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심준보 기자] 롯데손해보험이 부업 설계사 플랫폼 '원더(wonder)'를 통해 내건 '예상소득 198만원'이 실제로는 장기간 계약 유지와 각종 조건 충족을 전제로 한 금액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계약이 유지되지 않을 경우 이미 지급된 수수료와 축하금을 반환해야 하는 전액 환수 조항은 상대적으로 뒤에 배치해 설계사에게 오해를 부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감원이 ‘N잡 설계사’의 불완전판매를 지적했지만 ‘원더’ 플랫폼이 조직 디지털 전환을 위해 이은호 롯데손보 대표가 집중 추진해왔다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무리한 확충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6일 로이슈가 분석한 결과 롯데손해보험의 부업 설계사 플랫폼 '원더(wonder)' 페이지에는 예상소득 계산기가 배치돼 있다. 건강보험료 10만원, 자동차보험료 89만원이 입력된 기본값으로는 '총소득 198만원'이라는 금액이 제시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전체 보험시장의 N잡 설계사 채널 재적인원은 1만7천591명으로 전년보다 229.9% 급증했다. 다만 N잡 채널의 1인당 월평균 소득은 13만원에 그쳤고, 13회차 계약 유지율도 82.2%로 전속 설계사(88.4%)보다 낮았다.
회사가 공개한 산식에 따르면 이 금액은 '소득 138만원(월 보험료×13회차)+축하금 최대 60만원'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광고 전면에 제시된 198만원은 당장 손에 쥐는 돈이 아니다.
138만원에는 '13회차부터 지급되는 유지·수금 수수료'가 포함돼 있다. 결국 계약이 최소 13개월 이상 유지된다는 전제를 깔고 있는 누적 금액이다. 여기에 첫 계약 축하금과 추가 성과 축하금 등 일회성 인센티브를 더해 최대 198만원이라는 숫자가 만들어진다.
13개월이라는 긴 기간 동안 계약이 유지되어야 겨우 얻을 수 있는 누적 수수료와, 일회성 인센티브를 합산해 부풀린 ‘최대치’에 불과했다.
롯데손해보험은 랜딩페이지 하단에 ▲스마트플래너 등록 후 6개월 이내 해촉 시 전액 환수 ▲13차월 이내 계약 미유지 시 축하금 전액 환수 등의 안내사항을 기재하고 있다. 일정 기간 안에 활동을 중단하거나 계약이 유지되지 못하면 이미 지급받은 수수료와 축하금을 반환해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광고를 보고 부업에 뛰어든 지원자 입장에서는 예상했던 소득이 실제 손에 남지 않을 가능성은 물론, 이미 받은 돈을 다시 돌려줘야 하는 반환 의무까지 부담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특히 '예상소득 198만원'을 보여주는 계산기와 전액 환수 조항은 같은 페이지 안에서도 위치가 분리돼 있다.
지원자의 시선이 가장 먼저 닿는 곳에는 '총소득 198만원'이 배치돼 있지만, 이미 받은 돈을 반환해야 할 수 있다는 내용은 페이지 하단 안내사항에 적혀 있다.
롯데손보는 이에 대해 "단일 랜딩페이지 하단에 필수 유의사항을 통합 명시해 고지 의무를 이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롯데손보는 본지 질의에 "보험회사 수수료 구조를 웹페이지에 모두 표기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인입된 회원을 대상으로 센터 담당 매니저를 통해 상세하게 안내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지원자가 광고를 보고 가입 여부를 결정하는 단계에서는 수수료 체계와 환수 위험을 모두 파악하기 어렵고, 구체적인 설명은 등록 이후 담당자의 안내에 의존하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본지는 실제로 얼마나 많은 등록자가 해촉 또는 계약 미유지로 인해 수수료나 축하금을 반환했는지, 환수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질의했으나 롯데손보는 이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롯데손보는 매각을 앞두고 실적 증명을 위한 설계사 채널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라며 "경영 개선 요구를 받을 만큼 재무적 건전성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회사가 취한 전략은 ‘지속 가능한 영업’이 아닌 ‘부업 설계사를 동원한 단기 외형 부풀리기’였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에 따라 보험업계에서는 모집 단계에서 제시되는 예상소득과 실제 지급 구조 사이에 상당한 정보 비대칭이 존재할 경우 지원자의 오인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광고 전면에 ‘198만원’을 내세워 유입을 유도하고, 뒤늦게 환수 리스크를 고지하는 구조는 금융 소비자와 설계사 지망생을 상대로 한 전형적인 ‘정보 비대칭 마케팅’"이라며 "매각을 앞둔 이은호 대표의 리더십이 ‘숫자 늘리기’에 매몰되어 현장의 건전성을 방치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라고 전했다.
경영진이 강조하는 디지털 혁신과 플랫폼 서비스가 정작 하부 설계사들에게는 수익이 아닌 ‘반환 의무’라는 빚을 안겨주고 있는 구조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N잡 설계사의 상당수가 사회 초년생이거나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이같은 문제는 사회적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문제점을 인지한 금융감독원이 N잡 채널의 과장광고 가능성과 내부통제 강화를 주문한 가운데, 롯데손보는 본지가 질의한 '198만원' 광고와 전액 환수 구조로 얼마나 많은 등록자가 실제 반환 의무를 부담했는지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은 소비자를 속이거나 소비자로 하여금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거짓·과장 또는 기만적인 표시·광고를 금지하고 있다. 부당성 여부는 개별 문구가 아니라 광고가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전체적인 인상을 기준으로 판단된다. 금융·보험 사업자의 표시·광고 관련 사안은 같은 법 제15조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가 아닌 금융위원회 소관이다.
이에 따라 광고 전면에는 '예상소득 198만원'을 내세우고, 이미 받은 돈을 반환해야 할 수 있는 전액 환수 리스크는 페이지 하단에 배치한 방식이 관련 법령 취지에 부합하는지는 감독당국이 살펴볼 부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이 N잡 채널의 과장광고 가능성과 내부통제 강화를 주문한 가운데, 롯데손보는 '198만원' 광고와 전액 환수 구조로 얼마나 많은 등록자가 실제 반환 의무를 부담했는지에 대해서는 끝내 공개하지 않았다.
한편 롯데손보는 현재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다. 대주주인 JKL파트너스는 한때 2조원 수준의 매각가를 희망했지만, 시장에서는 1조원 안팎의 가격이 거론된다. 회사는 지난해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영개선권고를 받은 데 이어 올해 3월에는 금융위원회의 경영개선요구를 받았다.
심준보 로이슈(lawissue) 기자 xzvc@lawissue.co.kr
[단독] 롯데손보 ‘원더’ ‘198만원 미끼’ 뒤엔 ‘환수 덫’?...이은호 ‘금감원 무시한 무리수’ 비판 직면
기사입력:2026-07-06 10:3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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