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청사.(사진제공=대법원)
이미지 확대보기피고인 김종은 최서원, 경제수석비서관 안종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순차 공모해 그랜드코리아레저 대표이사 등에게 스포츠단을 창단하여 용역계약을 체결하라고 요구, 그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강요).
피고인 장시호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운영 중 보조금 편취(보조금관리에관한법률위반 및 사기), 횡령(업무상횡령), 피고인 김종은 체육인재육성재단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강요, 공무상비밀누설, 국회에서의증언⋅감정등에관한법률위반.
1심(2016고합1282, 1288병합,분리, 2017고합399병합)인 서울중앙지법 제22형사부(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는 2017년 12월 6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강요, 보조금관리에관한법률위반, 사기, 업무상횡령, 공무상비밀누설,국회에서의증언·감정등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장시호에 대해 징역 2년6월을(피고인 항소), 피고인 김종에 대해 일부 유죄를 인정해 징역 3년(삼성그룹 영재센터 지원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강요 무죄: 공모관계에 관한 증명 부족, 피고인 및 검사 쌍방 항소)을 선고했다.
2심(원심2017노3802)인 서울고법 제6형사부(재판장 오영준 부장판사)는 2018년 6월 1일 피고인 장시호에 대해 일부 유죄, 징역 1년 6월(보조금관리에관한법률위반 및 사기 무죄: 공소사실에 관한 증명 부족, 피고인 및 검사 쌍방 상고)을, 피고인 김종과 검사의 항소를 기각(피고인 및 검사쌍방 상고)했다.
대법원은 대통령이나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의 지위에 기초하여 기업 대표 등에게 특정 체육단체에 대한 경제적 지원 등을 요구한 행위가 강요죄에서의 협박, 즉 ‘해악의 고지’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강요죄에서의 협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 외 나머지 공소사실에 대한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고 수긍했다.
대법원 2019. 8. 29. 선고 2018도13792 전원합의체 판결 등 강요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는 범죄. 여기에서 협박은 객관적으로 사람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의사실행의 자유를 방해할 정도로 겁을 먹게 할 만한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말한다. 이와 같은 협박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발생 가능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 정도의 구체적인 ‘해악의 고지’가 있어야 한다.
행위자가 직업이나 지위에 기초하여 상대방에게 어떠한 이익 등의 제공을 요구하였을 때 그 요구 행위가 강요죄의 수단으로서 해악의 고지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행위자의 지위뿐만 아니라 그 언동의 내용과 경위, 요구 당시의 상황, 행위자와 상대방의 성행ㆍ경력ㆍ상호관계 등에 비추어 볼 때 상대방으로 하여금 그 요구에 불응하면 어떠한 해악에 이를 것이라는 인식을 갖게 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 행위자와 상대방이 행위자의 지위에서 상대방에게 줄 수 있는 해악을 인식하거나 합리적으로 예상할 수 있었는지 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
제1심이 들고 있는 사정들, 즉 문체부 제2차관이 그랜드코리아레저에 대한 감독 업무를 총괄하고 그랜드코리아레저 사회공헌재단 역시 문체부 제2차관 산하 관광정책실의 감독을 받으며, 위 사회공헌재단 이사장 이△△나 그랜드코리아레저 대표이사 이□□가 수사기관과 제1심법정에서 피고인 김종의 요구에 부담감을 가졌다거나 거절하기 힘든 상황이었다는 등의 주관적인 내용을 진술하였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위 요구를 ‘해악의 고지’로 평가하기에 부족하다고 봤다.
그런데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부분 요구가 해악의 고지라고 전제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유지했다. 원심의 판단에는 강요죄의 협박에 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대법원은 이를 파기했다.
피고인들 및 검사 상고이유는 모두 이유 없다고 기각했다.
피고인 장시호, 김종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중 ‘의무 없는 일’ 의 해석에 관한 상고이유는 주장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공범인 최서원, 안종범에 대한 대법원 2018도13792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에 따라 강요 부분을 무죄 취지로 판단했다(직권판단).그 외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는 기존 법리를 재확인하면서 원심의 유ㆍ무죄 판단을 수긍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