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지난 2007년 대선 때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실소유주 의혹인 이른바 ‘BBK 사건’ 수사를 맡았던 검사들이 자신들이 낸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사건 판결을 신속히 처리해 달라며 호소하는 탄원서를 신영철 대법관에게 제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BBK 실소유주가 누구인지에 대한 의혹은 ‘특검’까지 거쳤지만 현재까지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검사들이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대방인 시사IN 주진우 기자가 28일 이른바 ‘BBK 검사들’이 신영철 대법관에게 제출한 탄원서를 공개했다.
검사들이 자신들의 사건 처리를 위한 탄원서를 제출하는 것은 찾아보기 힘든 경우다. 더욱이 민감한 사안인 탓에 인터넷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상에는 이번 검사들의 행위를 강하게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주 기자는 이날 오후 자신의 트위터에서 “BBK 검사들에게 편지를 받았습니다. 사실 BBK 검사들이 신영철 대법관에게 보내는 탄원서입니다. 특종이 담겨 있습니다. 검사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좁고 험난한 길만 걸었다고 하네요”라고 비꼬며 표지 포함 6쪽짜리 탄원서 전문을 공개했다.
주진우 기자는 30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한 ‘파워 트위터리안’이다. 이에 수많은 팔로워들이 이 탄원서를 리트윗(RT)하며 SNS와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한편 신영철 대법관은 2009년 3월 서울중앙지법원장으로 재직할 당시인 2008년 이른바 ‘촛불재판’ 개입으로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는 물론 판사들과 법원직원들로부터도 성토와 사퇴 요구가 빗발쳤고, 그럼에도 자리를 지키자 야당은 탄핵소추를 발의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2003년 ‘사법파동’ 이후 6년 만에 ‘전국 법관회의’까지 열리기도 했다.
당시 신영철 대법관의 ‘촛불재판’ 개입 의혹에 대해 진상조사를 벌인 대법원 진상조사단(단장 김용담 법원행정처장)은 “신 대법관이 재판진행에 개입하고, 또 사법행정권도 남용한 소지가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로 인해 현직 대법관으로서는 처음으로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에 회부되기도 했고, 당시 이용훈 대법원장은 윤리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신영철 대법관에게 강한 유감을 표시하며 ‘엄중 경고’하는데 그쳐 비난 여론이 빗발쳤었다.
◈ BBK 검사들 “사법발전 위해 심혈 쏟는 신영철 대법관님께 존경과 경의”
BBK 검사들이 제출한 탄원서에는 사건번호와 함께 ‘원고(상고인) 최재경 외 9’, ‘피고(피상고인) 주식회사 참언론 외 1’ 그리고 이 사건 재판부인 ‘대법원 민사 제3부 귀중’이라고 적혀 있다. 지난 3월 7일 대법원 종합민원과로 접수된 것으로 도장이 찍혀 있으며 원고들 소송대리인인 제일합동법률사무소 최덕현 변호사가 제출했다.
BBK 검사들이 제출한 탄원서는 먼저 “존경하는 신영철 대법관님께!”라고 시작하면서 “여러 가지 과중한 재판 업무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사법 발전을 위해 심혈을 쏟아오시는 대법관님의 노고에 진심으로 존경과 경의를 표합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저희는 2007년 제17대 대선 과정에서 온 나라를 극도의 혼란과 분열로 몰아넣었던 소위 ‘BBK 사건’을 수사한 검찰 특별수사팀 소속 검사들입니다”라고 소개했다.
이들은 “막중한 재판 업무로 바쁘실 대법관님께 결례를 무릅쓰고 이렇게 4년 전의 때 지난 사건으로 불쑥 진정 아닌 진정을 드리게 된 것은, 저희들이 지난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처리한 ‘BBK 사건’에 대해 당시 일부 정치권과 언론에서 마치 저희들이 이명박 후보의 당선을 돕기 위해 의도적으로 편파수사를 진행해 이명박 후보의 주가조작 등 범죄혐의를 축소ㆍ은폐ㆍ조작 수사했다고 도를 지나친 공격을 한 데 대해 제기한 명예훼손 손해배상청구 사건 상고심 재판을 담당하시는 대법관님께 신속한 재판을 청원하기 위함”이라고 탄원서 제출 배경을 설명했다.
또 “이 사건은 총 3건으로 피고는 각각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반대측 진영에 있었던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봉주 전 의원과 자유선진당 소속 김정술ㆍ홍선식 변호사 그리고 언론사 ‘시사IN’ 소속의 주진우 기자와 (주)참언론”이라고 덧붙였다.
◈ “‘BBK 망령’ 꺼내들어 검사들 두 번 세 번 죽이는 일 서슴없이 자행”
BBK 검사들은 “대법관님께서도 잘 아시겠지만, 당시 피고들은 소속 정파의 정치적 이해관계에만 매몰돼, 전 국민들이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는 엄중한 상황에서 수많은 수사 인력과 방대한 자금추적, 그리고 문서감정 등 객관적인 수사기법을 총 동원해 수사를 진행하고 발표한 수사결과에 대해 진지한 검토도 하지 않은 채 합리적인 근거도 없이 일방적으로 사실관계를 왜곡하면서 원고들을 매도했다”고 적었다.
