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범죄사실에 따르면 수원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원장 A(여)씨는 2014년 6월 자신의 어린이집에서 보육 중이던 B(26개월)군의 양쪽 팔을 수회 깨물어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는 학대행위를 함과 동시에 피하출혈을 동반한 교상을 가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에 대해 A씨는 “B가 다른 친구들을 깨무는 행동을 많이 해 주의를 주기 위해 B의 팔을 무는 시늉을 하며 ‘이렇게 하면 아프다’고 설명을 해준 것일 뿐 상해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1심인 수원지방법원 형사14단독 전아람 판사는 2015년 3월 상해,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어린이집 원장 A씨에게 유죄를 인정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전아람 판사는 “피고인의 경력과 유아에 대한 전문지식, 피해자의 월령(26개월), 피해자의 팔에 남은 상처의 개수(5군데) 및 정도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행위 당시 피해자에게 상처가 남을 것임을 충분히 인식하고도 이를 용인한 것으로 판단되므로, 상해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와 같은 내용의 변명을 계속하고 있어, 피고인이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전 판사는 “피해자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피고인이 운영하는 어린이집에 머무르는 24시간 보육아동인데, 이러한 경우 피고인으로서는 더욱 큰 책임감을 가지고 피해자를 보호했어야 함에도 이를 저버리고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했는데,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피고인이 아무런 범죄전력 없는 초범인 점, 피고인이 피해자를 위해 50만원을 공탁한 점, 여러 교사 및 학부모들이 탄원하고 있는 점을 참작하더라도, 약식명령의 벌금액을 감액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에 A씨는 “B를 훈육하려는 의도에서 한 것일 뿐,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학대행위를 하려는 고의는 없었다”며 항소했으나, 수원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이근수 부장판사)는 2015년 10월 A씨의 항소를 기각하며 1심 형량을 유지했다.
아동복지법위반 혐의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의 경력과 유아에 대한 전문지식, 피해자의 나이, 피해자의 팔에 남은 상처의 개수, 상해의 정도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의 양팔을 여러 차례 깨무는 행위를 한 것은 피해자에 대한 적절한 훈육권 행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피고인에게 피해자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신체적 학대행위를 하려는 고의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며 A씨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사건은 대법원으로 올라갔으나, 대법원 제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상해,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 어린이집 원장 A씨에 대한 상고심(2015도17174)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1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공소사실이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관련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