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병원장 홍승모 몬시뇰)은 정용안·송인욱 교수팀이 집에서도 꾸준히 전기자극 치료를 할 경우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인지 및 언어기능 향상과 뇌의 포도당 대사를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16일 밝혔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으로 전체 치매 환자의 74.5%를 차지한다. 보건복지부 중앙치매센터가 발간한 2018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의 치매 환자 수는 75만 명에 달한다.
알츠하이머병은 기억력, 언어기능, 판단력 등의 여러 인지기능이 이상을 보이다가 결국 일상생활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또 포도당은 뇌의 에너지원으로 알츠하이머 치매에서는 초기에 두정엽과 측두엽 포도당 대사가 감소하고 점차 뇌 전체로 퍼지게 된다. 보통 65세 이후에 주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그 이전에도 종종 발생한다.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막고자 하는 여러 노력으로 많은 약물이 개발이 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큰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그 대안으로 약물 외의 다양한 보조적 치료방법이 연구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경두개직류자극(tDCS, transcranial direct current stimulation)’ 치료다.
tDCS는 패치형태의 양극과 음극을 이마(배외측전전두피질) 좌우에 부착해 진행했다. 실험군에게는 30분간 실제 2mA의 전기자극을 지속적으로 줬고, 대조군에는 시작 후 30초만 허위자극을 줬다.
치료 후 개선 정도를 평가하기 위해 ▲전반적인 인지기능은 간이정신상태검사(MMSE, The Mini-Mental State Examination), 임상치매척도(CDR, Clinical Dementia Scale) ▲언어기능은 보스턴 이름대기 검사(BNT, Boston Naming Test) ▲뇌포도당대사율은 PET-CT(양전자 단층촬영) 검사를 진행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전두엽기능검사와 시공간기능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MMSE는 치료 전 20.1±3.8에서 치료 후 21.2±4.4로, BNT는 28.3±12.7에서 32.0±13.3으로 통계적으로 호전된 소견을 보였다. 전두엽기능검사 일부와 즉각적인 회상에서도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다. 또한 PET-CT검사 역시 실제 인지 및 기억력에 주요 역할을 담당하는 좌측 측두엽에서 뇌포도당대사가 치료 전보다 활발하게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즉 경두개직류자극이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에 있어 인지기능을 유의하게 개선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용안 뇌과학중개연구소장(핵의학과 교수)은 “이번 연구는 보호자 교육 등을 통해 집에서 경두개직류자극을 6개월간 매일 치료한 첫 연구사례다”고 의미를 부여한 뒤 “이를 바탕으로 경두개직류자극 치료가 치매 초기단계에서 유용할 수 있음을 확인했고 올해 식약처로부터 관련 임상 허가 승인을 받아 추가적인 다기관임상계획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브레인 스티뮬레이션(Brain Stimulation)’ 최근호에 게재됐다.
편도욱 로이슈(lawissue) 기자 toy1000@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