편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전여송 로이슈(lawissue) 기자 arrive71@lawissue.co.kr
[단독] 일양 아닌 일양 같은 정유석의 착시 NMN, '자폭' 마케팅 논란 ①
"저함량·산화 위험"...자사 제품 깎아내려도 신제품 역시 '착시 NMN'회계·주가조작 의혹 무혐의 종결...증선위 소송·식품표시광고법 여전히 과제 기사입력:2026-05-27 16: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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