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창록 변호사는 “우리나라 법률시장 규모에 비춰 법조인의 숫자가 법률서비스의 질을 좌우한다는 생각에 기초하지만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술책이라는 지적도 있는 게 사실”이라며 “숫자에 강하게 집착하는 것은 로스쿨 졸업생들이 국내에서 법률가로만 활동할 것을 전제로 한 고정관념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우 변호사는 “일본의 로스쿨 제도가 실패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데 우리는 로스쿨 정원 논의에서 벗어나 좀 더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며 “로스쿨은 법률교육을 통해 사회 각계에 우수한 인재를 공급한다는 철학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 사회를 법과 규칙이 지배하는 사회로 만드는 초석을 놓는다는 생각으로 임할 때”라며 “졸업생들이 활동할 무대도 국내에만 국한해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우 변호사는 “미국 로스쿨 졸업생들은 법률분야 뿐만 아니라 금융, 언론 등 비법률 분야에도 대거 진출하고 있다”며 “따라서 얼마나 많은 졸업생이 필요할 것인가에만 골몰하지 말고 이제는 누가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해 깊이 연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우 변호사는 “로스쿨은 우수한 인재를 배출하기 위해 서로 피나는 경쟁을 해야 하고, 학생 선발절차도 지금 법과대학의 획일화된 선발 기준에서 벗어나 특색 있는 선발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학생 선발에 관해 획기적인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로스쿨 입학시험이 또 다른 형태의 사법시험이 되고, 그 시험을 위해 많은 젊은이들이 인생을 다 바치는 현재와 같은 악순환은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우 변호사는 “또한 각 로스쿨은 나름대로의 비전에 맞춰 다양한 학생들을 선발, 사회 곳곳에 필요한 인재로 길러내야 하는데 이를 위해 각 로스쿨에 전적인 재량권을 부여해 선발부터 경쟁이 이뤄지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끝으로 “우리가 도입하려는 로스쿨이 자칫 갓 쓰고 자전거 타는 모양이 되지 않도록 다 같이 걱정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