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원고의 게임은 창작적 개성갖춰 저작물 보호대상"…원심 파기환송

기사입력:2019-07-01 10:52:46
(사진=대법원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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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용모 기자] 원고 게임이 가지고 있는 창조적인 표현형태를 그대로 모방한 게임을 출시해 제공한 피고의 행위는 원고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며 침해행위의 금지 및 그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에서 1심은 원고 일부승소, 2심은 원고패소를 판결했다.
대법원은 원고 게임물과 피고게임물이 실질적으로 유사하지 않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를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인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원고 게임물은 선행 게임물과 구별되는 창작적 개성을 갖추고 있어 저작물로서 보호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원심의 판단에는 게임 저작물의 창작성과 실질적 유사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

저작권의 보호 대상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말, 문자, 음, 색 등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외부에 표현한 창작적인 표현형식이므로, 저작권의 침해 여부를 가리기 위하여 두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인 유사성이 있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창작적인 표현형식에 해당하는 것만을 가지고 대비해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3. 8. 22. 선고 2011도3599 판결 참조).

원고는 2002년경 설립된 ‘King Digital Entertainment PLC’(이하 ‘킹 디지털’이라 한다)를 지주회사로 하는 그룹의 일원으로, 컴퓨터 및 모바일 기기 등의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게임을 개발하여 이를 제공하는 영업을 영위하는 몰타공화국 소재 법인이다.

피고는 온라인 게임포탈 개발 및 운영, 온라인 콘텐츠 개발 및 유통업 등을 목적으로 2006년 2월 20일 설립등기를 마친 국내 법인이다.
이 사건 원고 게임의 기본 방식은 특정한 타일들을 3개 이상 직선으로 연결하면 타일들이 사라지면서 그 수만큼 해당 타일의 점수를 획득하는 방법으로 각 단계마다 주어지는 목표 타일 수에 이르도록 하는 ‘매치-3-게임’의 기본 형식을 취하되, 위와 같이 타일들이 사라지는 경우 이웃하는 타일들의 점수 값이 높아지도록 하는 규칙 등 게임의 단계마다 새로운 규칙을 추가하고, 목표 달성을 방해하는 특정한 장애물을 추가함과 동시에 이러한 장애물을 무력화시키거나 그밖에 특정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아이템(부스터)을 제공하고 이를 구매할 수 있게 고안된 퍼즐 게임이다.

피고 게임의 기본 방식 역시 매치-3-게임의 기본 형식을 취하되, 이웃하는 타일들의 점수 값이 높아지도록 하는 규칙 등과 같은 새로운 규칙을 추가하고, 그 밖에 특정한 표 달성을 방해하는 특정한 장애물 및 이를 제거할 수 있는 아이템(부스터)을 추가하는 등 이 사건 원고 게임의 기본 방식과 동일한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퍼즐 게임이다.

팜 히어로 사가(Farm Heroes Saga 원고 게임)를 개발한 원고가 포레스트 매니아(Forest Mania 피고 게임)를 국내에서 서비스하는 피고를 상대로 △원고 게임에 대한 저작권 침해 △원고의상당한 노력과 투자로 구축한 게임의 명성과 고객흡인력에 무단 편승한 부정경쟁행위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부정경쟁행위 또는 불법행위의 금지 및 그로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1심(2014가합567553)인 서울중앙지법 제12민사부(재판장 이태수 부장판사)는 2015년 10월 30일 저작권 침해금지 등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에게 2014년 2월경부터 2015년 3월경까지의 손해액 11억6811만4291원과 이에 대해 판결선고일 다음날인 2015년 10월 31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 2015년 4월 1일부터 피고가 게임을 일반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행위를 중단하는 날까지 매월 8343만6735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고 했다.
‘원고가 이 사건 원고 게임의 저작권자인지 여부’에 대해 저작권자라고 판단하면서도 ‘피고게임이 원고의 저작권을 침해한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피고 게임은 이 사건 원고 게임의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피고 게임을 출시해 이를 일반인들에게 제공하는 피고의 행위는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차)목 소정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며 “이로 인한 손해배상의무와 원고가 장래에 발생할 손해에 대해서도 그 지급을 미리 청구할 필요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봤다.

피고는 항소했다.

항소심(2015나2063761)인 서울고법 제4민사부(재판장 배기열 부장판사)는 2017년 1월 12일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원고 게임과 피고 게임에 일부 유사해 보이는 게임규칙 등이 있다고 하더라도 게임규칙의 경우 저작권의 보호대상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의 경우 피고 게임은 게임 캐릭터 등을 원고 게임과 다르게 표현함으로써 그 표현형식에 상당한 차이가 있으므로 원고 게임과 피고 게임이 실질적으로 유사하다고 볼 수 없다. 그러므로 피고 측이 피고 게임을 개발한 행위가 원고 게임에 관한 복제권 및 2차적저작물작성권을 침해하였다고 볼 수 없고, 피고 측이 피고 게임을 게임 이용자들에게 서비스한 것 역시 원고 게임에 관한 공중송신권을 침해했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단했다.

또 원고의 성과물 무단 사용행위로 인한 부정경쟁행위 또는 불법행위의 성립 여부에 대해서는 “원고 게임의 인기에 일부 편승한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밖에는 피고 측의 독자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피고 측의 비용과 노력을 들여 원고 게임과 실질적으로 유사하다고 볼 수 없을뿐더러 원고 게임에 존재하지 않는 다양한 창작적 요소를 가진 피고 게임을 제작하여 게임 이용자들에게 제공한 것이므로 피고 측의 이러한 게임 창작 및 제공행위는 원고의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는 한도에서는 원칙적으로 허용되는 행위로서 그것이 상도덕이나 공정한 경쟁질서에 반하여 명백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거나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했다.

원고는 대법원에 상고했다.

상고심(2017다212095)인 대법원 제3부(주심 대법관 조희대)는 2019년 6월 27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다.

대법원은 “피고 게임물은 원고 게임물과 동일한 순서로 히어로 모드, 전투 레벨, 알 모으기 규칙, 특수 칸 규칙, 양동이 규칙(그루터기 규칙), 씨앗과 물방울 규칙(엘프와 버섯 규칙), 방해 규칙 등을 단계적으로 도입해 원고 게임물의 제작 의도와 시나리오에 따라 기술적으로 구현된 주요한 구성요소들의 선택과 배열 및 조합을 그대로 사용했다. 결국 피고 게임물은 이러한 개별적인 요소들이 원고 게임물과 마찬가지로 구체적으로 어우러져 사용자에게 원고 게임물에서 캐릭터만 달라진 느낌을 주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원고 게임물은 선행 게임물과 구별되는 창작적 개성을 갖추고 있어 저작물로서 보호 대상이 될 수 있다. 피고 게임물은 원고 게임물의 제작 의도와 시나리오가 기술적으로 구현된 주요한 구성요소들의 선택과 배열 및 유기적인 조합에 따른 창작적인 표현형식을 그대로 포함하고 있으므로, 양 게임물은 실질적으로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고 봤다.

그런데도 “원심은 원고 게임물의 제작 의도와 시나리오가 기술적으로 구현된 주요한 구성요소들의 선택·배열·조합에 따른 창작적 개성 등을 제대로 심리하지 아니한 채 원고 게임물과 피고 게임물이 실질적으로 유사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 부분 원심의 판단에는 게임 저작물의 창작성과 실질적 유사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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