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일하는 유흥주점의 계단폭이 1.1m 정도로 매우 비좁고, 70도의 급경사이기 때문에 통상 2차로 유흥주점에 오는 손님의 경우 이미 술을 마신 상태에서 추가로 음주하는 경향이 있어 만취한 손님들이 계단을 올라가다가 중심을 잃고 넘어져 추락할 위험성이 있다”며 “피고인은 이런 사정을 알고 추락 위험이 없는 곳까지 안전하게 부축해 안내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이 벌금 전과 외에 별다른 전과가 없고, 잘못을 뉘우치고 있으며 또한 피해자가 사망했으나 피해자가 고아여서 유족과의 합의절차가 이루어지지 아니한 점에 비춰 유족과의 합의에 준해 피고인에게 장기간에 걸친 사회봉사명령을 명한다”고 덧붙였다.
A씨는 서울 신림동의 유흥주점에서 일하던 2003년 8월 새벽에 양주를 마시고 귀가하던 B(35)씨를 부축해 1층까지 계단을 오르다가 자신의 전화번호가 적힌 명함을 가져다 준다며 업소 안으로 들어가 B씨를 방치, A씨가 혼자 계단을 오르다 넘어져 머리를 다쳐 숨지게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