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백신 찬반 논란, 그 믿음과 불신의 역사를 파헤치다!

디프테리아, 백일해, 파상풍, 결핵, 콜레라, 소아마비, 황열, 말라리아, 자궁경부암…질병 예방과 부작용 우려 사이, 백신 논쟁의 모든 것 기사입력:2018-07-28 18:19:31
(사진=박하)

(사진=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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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임한희 기자] 현대 의학의 발전 지표이자 공공보건의 승리로 여겨졌던 백신. 백신은 인간의 면역 체계를 지원해 잠재적인 감염(혹은 질병의 심화)으로부터 인체를 보호한다. 백신접종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활동이었고 실제로 사람의 생명을 구했다. 디프테리아, 백일해, 파상풍 백신뿐 아니라, 그 이후에 개발된 소아마비와 홍역 바이러스 백신은 지역사회의 아동 수백만 명을 살렸다.
하지만 오늘날은 어떠한가? 백신 안정성에 대한 불안으로 많은 사람이 접종 자체를 망설이고 있고, 더 나아가 백신접종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MMR(홍역-유행성 이하선염-풍진) 백신의 경우에는 자폐증과 명확한 연계 관계가 밝혀지지 않았음에도 불안은 늘어가고만 있다. 안아키(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라는 극단적인 행동까지 나오게 된 데에는 현대 의학, 특히 백신에 대한 불신이 자리하고 있다.

다른 질문을 던져보자. 우리는 매년 겨울이 가까워지면 인플루엔자 백신을 두고 고민에 빠진다.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인플루엔자 백신접종을 권고받는데, 특히 독감에 걸렸을 경우 위중한 질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집단이 그 대상이 된다. 그런데 인플루엔자 백신은 어린 시절 한두 차례 접종받으면 그만인 대부분의 다른 백신과 달리, 보호 기간이 왜 고작 1년에 불과한가?

저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바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변이 때문이다. 또 한 인플루엔자에 대한 면역이 다른 인플루엔자에 대한 면역이 될 수도 없다. 따라서 그 백신은 현존하는 (하위) 바이러스주에 걸맞게 조정해 효능을 유지해야 한다.

이러한 필요 때문에 WHO는 ‘세계 인플루엔자 감시 및 대응 체계’를 구축해, 매년 현존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샘플을 수집해 가장 큰 위험이 될 수 있는 샘플을 확인하고, 확인된 바이러스주는 곧바로 계절성 인플루엔자 백신을 생산하는 업체에게 제공한다.

그런데 그해 유행할 바이러스주를 제공하는 시점과 백신접종을 받아야 하는 계절성 인플루엔자 유행이 나타나기 전까지의 기간은 일반적으로 몇 달에 불과할 만큼 짧은 편이다. 여기서 또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WHO와 각국의 공공보건당국은 누구의 조언을 받아 무슨 근거로 인플루엔자 유행을 선언하는 것인가? 혹 첨예한 이해관계가 개입된 것은 아닌가?
이 책 《두 얼굴의 백신》(원제: Immunization: How Vaccines Became Controversial)에서 저자는 냉전 시대의 정치 논리에서 신자유주의 경제 논리에 이르기까지, 백신과 관련된 최근까지의 논쟁과 이슈들을 정리하면서, 그 의심의 근원을 파헤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백신을 하나의 기술이자, 건강을 증진할 수 있는 몇몇 접근법의 하나로 제시한다.

그럼으로써 백신이 가지는 편협한 이익과 위험을 산정하기보다는 보다 넓은 맥락에서 판단을 내린다. 이 책은 백신을 둘러싼 우리의 선택에 보다 명확한 근거를 제공할 것이다.

▲ 출판사 서평

인류의 유일한 희망으로 여겨졌던 백신, 왜 누구는 신뢰하고 누구는 불신하는가?

냉전시대 정치논리부터 신자유주의 경제논리까지, 백신의 연대기
백신접종은 당연한 것인가? 우리나라의 경우, 태어나 돌(생후 12개월)까지 맞아야 하는 필수 예방접종은 무려 9개다. 결핵을 예방하는 BCG, B형 간염, 뇌수막염 예방접종, 소아마비 예방접종, 폐렴구균, 그리고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등을 예방하는 DPT와 홍역과 유행성 이하선염(볼거리), 풍진을 예방하는 MMR, 수두, 일본 뇌염 등이 그것이다.

백신 부작용에 대한 논란은 꾸준히 제기되어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자녀에게 백신접종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다른 부모들이 그들의 자녀에게 백신을 접종하고, 백신접종이 사회적으로 당연하게 여겨지므로 단순히 수동적인 태도로 접종하는가? 아니면 자녀가 직면할 위험을 평가해 적극적인 태도로 백신을 접종하는가?

