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전용모 기자] 바야흐로 ‘대인플루언서’의 시대다. 수십만, 수백만의 팔로우를 거느린 인플루언서의 포스팅 하나는 기성 언론사 이상의 파급력을 가진다. 그들이 입는 옷은 곧바로 품절이 되고, 그들이 방문하는 레스토랑에는 곧바로 웨이팅이 생겨난다. 그런데 이 막강한 영향력이 ‘의료’의 영역과 만날 때, 인플루언서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범죄자가 될 위험에 처할수 있다. 최근 SNS를 중심으로 성형, 피부과, 미용 시술 후기가 넘쳐나면서 보건 당국과 수사기관이 인플루언서들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
많은 인플루언서들은 이른바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을 호소한다. “순수하게 내돈내고 받은 시술이 너무 좋아서 정보 공유 차원에서 올린 것”이라는 항변이다. 일반적인 소비재나 식당이라면 문제가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이러한 진정성이 마케팅의 미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의료법의 세계에서는 이것이 면죄부가 되지 않는다.
인플루언서들이 형사처벌 위험에서 벗어나려면, 알음알음 전해지는 불확실한 ‘카더라’ 통신에 더 이상 의존할 것이 아니라, 정확한 법의 기준을 확인해야 한다.
-의료광고, 오로지 의료인에게만 허용
의료법 위반이 될 수 있는 첫 번째 기준은 ‘누가’ 광고를 했느냐다. 현행 의료법 제56조 제1항은 “의료기관 개설자, 의료기관의 장 또는 의료인이 아닌 자는 의료에 관한 광고를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즉, 의료광고는 오로지 의료인만이 할 수 있는 것으로, 일반인(비의료인)인 인플루언서는 애초에 의료광고의 주체가 될 수 없다.
여기서 한 가지 쟁점은 무엇이 ‘의료광고’인가 하는 점이다. 대법원 판례와 보건복지부의 유권해석을 종합하면, 의료광고란 ‘특정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의 기능, 진료 방법 등에 관한 정보를 알려 불특정 다수를 유인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인플루언서들이 쉽게 오해하는 지점이 바로 ‘대가성’이다. 일반적으로 광고는 대가성을 띄고 있기 때문에, 많은 인플루언서들이 병원으로부터 광고비나 협찬을 받지 않으면 의료광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물론 대가성 여부는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지만, 유일한 기준은 아니다. 게시물의 내용이 의료기관이나 의사를 특정할 수 있고, 시술의 효과를 과장하거나 긍정적으로 묘사하여 소비자를 그 병원으로 유인하는 성격을 띤다면, 설령 대가가 없었더라도 의료광고로 간주될 가능성이 있다.
-‘치료경험담’은 왜 금기시되는가
두 번째 함정은 ‘치료경험담’이다. 의료법은 소비자를 현혹할 우려가 있는 치료경험담을 활용한 광고를 엄격히 금지한다. 이는 의료인에게도 적용되는 규제인데, 비의료인인 인플루언서가 이를 게시하는 것은 더더욱 위험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전후(Before & After) 사진 비교, 구체적인 시술과정의 묘사, 부작용 없이 효과가 즉각적이라는 등의 주관적 평가는 전형적인 치료경험담 광고에 해당할 수 있다.
인플루언서 개인의 성공적인 시술 경험이 일반화되어 대중에게 전달될 경우, 전문적인 의학적 지식이 부족한 소비자로 하여금 치료 호과에 대한 오해나 잘못된 기대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설령 의료기관이나 의사 정보를 직접 노출하지 않고 ‘DM(다이렉트 메시지)으로 정보 드려요’라고 하는 것도 위법 행위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 메일 등 별도 연락을 통해 의료기관 정보를 공유하거나 소개하는 것 역시 불법 소개·알선 정황으로 보여질 수 있고, 소개·알선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대가성 여부에 따라 치료경험담 광고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제’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리스크 관리법
그렇다면 인플루언서는 의료와 관련된 어떠한 언급도 할 수 없는 것일까? 병원으로부터 어떠한 형태의 편의나 대가도 제공받지 않고, 순수하게 자발적인 의사로 자신의 치료경험담을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에 공유하는 행위는 법률상 허용되는 ‘정보 제공’ 또는 ‘의견 개진’의 범주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여기에 주관적 가치 판단이나 유인성 문구가 개입되는 순간 위법의 영역으로 넘어갈 소지가 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는 성형·미용분야 온라인 의료광고 특히 비의료인에 의한 블로그, 카페,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을 통한 의료광고를 집중적으로 모니터링 하고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의료법 위반소지가 있는 의료광고를 적발하여 그 결과를 관할지자체에 통보하거나 행정처분 조치를 내리고 있다.
결국 ‘단순 정보 공유’와 ‘불법 의료광고’의 경계는 칼로 무 자르듯 명확하지 않다. 수사기관은 불법 의료광고를 판단함에 있어서 그 내용, 형식, 게시 경위, 대가성 등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플루언서에게는 의료 관련 콘텐츠만큼은 최대한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의도치 않은 위법으로 공든탑을 무너뜨릴 위험을 감수하기보다는, 위법의 소지가 조금이라도 존재한다면 게시 자체를 자제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리스크 관리법이다.
-소마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신효정
신효정 변호사는 현재 소마(SOMA) 법률사무소의 대표변호사다. 기업 법무 및 국제 분쟁전문가로, 다양한 산업군의 기업 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헬스케어 및 엔터테인먼트 분야로 전문성을 넓혀 활발한 자문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세계변호사협회(IBA) 중재위원회의 Diversity & Inclusion Officer로도 활동하고 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기고] ‘내돈내산’ 피부과 후기, 인플루언서 의료법 위반 주의보(신효정 변호사)
기사입력:2026-01-13 10: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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