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법원.(사진=대구지방법원)
이미지 확대보기이어 20분 뒤 같은 지구대 경위 C씨로부터 음주측정에 응할 것을 재차 요구받았음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음주측정에 응하지 않았다.
A씨는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가게에서 일행과 술을 마시다가 차량을 이동해달라는 전화를 받고 근처(약 10m)에 주차돼 있던 자신의 차량으로 걸어와서 차량을 이동하기 위해 운전한 것이다.
이에 따라 경찰이 A씨를 도로교통법위반(음주측정거부)죄로 현행범인 체포하면서 수갑을 채워 순찰차에 태우려고 하자 경찰의 왼쪽 팔뚝을 깨물어 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좌측 전완부 교상을 가했다.
이로써 A씨는 경찰관의 112 신고사건 처리에 관한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함과 동시에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했다.
대구지법 제11형사단독 김태환 판사는 지난 3월 27일 A씨에게 도로교통법위반(음주측정거부) 혐의에 대해서만 벌금 500만원을 선고하고 공무집행방해 및 상해 혐의는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가납명령과 함께 벌금을 납입하지 않을 경우 10만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노역에 유치된다.
김태환 판사는 “경찰관의 피고인에 대한 현행범 체포는 체포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한 ‘영장 없는 체포’로서 위법한 체포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인이 경찰관의 임의동행 요구와 현행범인 체포를 거부․저항하는 과정에서 경찰관을 폭행해 상해를 입혔다고 하더라도 경찰관이 피고인을 체포한 행위는 적법한 행위라고 볼 수 없으므로 형법 제136조의 공무집행방해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피고인이 가한 상해 또한 불법체포로 인한 신체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에서 벗어나기 위한 행위로서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김 판사는 피고인이 음주측정을 거부한 곳에서 한동안 소란을 피웠고, 주변인들도 피고인이 누구인지 알고 있는 상황이었던 점, 경찰관은 피고인이 욕설을 하고 정신이 없어 보인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임의동행을 요구하지도 않은 점, 피고인이 계속 운전 중이었다거나, 음주측정을 받지 않기 위해 현장을 벗어나고 있던 상황도 아니었던 점. 경찰관으로서는 주위 사람들에게 음주측정 거부에 관해 진술을 받아놓는 등의 임의수사를 통한 증거수집이 가능한 상황이었던 점 등을 들어 공소사실은 죄가 되지 않거나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해 형사소송법 제325조에 의해 무죄를 선고했다.
전용모 기자 sisalaw@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