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2011년 12월 새누리당은 이듬해 4월 치러질 제19대 총선을 앞두고 당이 위기에 처하자 비상대책위원회를 차렸다. 당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누구도 예상치 못하게 하버드 출신의 청년 벤처사업가라는 화려한 엄친아 포장지를 갖춘 ‘젊은 피’ 이준석(당시 27) 클라세스튜디오 대표를 비상대책위원으로 깜짝 발탁했다.
참신한 새인물에 거침없는 입담으로 이준석 비대위원은 자연스럽게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여론의 중심에 섰고, 더불어 새누리당의 이미지 쇄신에 성공하며 총선에서 재미를 톡톡히 봤다.
조국 교수는 이런 것을 ‘쇼’라고 말했다. 하지만 조 교수는 정치는 쇼가 필요한데 새정치민주연합은 제대로 쇼를 하지 못해 선거 흥행 주도권을 새누리당에 빼앗기고 질질 끌려가는 정국을 답답해 하며, 새정치민주연합을 향한 송곳 질타도 있었다.
▲조국서울대법학전문대학원교수
이미지 확대보기조 교수는 그러면서 “이준석의 16년 출마는 기정사실이 아닐까 싶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새누리당을 바꾸는 혁신위원회’(새바위) 위원장으로 임명된 이준석 위원장은 새누리당에서 7.30 보궐선거 출마 제의가 계속 있었던 듯 페이스북에 “당에는 꾸준히 밝혀왔지만, 7.30 재보선에 나는 전혀 출마를 할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 아직은 때가 이르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조국 교수는 “문제는 이준석을 앞세운 새누리당의 ‘쇼’ 자체가 아니라, 여기로 향하는 눈길을 잡아오지 못하는 야권의 대응력”이라고 새정치민주연합을 지적했다.
조 교수는 “정치는 원래 ‘쇼’적 성격이 있는 바, 관객이 보고 싶고 기대하는 ‘쇼’를 보여줘야 관객은 ‘표’를 준다”며 “뻔한 스토리에 연기력 없는 배우가 나오는 ‘쇼’는 흥행에 성공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6월 30일에도 조국 교수는 “새누리 당혁신기구 출범. 위원장에 이준석”이라며 “새정연, 주목도에서 출발부터 밀리고 있다. 구 민주당의 투사들, 구 안신당의 ‘새정치’ 전도사들, 이준석 한 명에게 지려는가? ‘쇼’ 제대로 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아울러 조국 교수는 3일 “한편 ‘새누리를 바꾸는 혁신위’에 대응하는 것이 ‘새정치비전위원회’(위원장 백승헌 변호사)였을 것인데, 위원들의 분투에도 동 위원회의 제안은 실종 상태다”라고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를 꼬집었다.
새정치비전위원회는 새정치민주연합 창당준비위원회 산하기구로 정치혁신 방안을 마련해 왔다.
새정치비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백승헌 변호사는 6.4지방선거가 끝난 뒤인 지난 6월 13일 기자회견에서 “당은 지방선거에서 새정치의 비전을 분명히 밝히지 못했고, 공천 과정도 과거와 다르지 않았다”고 쓴소리를 내며, 결과적으로 “승리가 기대됐던 많은 지역에서 패배했다”고 비판했다.
이는 일부지역의 전략공천을 꼬집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백 위원장은 “7.30재보선에서는 당파 및 계파의 사적 이익에 휘둘리지 말고 민주적인 개혁 공천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백 변호사는 “새정치의 내용 등과 관련해 많은 건설적 논의가 있었는데도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실천은 뒤따르지 못했다”고 비판하며 “새정치연합은 초심으로 돌아가 새정치의 길로 나가야 한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