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임채진 검찰총장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로비 의혹 수사와 관련해 “정치적 중립성 문제나 편파수사 시비가 생기지 않도록 성역 없이 법대로, 원칙대로 수사할 것”을 지시했다.

31일 조은석 대검 대변인은 전날 주례간부회의에서 임 총장이 지시와 당부를 담아 언급한 부분을 검찰내부통신망에 올렸다.

검찰총장이 대검 중수부에서 진행 중인 특정 사건에 대해 언급한 것을 검찰이 이례적으로 공개한 것은, 최근 정치권 안팎에서 불거져 나오는 ‘정치보복’ 논란과 ‘특검도입’ 여론이 확산될 것을 경계한 것으로 풀이된다.

임채진 검찰총장 임 총장은 “이번 사건 수사는 한 기업인으로부터 부정한 금품을 수수한 정치인ㆍ공직자 등 개개인의 범죄혐의를 밝히는 데 있다”며 “소속 당파나 지위의 고하를 불문하고, 어떠한 성역도 예외도 없이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하고 엄정하게 수사해 각종 의혹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있는 것을 숨겨 없다 하거나 작은 것을 부풀려 크다고 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며 “정치적 중립성 문제나 편파수사 시비가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 어떠한 정치적 고려도 배제하고, 또 외부적 요소에 어떠한 영향도 받지 말고 오직 법원칙에만 충실한 독자적 판단에 따라 신속하고 공정하게 수사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절제되고 품격 있는 수사도 강조했다. 임 총장은 “수사대상자에 대한 인격적 예우에 최선을 다하고, 표적수사 등의 불필요한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 절제되고 품격 높은 수사를 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검찰의 수사절차나 수사결과가 어느 누구도 아닌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번 수사가 이제까지의 검찰에 대한 사회 일각의 부정적 인식을 불식시키는 계기가 되어야 하고, 국민들에게 검찰이 바르고 공정하게 수사한다는 믿음을 확실하게 심어줘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울러 임 총장은 검찰 구성원들에게 ‘모든 책임을 자신이 지겠다’며 당부의 말도 빼놓지 않았다.

임 총장은 “수사가 잘 되면 그 공은 검찰 전체에게 돌아가고, 만에 하나 잘못되는 경우 그 책임은 전적으로 검찰총장에게 있다”며 “그러나,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저하된다면 총장 혼자서 수사에 대한 책임을 진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모든 검찰 가족들이 자신의 일처럼 관심을 가지고 힘을 보태어 이번 수사가 성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또 “일부 언론 등에서 사실관계 확인 없이 수사방향을 예단하거나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검찰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에 대해서는 수사팀의 일원이라는 충심으로 대응해 달라”고 말했다.

특히 임 총장은 “이번 사건은 정치적 고려에 의한 편파ㆍ표적수사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이번 수사는 어떠한 외부적 영향도 받지 않고 검찰 자체의 판단에 따라 진행될 것이고 수사결과에 대해서는 국민과 역사 앞에 총장이 책임을 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검찰이 앞으로도 계속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해 간다면, 언젠가는 정권 교체기마다 검찰의 중립성이 의심받는 폐단도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총장은 끝으로 “항상 겸손하면서도 정정당당하게 바른 길을 걸어가는 검찰이 될 수 있도록 다 함께 힘을 합쳐 달라”며 “총장이 잘못된 판단을 하고 있다고 생각될 때면 언제든지 누구든지 아낌없이 조언해 검찰총장으로서의 도리에 충실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