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를 낭독하는 오영중 서울변회 인권위원장 / 사진=김양홍 변호사(맨 좌측) 블로그
이미지 확대보기서울변회 인권위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생명이 사라졌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누구에게, 얼마만큼의 잘못이 있는지 따지기 전에, 경찰이 사용한 살수차로 인해 존엄한 인간의 생명이 스러졌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환기시켰다.
인권위는 “유족이 극구 반대하는 부검영장 집행을 놓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수사기관이 영장을 청구하는 이유는 범죄를 의심할 사유가 있기 때문이다. 이 사건에서 범죄는 국가가, 경찰이 조직적인 결행에 의해 백남기 농민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것”이라며 “수사기관이 영장을 청구했다는 것은, 자신들에게 백남기 농민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가 있을 수 있음을 인정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경우 국가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백남기 농민과 유족에 대한 사과, 사건의 진상규명과 책임과 확인,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이라며 “그러나 사과를 요구받은 당시 경찰청장은 ‘결과만 가지고 판단하는 것은 이성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면서 끝내 사과를 거부했다. 진상규명을 위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고 있으며 재발방지를 위한 논의가 진전되고 있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사진=백남기대책위 페이스북
이미지 확대보기특히 “법원은 부검의 객관성과 공정성,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유족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공유하며, 부검 장소와 참여에 대해서도 유족의 의사를 따르도록 했다. 법원행정처와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입을 모아 이 제한사항이 의무사항임을 확인했다”며 “유족의 의사에 반하는 부검으로는 영장이 주문한 ‘부검의 객관성과 공정성, 투명성’이 확보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회는 그러면서 “백남기 사망 사건의 책임자를 밝혀내고 책임자의 위법행위가 밝혀진다면 엄중히 처벌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서울변회 인권위는 “공권력이 진상규명을 원한다면 먼저 살수차 사용에 관한 진상규명, 책임자 확인, 살수차에 의한 사망자 발생에 대한 진심어린 사죄 등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유족과 시민사회의 불신을 거두어 주는 것이 우선”이라며 “유족의 동의를 얻지 않고 부검을 강행해 충돌이 일어나는 불행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종철 기자 sky@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