이 책 《두 얼굴의 백신》은 백신이라는 복잡한 주제를 다각적으로 살펴본다. 논란이 무성했던 백신의 탄생 과정과 백신 사용이 확대된 과정을 자세히 검토함으로써, 최근 증가하는 ‘백신에 대한 망설임’이라는 현상의 근원을 매우 객관적인 관점에서 선명하게 그려낸다.

이 책에서 저자는 백신의 역사를 크게 기술(2~4장), 정책(5~7장)으로 나누어 살펴본다. 특히 저자는 백신이 특별한 유형의 기술이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논의를 전개해나간다.

즉, 백신은 사람과 공동체의 건강을 보호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일련의 도구로, 유일하지는 않지만 매우 중요한 도구라는 것이다. 이 책의 부제 ‘냉전시대 정치논리부터 신자유주의 경제논리까지의 연대기’처럼, 백신 개발 및 생산과 백신 사용과 관련된 정책 및 활동은 시대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해왔다. 저자는 백신이라는 건강을 위한 매우 중요한 도구를, 그 기술 자체와 그 기술의 사용 방식을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백신과 백신접종에 대한 많은 사람의 믿음이 사라져가고, 그에 따라 백신접종률이 지속적으로 떨어질 경우 집단면역의 이점을 누릴 수 없게 되어 홍역이나 백일해 같은 질병이 심각한 수준으로 유행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공공보건 전문가들의 우려가 커져가는 상황이다. 백신접종에 대한 당신의 견해는 무엇인가? 백신을 둘러싼 논란들이 어떻게 진행되어왔는지 한번 살펴보자.

◇ 백신 개발의 원동력, 공공보건인가 정치․경제 논리인가?

위키피디아는 백신을 “특정 질병에 대한 능동획득 면역을 제공해 특정 질병에 생물학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물질”이라고 아주 단순하게 정의한다. 즉, 백신은 자연에서 발견되는 물질에서 유래하고 특정 질병에 연계되는 생물학적인 물질로, 유익한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천연두를 제외하고는 질병 예방을 목적으로 한 백신접종의 가치를 수용하는 과정이 더뎠을 뿐 아니라 일관성 없게 진행됐다. 수십 년 동안 백신이 개발될 수 있도록 자극해온 강력한 추진력의 하나는 무장 갈등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을 치르면서 각국 군대의 사령관들이 장티푸스 백신접종의 가치를 인식하게 됐으니, 전시라는 상황 자체가 백신접종의 사용을 촉진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20세기로 접어들어 맞이한 첫 60년에서 70년 사이 개발된 백신은 말 그대로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람의 목숨을 구했다. 이 시기의 백신은 대체로 보건의료의 필요에 부합하는 방향에서 개발됐는데, 1980년대를 거치면서 그 원동력에는 경제 논리가 자리한다.

최빈국에는 개발된 백신을 구입할 자원이 없을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에 선진 산업국가에는 필요 없지만 최빈국에는 필요한 백신은 거의 개발되지 않았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예를 들어 열대지방 국가에서는 기생충병이 질병과 사망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었지만 기생충병에 관련된 백신은 없을 뿐 아니라 개발 의지도 부족한 형편이었다. 그에 따라 어떤 백신을 먼저 개발할지, 이 백신이 꼭 필요한 것인지 등 다양한 논란이 벌어졌다.

◇ 첨예한 백신 논쟁, 개인의 책임부터 부작용까지

이 책의 저자 스튜어트 블룸은 집단 백신접종이 도입되던 초기부터 찬반 논란은 계속되어왔다고 말한다. 저자에 따르면 1920년대 영국에서 BCG(칼메트-게랭 간균) 집단 백신접종에 반대하는 근거로 제시된 개념의 하나는 바로 ‘개인의 책임’이었다. 즉, 감염은 자기 통제가 부족하고 잘못된 생활방식을 선택한 개인의 탓이라는 논리였다.

따라서 보호 효능을 발휘한다고 약속하는 백신접종을 하면 사람들은 스스로를 성찰하려 하지 않을 것이고 자기의 행동을 변화시키고자 노력하지 않을 터였다. 그리고 그로부터 거의 한 세기가 지난 오늘날에 인유두종 바이러스 백신접종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이와 동일한 근거를 제시하고 있는 형편이다.

