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한 단독주택 재건축구역 전경.(사진=최영록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그러나 서울시의 경우 세부 운영기준이 없어 실제 적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지난해 5월부터 국토교통부 협의, TF팀 구성,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현금 기부채납이 가능하도록 자체 세부운영계획 방침을 수립하고 본격 시행에 들어간다고 6일 밝혔다.
이로써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조합 등의 사업시행자는 앞으로 불필요한 도로나 공원 등의 정비기반시설 제공을 지양하고 현금납부로 기부채납을 대체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시는 기부채납을 현금으로 할 때 토지등소유자의 의견을 존중하는 한편 반드시 필요한 기반시설이 배제되지 않도록 ▲사업시행자 선택 원칙 ▲기반시설 우선 원칙 ▲상위계획 정합성 유지 원칙 등 3가지 기본원칙을 제시했다.
우선 사업시행자가 현금 기부채납을 원할 경우 토지등소유자나 조합원 과반수 동의를 거쳐 정비계획 변경절차를 추진하도록 했다. 또 도로, 공원 등의 법적 설치요건과 공공시설 건축물에 대한 수요가 있는 경우 우선 충족하도록 했다. 아울러 정비기본계획 등 상위계획 및 방침에서 정한 기반시설 비율 등의 설치요건을 벗어나는 현금 기부채납은 불가하도록 제한했다.
다만 현금 기부채납은 최초 정비계획을 수립할 때에는 적용이 불가능하고 정비계획 변경절차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시는 적정성 검토를 위해 전문가 검토회의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때 정비계획 수립권자인 구가 시에 전문가 검토회의 상정 요청 후 전문가 검토의견을 도시계획위원회 등에 첨부, 최종 결정한다.
이처럼 현금 기부채납이 가능한 후보지는 서울시내 총 342개 구역으로 예상액은 4조6000억원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시와 사전협의 중인 2곳만 하더라도 800억원 대인 것으로 예상된다.
한 정비사업 전문가는 “그동안 일선 재건축·재개발 조합들의 요구에 따라 기부채납을 현금으로도 가능하도록 지난해 1월 도시정비법이 개정됐는데도 세부 운영기준이 없어 적용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며 “하지만 이번에 현금 기부채납이 가능해지면서 동일 형태의 기부채납에 대한 부담을 더는 것은 물론 사업성이 부족했던 사업장들은 조금이나마 숨통을 틀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영록 기자 rok@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