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심준보 기자] 6·25 전쟁’을 연상시키는 마케팅 문구로 역사 인식 논란에 직면한 화장품 브랜드 아이소이(법인명 ㈜자연인)가 이진민 대표이사 명의의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고개를 숙인 바로 그날, 자사 공식 온라인몰에서는 소비자를 시간 압박으로 기만하는 ‘무한 리셋’ 방식의 프로모션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외적으로 “광고 효과만을 앞세운 안일함과 그릇된 판단을 돌아보겠다”며 쇄신을 약속한 경영진의 선언과 달리, 정작 기업의 핵심 영업 채널인 자사몰의 표시 검증 및 내부 통제 시스템은 사실상 방치되어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위와 소비자원은 5월 19일, 정가를 부풀려 할인율을 키우거나 시간제한이 끝난 뒤에도 같은·더 싼 값에 파는 표시를 겨냥해 개선을 권고하고 "반복하면 엄중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아이소이 7월 기획전은 그로부터 6주 뒤다. 당시 조사에서 시간제한 종료 후 값이 같거나 내린 상품은 20.2%였다. 아이소이 자사 표본에서는 66.7%였다.
본지는 6월 종료를 예고한 3개 기획전의 18개 상품을 대조했다. 12개는 마감 뒤에도 같은 값이거나 오히려 더 낮은 가격으로 판매됐다. 마감 뒤 가격이 오른 상품은 6개뿐이었다.
같은 값으로 이어진 상품이 9개(50%), 7월 들어 더 내려간 상품이 3개(16.7%)였다. 공정위가 문제 삼은 '시간제한 종료 후 동일가 판매'와 겹친다.
공정위 지정고시는 실제 판 적 없는 값을 정가로 표시하거나, 거래가 변동이 없는데 일정 기간 특정가로 파는 것처럼 오인시키거나, 실제와 달리 한정된 기간만 파는 것처럼 표시하는 행위를 부당광고로 규정한다. 온라인 다크패턴 자율관리 가이드라인은 이런 행위를 '거짓 할인', '시간제한 알림'으로 분류한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사례도 이 유형에 해당한다.
기획전을 끝낸 뒤 같은 값으로 다시 판매하는 방식은 조사한 5개 제품군 가운데 4개에서 확인됐다. 한두 개 상품의 문제가 아니었다.
아이소이 온라인몰은 쿠팡·네이버 같은 오픈마켓이 아니라 회사가 직접 운영하는 자사몰이다. 행사 기간과 할인율, 종료 시점도 모두 회사가 정한다. 오픈마켓 입점업체의 표시를 시스템으로 걸러내라던 공정위 권고도 자사몰에는 대신 적용할 장치가 없다.
표시광고법은 소비자를 오인시키는 거짓·과장·기만적 표시를 금지한다. 위반으로 판단될 경우 시정조치와 관련 매출액의 2% 이내 과징금, 사안에 따라 2년 이하 징역 또는 1억5천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이번 표시가 부당표시광고로 판단될 경우 책임은 자사몰 운영사인 ㈜자연인에 귀속될 수 있다. 자사몰인 만큼 표시의 책임도 회사에 있다.
아이소이는 지난달 30일 '625%' 광고 논란에 이진민 대표 명의로 사과문을 냈다. 대표는 "광고의 효과만을 앞세운 저의 판단과 부족한 문제의식이 결국 많은 분들께 상처를 드렸다"며 "신뢰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사과문에는 "제품과 콘텐츠를 처음부터 다시 검토하겠다"는 약속이 담겼다. 그러나 본지가 확인한 자사몰에서는, 종료를 예고했던 6월 특가가 사과 이후에도 같은 값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광고와 가격은 서로 다른 사안이다. 다만 두 사례 모두 소비자에게 제시된 '표시'를 둘러싼 문제라는 점에서는 닮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진민 대표가 대외적으로 "효과만을 앞세운 안일한 판단을 반성하며 제품과 콘텐츠를 처음부터 다시 검토하겠다"고 고개 숙인 시점에, 내부 영업 채널에서는 소비자의 오인을 유도하는 마케팅이 동시간대에 실행되고 있었다는 점은 리더십의 심각한 언행불일치를 보여주는 행태"라며 "역사 인식 논란에 대한 사과가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면피용 수사에 불과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라고 전했다.
한편, 본지는 ㈜자연인에 ▲마감 예고 후 같은 값으로 상시전이 이어진 경위 ▲보라감자 정가 24,800원의 산정 근거와 고지 여부 ▲흔적세럼 특가가 상시가보다 높은 사유 ▲콜라겐 올세라·홈캉스 세트의 동일 구성 여부를 서면으로 질의했다. 그러나 ㈜자연인은 게재 시점까지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심준보 로이슈(lawissue) 기자 xzvc@lawissue.co.kr
[단독] 아이소이, 이진민 대표 ‘625 광고’ 사과 당일 재탕·기만 프로모션 진행
"안일한 판단 사죄" 경영진 공언 무색…공정위 ‘거짓 마감’ 경고 6주 만에 기획전 재개 기사입력:2026-07-10 09:5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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