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인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미지 확대보기박 교수는 “그런데 우려스럽다. (문재인) 캠프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비대하다. 사회적으로 유명세가 있는 사람들이 대거 그의 캠프에 들어간다고 연일 보도된다. 캠프에 들어간다는 것은 단순한 후보자 지지선언이 아니다”면서 “미래 권력의 산실이라고 할 수 있는 캠프에 이름을 올려놓고 당선 이후 그 정권에서 뭔가를 하고 싶다는 것이다. 이런 사람 중에서 돋보이는 사람들이 단연 교수들이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문재인 후보에게 당부하고 싶다. 교수들을 조심하시라. 캠프에 이름을 올린 교수들이 후일 정권을 잡은 다음 장관ㆍ차관이나, 정부 산하기관의 장을 노린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우려했다.
박찬운 교수는 “내 자신이 교수이면서 이런 말 한다는 게 언젠가 부메랑이 될 것 같아 걱정스럽다”며 “그럼에도 문 후보 주변에 교수들이 문전성시를 이룬다니 한마디 안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학생과의 관계에선 갑의 지위에 있으니 특별히 신경 쓸 필요가 없다(물론 요즘엔 강의평가가 있으니 조심해야 하지만). 동료 교수들과의 관계에선 껄끄러우면 만나지 않으면 된다. 교수 좋은 게 남 눈치 보지 않고 제 멋에 살 수 있다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박찬운 교수는 “이런 사람들이 조직을 관리해 본 경험이 있을 리가 없다. 월급을 받아본 것 외에는 돈을 벌어본 적도 없다. 이런 사람들이 중앙행정기관의 장ㆍ차관이 되거나, 정부산하기관의 장이 되는 경우 실패하지 않으면 기적이다”라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교수의 또 다른 약점은 둔감한 현실감각이다. 제대로 된 교수라면 평생 해온 게 연구와 강의다. 이들은 분석이나 비판엔 능하지만, 직접 일을 해 본 적이 없다. 아이디어는 많지만, 그것이 어떻게 현실세계에서 작동되는지 경험한 이는 적다. 이들은 ‘성공적인 장관의 특징’을 연구할 수 있지만, 그 자신이 성공적인 장관으로 일하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물론 교수 중에는 전문성은 물론 관계성에 현실감각도 좋은 이가 있다. 그러나 이런 사람을 발견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 보다 어렵다. 이런 교수라도 해보지 않은 일을 하는 것은 여전히 위험부담이 있다”며 “그러니 장관ㆍ차관에 바로 임명되기 보다는 그 아래 지위에서 실무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먼저 갖는 게 바람직하다”고 봤다.
박 교수는 “너나 할 것 없이 교수들이 대통령 후보 캠프에 들어와 이름을 올리는 행위는 좋지 않다”며 “교수가 기본적으로 할 일은 연구와 교육이다. 그것을 넘어서 대통령 후보 주변에서 기웃거리는 것은 본인에게도, 학교에도, 나아가 그 후보에게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신종철 기자 sky@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