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법 서부지원, 돈을 갚지 않고 무시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지인 살인미수 징역 5년

기사입력:2026-07-14 05:00:00
부산지법 서부지원.(로이슈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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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용모 기자] 부산지법 서부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나원식 부장판사, 강보라·윤고운 판사)는 2026년 6월 25일, 돈을 갚지 않고 무시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지인을 흉기로 찔렀으나 도망가는 바람에 미수에 그쳐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60대)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피고인과 피해자 B(60대)는 지인 사이로, 피고인은 피해자가 돈을 갚지 않고 있고 자신을 무시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피해자에 대한 불만을 품고 있었다.

피고인은 2025. 12. 23. 오전 9시경 피해자에게 연락해 욕설을 하며 피해자와 말다툼하던 중 피해자와 부산 강서구에 있는 대저생태공원에서 만나기로 한 뒤 공원으로 이동했다.

피고인은 같은 날 오전 10시 50분경 상의 안주머니에 휴지로 감싼 흉기를 넣은 채 공원 P3 주차장에서 피해자를 만나 말다툼하던 중 주먹으로 피해자의 얼굴과 어깨 부위를 때리고 흉기를 꺼내 찌를듯이 수 회 휘둘러 저항하던 피해자를 찔렀다.

그러나 피해자가 도망치는 바람에 피해자에게 약 8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가했을 뿐 살해의 뜻은 이루지 못하고 미수에 그쳤다.

피고인 및 변호인은, 피고인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목적으로 휴대한 것이고 피해자에게 겁을 주려고 휘둘렀을 뿐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관련법리) 살인의 범의는 반드시 살해의 목적이나 계획적인 살해의 의도가 있어야만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자기의 행위로 인하여 타인에게 사망의 결과를 발생시킬 만한 가능성 또는 위험이 있음을 인식하거나 예견하면 충분하며, 그 인식이나 예견은 확정적인 것은 물론 불확정적인 것이라도 소위 미필적 고의로 인정된다. 피고인이 범행 당시 살인의 범의는 없었고 단지 상해 또는 폭행의 범의만 있었을 뿐이라고 다투는 경우에 피고인에게 범행 당시 살인의 범의가 있었는지 여부는 피고인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범행의 동기, 준비된 흉기의 유무․종류․용법, 공격의 부위와 반복성, 사망의 결과 발생 가능성 정도 등 범행 전후의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8. 3. 29. 선고 2017도21254 판결 등 참조).

1심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 당시 피고인은 자신의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사망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 또는 위험을 인식하거나 예견하면서도 판시 범행에 나아갔다며 살인의 고의를 인정했다.

CCTV영상에서는 범행 장면과 도망가는 피해자를 흉기를 든 채 쫒아가는 모습 등이 확인됐다.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치명상을 가하기 위해 공격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의 공격으로 인해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결과가 발생할 만한 가능성 또는 위험이 있었다며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생명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적인 가치로서 이를 침해하려는 범죄는 비록 미수에 그쳤다고 하더라도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 죄책이 무겁고 비난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거나 피해를 회복하기 위한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피해자는 당시 상당한 신체적 고통과 공포심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은 불리한 정상으로 판단했다.

다만 순간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지 못해 저지른 우발적 범행으로 다행히 미수에 그친 점, 벌금형을 초과하는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피고인의 가족과 지인 등이 피고인에 대한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지급된 범죄피해구조금에 관한 구상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보이나, 이는 국가가 정책적으로 피고인이 배상하여야 할 손해를 대신 전보한 데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의 대위행사에 응하는 것에 불과할 뿐, 피고인이 자발적이고도 선제적으로 피해를 회복한 것이 아니고, 그 액수도 피해를 회복시키기에는 부족하다고 보이므로 이를 제한적으로만 고려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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