저자에 따르면, 백신접종 반대 목소리가 등장하게 된 사건의 중심에는 ‘백일해 백신’ 접종이 자리한다. 백일해 백신접종은 1950년대 이후 광범위하게 시행됐는데, 일반적으로 디프테리아 변성독소와 파상풍 변성독소를 결합한 혼합 백신인 DPT(디프테리아-백일해-파상풍) 백신을 투여했다.

백일해 백신이 도입된 이후 어린 아동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백일해 발병률이 극적으로 감소했지만, 백일해 백신에는 거부 반응이나 우울증 유발 같은 부작용이 있었다. 의학적으로는 부작용이 일반적으로 하루나 이틀이면 사라지는 경미한 수준이라고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부모들이 경각심을 가지기에는 충분했다.

1970년대 말 무렵에는 백일해 백신이 뇌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소문이 돌았는데, 이를 뒷받침하는 것처럼 보이는 역학 연구 결과가 소개되면서 소문은 걷잡을 수 없이 빠른 속도로 퍼져나갔다.

유사한 논란은 여전히 벌어지고 있다. 바로 ‘MMR(홍역-유행성 이하선염[볼거리]-풍진) 백신’ 관련 논란이다. 1998년 소화기내과 전문의 앤드류 웨이크필드는 12명의 공저자와 함께 〈랜싯〉에 발표한 논문에서, MMR 백신이 아동에게 자폐증과 장(腸) 질환을 유발한다고 주장했다.

이 논문은 이내 통제되지 않은 소수의 샘플을 토대로 작성됐다는 이유로 연구 방법론을 둘러싼 엄청난 비판에 직면했고, 그로부터 12년 뒤 〈랜싯〉은 온갖 우여곡절 끝에 앤드류 웨이크필드의 논문을 정식으로 철회했다. 그리고 오늘날 인유두종(자궁경부암 유발 바이러스) 백신을 둘러싼 논란까지, 부작용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세계 전반을 살펴보면 백신접종률은 상승하는 추세다. 그러나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의 부모 가운데 자녀에게 백신을 접종하지 않거나, 국가에서 권장하는 백신접종 일정에 완벽하게 따르지 않는 사람들이 점점 더 늘어나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이 논란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저자는 일각에서 벌어지는 백신접종 반대 운동이 부작용에 대한 불안을 넘어 정부 정책 전반에 대한 저항을 표현하는 수단일 수도 있음을 지적한다.

이 책은 백신과 관련된 가장 최근까지의 이슈들을 명쾌하게 전달하면서, 백신 찬성론자나 반대론자들이 생산해낸 손쉬운 일반화를 피해 이에 대한 하나의 통찰을 제시한다. 분명한 것은 백신에 대한 망설임 같은 현상은 분명 공공보건이 해결해야 할 과제임에 틀림없지만, 그 현상의 이면에 있는 복잡성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그 시작이다.

▲저자 소개

지은이 스튜어트 블룸(Stuart Blume)

암스테르담대학교 과학 및 기술학부 명예교수.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공부하고, 서섹스대학교와 런던 정치경제대학교를 거쳐 영국 정부에서 일한 바 있다.

공공보건의 승리로 여겨졌던 백신. 하지만 백신에 대한 망설임에서 백신접종에 대한 맹렬한 반대까지, 다양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백신 논쟁의 한가운데서 이 책의 저자는 사실에 근거한 신선한 대안들을 제시하고 있다.

냉전 시대의 정치 논리에서 신자유주의 경제 논리에 이르기까지, 저자는 보다 넓은 맥락에서 정책과 진보를 논하면서, 공공보건이 상대적으로 덜 숭고한 관심사에서 밀려나게 된 배경을 파헤친다. 이 책은 백신과 관련된 최신 논쟁과 이슈들에 대한 정보를 명쾌하게 제공한다.

▲옮긴이 추선영
전문 번역가. 옮긴 책으로 《천재에 대하여》, 《복지의 배신》, 《퓰리처》, 《여름전쟁》, 《세상을 뒤집는 의사들》, 《감시 사회: 안전장치인가, 통제 도구인가?》, 《의료 세계화: 자본은 우리를 어떻게 병들게 하는가?》, 《유엔: 강대국의 하수인인가, 인류애의 수호자인가》, 《에코의 함정》, 《추악한 동맹》, 《이슬람에서 여자로 산다는 것》, 《이단자》(개정판), 《녹색 성장의 유혹》, 《싸구려 모텔에서 미국을 만나다》, 《생태계의 파괴자 자본주의》, 《세계사, 누구를 위한 기록인가?》, 《자본의 세계화, 어떻게 헤쳐 나갈까?》 등이 있다.

임한희 기자 newyork291@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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