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국민 신뢰 없는 사법부 성장은 교만한 공치사”

“자부심이 하루아침에 냉소의 대상으로 회자되던 뼈아픈 상처 결코 잊어선 안 돼” 기사입력:2013-01-02 16:58:48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양승태 대법원장은 2일 “국민의 신뢰가 수반되지 않는 사법부의 성장은 공허할 뿐 아니라 오히려 교만한 공치사로 치부될 따름”이라며 사법의 찬란한 탑을 우뚝 세우기 위해서는 국민의 신뢰를 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 대법원장은 특히 실화를 토대로 법정을 소재로 만들어 사회적 반향을 불러 일으킨 영화 <도가니>와 <부러진 화살>에 많이 놀란 듯 “굳건한 신뢰의 토대가 없이는 법원에 대한 국민의 눈길이 조그마한 충격 하나로 얼마나 쉽게 차가워질 수 있는가를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양승태 대법원장(사진=대법원)

양승태 대법원장은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서 가진 시무식에서 먼저 “그동안 사법부는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는 최후의 보루로서 헌법적 역할을 다하기 위해 끊임없이 제도와 절차를 개선하고 시대의 흐름과 기술의 발전에 신속히 적응하는 노력을 기울여 온 결과, 세계은행 등 권위 있는 국제기구들로부터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사법절차를 운용하고 있다고 평가받을 만큼, 국제적으로 주목받을 정도의 내실 있는 사법부로 성장했다”고 자평했다.

이어 “이러한 고무적인 현상은 모두 법원 가족 여러분이 열과 성의를 다해 노력한 결과”라며 “이 자리를 빌려 그동안 희생과 노고를 아끼지 않은 법원 가족 여러분 모두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노고를 치하했다.

하지만 양승태 대법원장은 “이 시점에서 우리는 겸허한 마음으로 스스로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자만하지 말 것을 당부하며 “사법부가 아무리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다 해도 이를 국민의 신뢰 증진과 연결시키지 못하면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항상 강조하다시피 사법부는 국민의 신뢰라는 토대가 없이는 존립이 어렵고, 신뢰가 수반되지 않는 사법부의 성장은 공허할 뿐 아니라 오히려 교만한 공치사로 치부될 따름”이라고 국민의 신뢰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재판절차가 부정적으로 묘사된 어떤 영상매체로 인해 우리의 오랜 긍지와 자부심이 하루아침에 암흑 속에 매몰되고 냉소의 대상으로 회자되던 뼈아픈 상처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며 “굳건한 신뢰의 토대가 없이는 법원에 대한 국민의 눈길이 조그마한 충격 하나로 얼마나 쉽게 차가워질 수 있는가를 깨달아야 한다”고 방심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양 대법원장이 언급한 ‘재판절차가 부정적으로 묘사된 어떤 영상매체’는 아마도 법정을 소재로 한 영화 <도가니>와 <부러진 화살>을 두고 한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이들 영화로 인해 많이 놀랐던 모양이다.

양 대법원장은 그러면서 “작년부터 법원 가족 모두가 한마음이 돼 ‘국민과 소통하는 열린 법원’이라는 기치 아래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펼쳐온 것은 참으로 시의적절한 것이었다”며 “올해는 이러한 노력을 더욱 체계적이고 역동적인 것으로 발전시켜 나가야하겠다”고 주문했다.

그는 “단순히 일시적인 데 그치는 행사나 사무적이고 형식적인 태도에서는 절대로 국민의 신뢰와 존경이 싹틀 수 없다”며 “무엇보다도, 국민과 소통하는 노력은 그 어떤 것이든 우리의 마음으로부터 우러나는 진정성이 배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진정성은 국민의 신뢰 없이는 사법부에 미래가 없다는 절박감, 책임감에서 우러나온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와 함께 양승태 대법원장은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상이한 가치관 간의 갈등이 날이 갈수록 격화돼 대립구조로 치닫기만 하는 경직된 분위기 속에서, 적정한 사법권 행사마저 과격한 도전을 받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며 “충실한 사안의 분석이나 법과 원칙을 외면한 채 그저 비전문가의 감정적ㆍ정서적 측면만을 내세워 재판 결과를 공격하는 풍조도 만연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어 “이러한 태도는 사법권을 위태롭게 해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릴 것”이라며 “우리 모두 결연한 의지로써 그와 같은 부당한 비난에 맞서 민주주의의 근간인 재판의 독립을 당당히 지켜내야 한다. 이는 사법부에 몸담은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절체절명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양 대법원장은 “허나, 여기서 우리가 유념해야 할 것은, 민주 헌법이 재판의 독립을 보장하는 것은 그렇게 해야만 우리 사회에 정의가 가장 잘 실현될 수 있다는 믿음에 기초한 것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기 때문은 아니라는 것”이라며 “따라서 재판의 독립도 국민으로부터 전폭적인 신뢰를 받을 때에만 완벽하게 수호될 수 있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상기시켰다.

그는 “우리 사회가 끊임없이 변화함에 따라 법적 환경도 항상 변화하고 있고, 건전하고 지속적인 사회의 변천, 그에 따른 국민의 눈높이와 법감정의 변화를 외면하는 재판은 결코 지지를 받을 수 없다”며 “법이 바뀌고 있는데도 과거의 기준에만 집착한다면 누구도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 대법원장은 그러면서 “재판의 진정한 권위는 국민이 승복하는 데에서 얻어지는 것이고, 국민의 승복은 무엇보다도 재판하는 법관에 대한 존경과 믿음에서 비롯된다”며 “재판을 담당하는 법관은 존경받는 지도자로서의 진중한 면모와 사회의 변화를 꿰뚫는 예리한 혜안을 갖추고, 거스를 수 없는 새로운 시대감각을 직시해 이를 재판에 투영하는 지혜를 발휘함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획득할 책임이 있는데, 바로 그것이 재판 독립의 원칙을 수호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양 대법원장은 2013년에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할 업무과제를 제시하면서 법원가족들에게 사법의 찬란한 탑이 우뚝 설 수 있도록 당부의 말도 했다.

그는 “새해에도 업무는 그칠 줄 모르고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는 한편, 법정 중심 재판의 활성화, 1심 재판의 강화, 전자소송의 확대, 국민참여재판제도의 정립, 전문법원의 역할 증대 등 재판절차 개선을 위해 추진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고, 또한 평생법관제의 정착, 재판부 구성의 재편, 고법판사 제도의 확립, 새로운 전담법관 제도의 시행 등에 따른 조직 및 인사정책도 계속 펼쳐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추진하는 모든 제도 개혁의 성패는 바로 우리 자신의 인식과 자세에 달려 있다”며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바로 하나의 법원이라는 자긍심과 책임감을 잊지 마시고, 새로 추진하는 업무들이 성공적인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양 대법원장은 “어느 시인의 말처럼 아무리 높이 솟아 있어도 홀로선 돌을 탑이라 하지는 않는다. 셋이서, 다섯이서 받쳐주며 높아질 때 드디어 탑이 된다”며 “우리 자신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내부의 소통을 통해 법원 가족 모두가 한마음이 돼 서로 배려하고 북돋아주며 국민의 신뢰를 받는 사법부를 만드는 데 마음과 지혜를 모아 혼신의 노력을 다하자”고 힘주어 말했다.

끝으로 “있는 힘을 다한 우리의 노력이 꾸준히 쌓여 간다면, 국민의 신뢰라는 굳건한 반석 위에 우리가 염원하는 사법의 찬란한 탑이 우뚝 서는 날을 머지않아 보게 될 것”이라고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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