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첫번째 강좌를 맡은 페로 아일랜드 출신의 미쉐린 스타 셰프 ‘파울 안드리아스 지스카(Poul Andrias Ziska)’는 페로 아일랜드의 지속가능한 어업과 축산업에 대해 소개했다.
지스카 셰프는 “소를 키우는 것보다 연어 등 물고기 양식이 이산화탄소를 훨씬 적게 배출한다”며 “페로 아일랜드는 어부들과 지역 커뮤니티가 협업하여 남획을 방지하고 바다의 종 다양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고 전했다.
또 지스카 셰프는 “페로 아일랜드는 양을 방목하여 키우는데 1년에 딱 한번 도축할 수 있다”며 “잡은 양은 바로 먹지 않고 부위에 따라 3개월 길게는 7개월까지 해풍에 말려 발효해 먹는다”고 밝혔다.
두번째 강좌는 스페인에서 온 ‘마카레나 드 카스트로(Macarena de Castro)’ 셰프가 나서 스페인 마요르카 지역의 전통 레시피에 자신만의 철학을 담은 지중해식 레시피를 선보였다. 또 풀무원의 국산콩 나또를 활용한 독특한 디저트를 선보여 청중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마지막으로 호주에서 온 ‘댄 헌터(Dan Hunter)’ 셰프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친환경 농업과 레시피를 선보였다. ’자연을 키우는 셰프‘로 불리는 헌터 셰프는 23에이커(약 2만8천평) 규모의 친환경 농장을 운영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곳에서 생산한 친환경 채소와 동물복지 방식으로 키운 가금류를 요리에 사용한다.
헌터 셰프는 단순히 친환경 레시피를 선보이는 것을 넘어 더 적극적인 방식으로 환경보호를 실천하는 환경주의자라 할 수 있다. 그는 자신의 농장 안에 작은 댐을 만들어 빗물을 모아 농작물을 키우는데 사용한다. 또 레스토랑에서 남은 음식은 퇴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여 땅에 매립하는 쓰레기를 최소화하고 있다.
이날 헌터 셰프는 “이제 많은 사람들이 점점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이산화탄소를 많이 생산하고 있다”며 “우리 모두가 스스로 환경주의자가 돼야 한다”고 전했다. 친환경 농작물을 생산하고 음식을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냐는 한 청중의 질문에 대해 헌터 셰프는 “이것은 단지 선택의 문제일 뿐이다”라며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것, 남은 음식과 채소를 퇴비로 만드는 것 모두 그냥 실천하면 되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헌터 셰프는 요리할 때 보통 버리는 새우 머리와 채소 껍질을 사용한 레시피를 공개해 청중들의 주목을 끌었다.
한편, 2009년부터 시작한 서울고메는 세계 최정상의 셰프들과 F&B전문가들을 초청하여 한식과 한식의 철학을 소개하고 식문화를 통해 음식이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미식축제이다. ‘지구를 살리는 미래의 식탁’이라는 주제로 열린 올해 서울고메 2018은 생태와 환경을 지키며 지속가능한 농업에 대해 다양한 포럼과 컨퍼런스를 열었다.
편도욱 기자 toy1000@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