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조권 침해 손해배상, 고층 건물로 햇빛 가려졌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기사입력:2026-09-22 15:21:55
사진=진앤리 법률사무소 진실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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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진가영 기자] 인근에 고층 건물이 들어선 이후 집 안으로 들어오는 햇빛이 크게 줄어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는 사례가 적지 않다. 특히 기존에는 충분한 일조가 확보되던 주택이 인접 건물의 신축 이후 장시간 그늘에 가려지게 됐다면 단순한 불편을 넘어 ‘일조권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새로운 건축물이 들어선 뒤 일조시간이 줄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법적으로 일조권 침해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일조방해의 정도가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감내해야 할 범위, 이른바 ‘수인한도’를 넘어섰는지 살펴봐야 한다.

대법원은 건물의 신축으로 인접 토지의 거주자가 직사광선을 받지 못하게 된 경우, 그 일조방해가 사회통념상 수인한도를 넘어야 사법상 위법한 가해행위로 평가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수인한도 초과 여부는 단순히 햇빛이 몇 시간 들어오는지만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일조방해의 정도를 비롯해 피해 이익의 성질, 가해 건물의 용도, 해당 지역의 특성, 토지 이용의 선후관계, 피해 회피 가능성, 건축 관련 규제 위반 여부, 당사자 사이의 협의 경과 등 여러 사정이 종합적으로 고려된다.

실무에서는 동지를 기준으로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연속 2시간 이상의 일조가 확보되는지, 또는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총 4시간 이상의 일조가 확보되는지 등이 일조 피해를 판단하는 주요 기준으로 활용돼 왔다. 그러나 이러한 시간 기준만으로 모든 결론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며, 주변 건축물의 형태, 신축 건물과의 거리 및 높이, 주거환경의 특성 등 개별적인 사정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따라서 일조권 침해를 주장하려면 단순히 주관적인 불편을 호소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신축 전후 일조시간의 구체적 변화, 신축 건물의 높이와 배치, 피해 주택의 창문 방향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실제 분쟁에서는 일조 분석이나 시뮬레이션, 감정 등을 통해 시간대별 그림자의 변화와 일조시간 감소 정도를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과정이 수반된다.

일조권 침해가 수인한도를 넘어 위법한 것으로 인정된다면 다음 쟁점은 손해의 범위다. 일조 감소로 인해 주택이나 토지의 객관적인 가치가 하락했다면 그 가치 감소분이 재산상 손해로 문제될 수 있으며, 구체적인 손해액은 부동산 감정 등을 통해 산정하게 된다. 민법 제750조에 따라 일조방해 행위의 위법성과 실제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가 확인된다면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

진앤리 법률사무소 진실 대표 변호사는 “일조권 분쟁은 건물이 높다거나 햇빛이 줄었다는 사정만으로 판단하기 어렵고, 신축 전후의 일조시간 변화와 건축물의 위치·높이·거리, 주변 지역의 이용 상황 등을 객관적 자료로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조권 침해가 의심된다면 실제 일조시간이 어느 정도 감소했는지 먼저 확인하고, 수인한도 초과 여부와 재산가치 하락 등 발생한 손해의 범위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며 “특히 건축이 이미 완료된 경우와 공사가 진행 중인 경우에는 검토해야 할 법적 대응 방법에도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구체적 상황에 맞춰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jky1977@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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