이들은 그러면서 “그 결과 원고들은 국민들로부터 불순한 정치검사로 낙인찍히는 고통을 겪게 된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대한민국 헌정사상 처음으로 소속 검사 3명이 국회에서 탄핵발의까지 되는 상황에 이르렀고, 곧이어 특별검사의 조사대상으로까지 전락하는 처절한 아픔을 맛보게 됐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또 “그런데, 저희들이 이런 고통과 시련의 시간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며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검찰에서 발표했던 객관적인 내용과 사실관계는 제쳐두고 일부 정치권 진영에서 일반 대중에게 막대한 파급력을 미치는 SNS라는 매체를 이용해 또다시 ‘BBK 망령’을 꺼내들어 국민들을 현혹시키고 저희 검사들을 두 번, 세 번 죽이는 일을 서슴없이 자행하고 있다”고 억울해했다.
이들은 “그러나, 잘 아시는 것처럼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 임명한 특별검사는 저희의 ‘BBK 사건’ 수사결과와 동일한 내용으로 수사결과를 발표했고, 저희가 기소한 김경준에 대하여는 1심, 2심, 3심에 이르기까지 법원에서 일관되게 유죄를 선고했다”며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형사사건은 1심과 2심에서 일관되게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고, 2011년 12월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들이 제기한 민사소송은 어찌된 일인지 2008년 1월 3일 소를 제기한 지 4년이 지난 아직까지도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고 답답함을 표시했다.
또한 “피고들에 대한 청구원인 사실을 살펴보면 모두 ‘BBK 사건’과 관련해 이명박 후보의 범죄혐의 연루의혹을 증폭시킬 목적으로 검찰의 수사결과를 왜곡하고 매도하는 내용의 허위사실을 통해 검사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어서 대부분의 사실관계와 법률적 쟁점이 공통되고 있다”며 “특히, 피고 정봉주는 본 민사소송과 전제사실이 동일한 형사사건에 대해 대법원에서 유죄판결이 확정까지 됐다. 이런 상황이라면 이제 더 이상 소송이 지연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신속한 재판을 요청했다.
검사들이 제출한 탄원서
◈ “진실 되찾아 검찰 신뢰 회복시키려는 공직자의 순수한 바램”
BBK 검사들은 “저희들은 이 사건을 통해 금전적인 배상을 받아 사리사욕을 채우고자 하는 생각은 추호도 없고, 배상금은 태안 기름유출 사고비용 등 공익사업에 기부하기로 공표도 했었다”며 “저희는 오로지 국민들께 왜곡되고 매도된 실체적 진실을 되찾아 드리고, 검찰에 대한 신뢰를 조금이라도 회복시키고자 하는 공직자로서의 순수한 바램 밖에 없다”고 탄원서 제출 배경의 순수성을 강조했다.
이어 “그런데 이처럼 소송이 장기화 되면서 제17대 대선에 발생된 사건은 이제 제18대 대선에까지 이어지게 됐다”며 “이미 밝혀진 대로 ‘BBK사건’은 미국인 범죄자인 김경준의 전문 금융범죄에 지나지 않아, 더 이상 이 사건으로 국민들에게 혼란과 갈등의 불행한 짐을 지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BBK 검사들은 “지금 일부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서는 피고 중 한 명인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해 유죄판결이 확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무죄임을 주장하면서 ‘정봉주 구하기’를 위한 소위 ‘정봉주법’ 입법까지 추진하고, 또다른 피고 주진우 기자는 최근 시민들 사이에 각광을 받고 있는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의 고정멤버로 출연하면서 ‘BBK 사건’을 둘러싼 의혹이 여전히 진실인 것처럼 호도하면서 마치 자신이 진실과 정의의 투사인양 또다른 의혹제기에 앞장서고 있다”고 불쾌감을 내비쳤다.
◈ “사법부가 빨리 저희들 억울함 확인해 줄 때 사법정의 실현”
이들은 “대한민국 사법부에서 냉철한 판단으로 이러한 현실을 직시해서 하루라도 빨리 엄정한 재판을 통해 저희들의 억울함을 확인해 주시고 피고들의 불법행위에 상응하는 손해배상이 신속히 이루어지도록 해 주실 때 비로소 이 땅에 사법적 정의가 실현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근 3월 5일 언론을 통해 대법원 양형위원회에서 인터넷 등을 통한 악의적 흑색선전 사범에 대하여는 양형기준을 대폭 상향해 엄벌하기로 방침을 정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라는 국가 중대사를 앞두고 온갖 억측과 비방이 난무하는 잘못된 현실을 바로잡기 위한 매우 바람직한 사법정책”이라고 말했다.
◈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검사로서의 좁고 험난한 길만을 걸어”
BBK 검사들은 “아무쪼록,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검사로서의 좁고 험난한 길만을 걸어온 저희 원고들의 명예가 하루 빨리 회복돼 소신과 자긍심을 가지고 맡은 바 소임을 계속해 나갈 수 있도록 대법관님께서 하루라고 빨리 현명하신 판단을 내려주실 것을 바라마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끝으로 “우리나라 사법의 큰 기둥이신 대법관님의 가정에 늘 따사로운 봄볕과도 같은 축복과 행복이 함께 하시기를 두손 모아 빌면서 저희들의 간곡한 청원을 여기서 마칠까 합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마무리했다.
BBK 수사 검사 10명, 신영철 대법관에 탄원서 왜?
BBK 검사들 명예훼손 따른 손해배상소송 당한 주진우 기자 탄원서 공개 기사입력:2012-03-29 21: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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