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전용모 기자] 대법원 제3부(주심 대법관 이흥구)는 모욕 사건 상고심에서 피고인의 상고를 받아들여 원심판결에는 모욕죄의 공연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대전지법)에 환송했다(대법원 2026. 5. 20. 선고 2026도1033 판결).
피고인은 이 사건 토지 인근에 위치한 주택에 거주하는 사람이고, 피해자의 부친은 이 사건 토지의 소유자이다. 피해자(15·남)의 부친은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한 후 이 사건 토지 일부가 피고인이 거주하는 주택의 진입로로 사용되고 있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토지 경계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피해자와 함께 경계선을 따라 돌을 옮기던 중 피고인과 다툼이 발생했다.
피고인은 2023. 5. 21. 오후 2시 38분경 서산시 부석면 월계리 소재 이 사건 토지의 경계 문제로 피해자 C(15·남)의 부친과 다투던 중 화가 나 피고인의 부모가 지켜보는 가운데 피해자에게 “야 XX새꺄 넌 뭐하는 XX야. 니가 저XX끼 자식이냐? 이XX 뭘봐 넌 뭐야? 아들이냐? 이런 병신같은 XX가 너도 저XX처럼 쳐맞을래. 뒈질래. 씨XX끼야 뭐하는 건데”라고 욕설해 공연히 피해자를 모욕했다.
피고인 및 변호인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욕설할 당시 피고인가족과 피해자, 피해자의 아버지 외에는 다른 사람이 없어 공연성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1심(대전지법 서산지원 2024. 2. 7. 선고 2023고정144 판결)은 피고인에게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 피고인이 벌금을 납입하지 않을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노역장에 유치한다.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했다.
1심은 당시 피고인 및 피해자 가족 외에 인근 이웃주민 2명이 지켜보고 있었다는 취지의 피해자 및 피해자 아버지의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의 일관된 진술, 피고인이 대낮에 공개된 노상에서 피해자에게 위와 같이 욕설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공연히 피해자를 모욕한 사실이 충분이 인정된다. 위 주장은 이유 없다고 배척했다.
피고인은 사실오인과 양형부당으로 항소했다.
원심(2심 대전지방법원 2025. 12. 23. 선고 2024노638 판결)은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을 받아들여 1심판결을 파기하고 벌금 50만 원(피고인측과 피해자 측 외에 제3자가 욕설을 듣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을 선고했다. 피고인이 벌금을 납입하지 않을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노역장에 유치한다.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했다.
피고인의 부모는 피해자와의 관계에서 불특정 다수에 해당하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피고인의 이 사건 욕설이 피고인의 부모를 통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모욕죄의 구성요건으로서 공연성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했다.
(관련법리) 형법 제311조의 모욕죄는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로서, 여기서 공연성이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대법원 2022. 6. 16. 선고 2021도15122 판결 등 참조).
구체적인 사안에서 공연성이 인정되는지 여부는 발언을 하게 된 경위와 당시 상황, 발언의 내용ㆍ방법, 행위자의 의도, 행위자ㆍ상대방의 태도, 행위자ㆍ상대방ㆍ피해자의 관계와 지위 등 행위 당시의 구체적인 사정을 심리한 후 상대방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종합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1. 30. 선고 2016도21547 판결, 대법원 2020. 11. 19. 선고 2020도5813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개별적으로 소수의 사람에게 발언하였더라도 그 상대방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해당 내용을 전파할 가능성이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공연성을 인정할 수 있지만, 특정한 소수에게만 발언하였다는 점은 공연성이 부정되는 유력한 사정이 될 수 있으므로, 그와 같은 사정하에서의 전파가능성에 관하여는 검사의 엄격한 증명이 필수적이다(위 2020도5813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22. 7. 28. 선고 2020도8336 판결 등 참조).
(대법원 판단) 피고인은 피해자를 향해 이 사건 욕설을 했고, 이 사건 욕설을 들은 사람은 피해자와 피해자의 부친, 피고인의 부모뿐이었으며, 피고인의 부모가 이 사건 욕설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했다거나, 이 사건 당시 근처에 마을주민이 있었음을 인정할 만한 신빙성 있는 증거는 없다며 원심의 판단안 받아들이기 어렵다.
오히려 당시의 여러 사정상 피고인의 부모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피고인이 피해자 측과의 다툼 중에 불편한 감정을 거칠게 표현한 이 사건 욕설을 그대로 옮겨 주위에 전파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이고, 피고인이 이 사건 욕설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을 인식하면서 이를 용인하였다고 단정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대법원, 토지 경계 문제 모욕 사건 유죄 원심 파기환송
공연성에 관한 법리오해 기사입력:2026-07-1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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