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진가영 기자] 흔히 적법하게 작성된 유언장이 있다면 상속재산분할이 원활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유언장이 있더라도 상속재산분할과 유류분을 둘러싼 분쟁이 곧바로 정리되는 것은 아니다. 유언장은 피상속인의 의사를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이지만, 유류분 침해 여부나 생전증여의 특별수익성, 특정 상속인의 기여분까지 모두 해결해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 유류분 제도 개정과 아울러 법정에서 ‘특별수익’과 ‘기여분’을 두고 더 면밀한 법리 다툼이 가능해졌다. 2026년 3월 17일부터 시행된 개정 민법은 상속인이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하거나 심히 부당한 대우를 한 경우 유언집행자나 공동상속인이 가정법원에 상속권 상실을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가정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 해당 상속인은 상속권을 잃게 된다.
또한 개정 민법은 부양이나 간병, 재산 유지·증식에 대한 보상 성격의 증여라면, 그 기여에 상응하는 부분을 특별수익으로 보지 않거나 유류분 산정에서 달리 평가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했다. 이번 민법 개정으로 피상속인을 장기간 부양하거나 간병한 자녀가 생전에 재산을 증여받더라도, 다른 상속인이 유류분 반환 청구를 하면 증여재산 상당 부분을 다시 내놓아야 했던 기존 제도의 불합리성을 다툴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상속재산분할 및 유류분 소송에서 ‘기여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부모가 생전에 특정 자녀에게 부동산, 현금, 사업자금 등을 증여한 경우 다른 상속인들은 이를 특별수익으로 보고 유류분 반환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해당 증여가 단순한 상속분 선급이 아니라, 장기간 병간호·부양·재산관리·가족 사업 기여 등에 대한 보상 성격이었다면 유류분 산정에서 달리 평가될 수 있다.
특히 2024년 헌법재판소 결정과 2026년 개정 민법의 흐름을 반영해 앞으로는 “얼마 받았는가”뿐 아니라 “왜 받았는가”가 상속재산분할 소송의 핵심 쟁점이 될 수 있다. 생전증여의 액수만 따질 것이 아니라, 증여 당시의 가족관계, 부양 및 간병의 정도, 피상속인의 재산 유지·증식에 대한 기여, 피상속인이 재산을 이전한 실제 의도 등을 함께 살펴야 하는 것이다.
나아가 가업상속이나 가족회사 지분이 문제 되는 사건에서는 비상장주식의 평가와 분할 방식도 함께 쟁점이 될 수 있다. 최근 대법원은 이혼 재산분할 사건에서 비상장주식의 특성을 고려해 환가 가능성, 지분 분할이 경영권에 미치는 영향, 세금·거래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놓았다. 비록 이혼 사건에 관한 판단이지만, 가족회사나 가업승계가 얽힌 상속재산분할 사건에서도 비상장주식을 단순한 평가액으로만 다루기보다는 회사 지배구조와 경영권 안정성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점에서 참고할 여지가 있다.
이에 따라 유류분 반환 청구를 받은 공동상속인은 소송 방어 시 상속전문변호사의 조력을 통해 간병 및 부양 기록, 병원비·생활비 지출내역, 계좌이체 자료, 동거 및 재산관리 자료 등을 빠르게 확보할 필요가 있다. 유류분 반환을 청구하는 상속인 역시 상대방의 기여분 주장이 실제 특별한 부양이나 재산상 기여에 해당하는지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상속재산분할과 유류분 소송에서 감정 싸움이나 무리한 주장은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증여의 성격과 기여분 인정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따져보고, 구체적인 금전 흐름을 보여주는 증빙과 객관적인 자료를 핵심 증거로 내세워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과거에는 유류분 반환 시 원물 반환이 원칙이었으나 개정 민법은 금전으로 환산한 가액반환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증여 당시와 상속 개시 당시의 정확한 자산 가치를 파악해두는 철저함이 필요하다. 가업상속이나 가족회사 지분이 문제 되는 사건에서는 비상장주식을 단순히 현금 가치로만 환산할 것이 아니라, 지분 구조와 경영권, 환가 가능성, 세금 부담, 회사 존속 가치까지 함께 고려해 분할 방식과 방어 전략을 세워야 한다.
도움말 법무법인 혜안 신동호 상속전문변호사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jky197@lawissue.co.kr
유언장 있어도 상속재산분할 소송이 끝나지 않는 이유...유류분반환과 기여분청구
기사입력:2026-07-08 14: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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